(수많은 행성들..)
행성 타입
별들을 향한 장대한 세월의 수많은 여정들 끝에, 인류는 은하계에 존재하는 거의 대부분의 형태에 들어가는 수많은 행성들을 식민지화하는데 성공하였습니다.
인류는 차가운 공허의 소행성들을 개척하기도 하였고, 수많은 생명체들로 풍요로운 무더운 행성 또한 정복하며
거의 모든 행성 형태들을 경험하였습니다.
기술의 시대에 이 식민지들은 심지어 그 이전까지는 전혀 거주 불가능한 그저 '바윗덩이'에 지나지 않는 행성들 위에서도 건설되었으며
예를 들어 가스로만 가득 찬 대행성에서조차도 인류는 정복을 시도하여 기여코 그 무한한 가스 안개의 영역에 식민 개척지를 세우기도 하였고
끝없는 폭풍 속에서도 수 마일을 잇는 거대한 도시들을 건설하기도 하였습니다.
이러한 적대적 환경을 정복해낸 비결이 무엇이였는가는 이미 고대적에 엄청난 전쟁들, 대재앙 혹은 그저 시간의 풍화 아래 소실되어 사라졌으나
그러한 고대적 기술과 존경스러운 기계류들(그나마 아주 약간 이해 가능한 수준의)의 혜택 덕에 아직도 수많은 행성들이 개척 상태로 남아있음은 분명합니다.
불이 강처럼 흐르는 서타르 행성에 위치한 생명을 유지시켜주는 거주 돔 주거지들과 아스피안의 달들의 대기가 지닌 독극물을 정화시켜 호흡 가능하게 해주는 거대한 대기 여과장치들은
이러한 고대 유산들의 대표적인 예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제국령 행성들은 단지 이러한 환경적 요소들에서만 차이를 보이지 않습니다.
이를테면 개척 연도들, 기술적 진보 현황 혹은 타 외계종들과의 접촉률 등 다양한 지표들이 행성들 간 차이점에 들어갑니다.
예를 들어, 피자로 행성은 최근에 점령된 제국령 국경 행성으로써 아직 탐사되지 않은 우주의 미지 영역의 풍요로운 새 행성을 식민지화하려는 계획에 의해 개척되었습니다.
또다른 예로 헤라클리아 행성이 있는데, 이 행성은 항행 우주 초반기에 처음 인류에게 정복되어 수많은 세월 동안 거의 모든 자원들이 소모되어가며 기록으로 남기지도 못할 정도로 수없이 재건된 행성입니다.
딱 봐도, 이 피자로 행성은 헤라클리아 행성과는 그다지 공통점을 지니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신-황제의 신앙심을 고취시키고 제국 십일조에 대한 지불에 신경쓰는 점 정도는 공통점이라 볼 수 있겠군요.
여튼 무법한 야만인들로 가득 찬 미지의 경계 행성들에서부터 모든 억양 하나하나마다 세심한 의미를 지닌 유서깊은 문명국들이건 간에 모두 제국의 일부에 속합니다.
제국의 어뎁투스 어드미니스트라툼 부서 내에는 이러한 행성들은 형태에 따라 분류하는 업무를 담당하는 미중유의 하위 부서들이 존재합니다.
그중 일부는 수법을 사용하여 분류하기도 하고, 일부는 단순히 환경 카테고리들에 따라 행성들을 분류하기도 하며
혹은 역사에 따라서, 공업 수준에 따라서, 워프 항행 가능 여부에 따라서
심지어 전체 인구 대비 싸이커들의 퍼센트 혹은 기타 여러 근거로 분류합니다.
이러한 자료들을 참고로 하여 행성의 정확한 형태를 추상화하는 것은 가능하나
어드미니스트라툼 공무원들은 매우 광범위한 집단이며 서로 분열되어 있는 경우도 있고
심지어는 상대방이 있다는 존재조차도 모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소수의 노련한 베테랑 공무원들만이 이 미궁과 같은 끝없는 정보의 저장고 속에서 필요한 정보를 찾아낼 수 있습니다.
고로 그저 약간의 정보만이 제공되는 경우도 잦지요.
이는 약간 곤란한 문제입니다.
높으신 분들은 그러한 약간의 정보만으로도 결정을 내리기 십상이기 때문입니다.
왜냐하면 은하계 어딘가의 전장 구역으로 파견되는 군대 전체가 그 지역 행성들의 기후 혹은 환경 등에 대해 무지한 경우가 존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는 아예 자신들이 곧 착륙할 행성이 호흡 가능한지, 정치적 역사를 지니고 있는지, 어떤 종교를 지니고 있는지
혹은 점령할 행성의 돌연변이 비율이 어떤지 모르게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설령 어딘가에 장황하고 상세하게 쓰여져 있음에도 말이죠.
'우주는 냉혹하고, 무자비한 심장을 지니고 있으며 그 속에서 인류의 생명 따윈 무가치하다.'
ps. 느리지만 연재는 중단 안되는 초장기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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