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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승리.jpg(부제 : 가드맨들은 어떻게 히에로판트를 이겼는가?)

지게쿠스 2012. 12. 4. 19:18

늙은 노병은 그와 마찬가지로 오래된 라스건을 기름으로 꼼꼼히 닦다가, 무슨 생각에서인지 옆에 꼿꼿히 서있던 신병을 불렀다.


"어이 신병, 내가 재미있는 이야기 하나 해줄까?"

"예!"

"낄낄, 무슨 이야기가 나올지도 모르는데 옙!부터 외치는거 보니 군기가 바짝 들었구먼?"

"예! 저는 준비가 되었습니다!"

"무슨 준비?"

"싸울 준비 말입니다!"


크고 우렁찬 목소리로 외치는 신병의 눈빛은 초롱초롱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의 영혼이 살아있다는 증거였다.

물론, 그가 곧 나서게 될 죽음의 전장에서 마주하게될 기괴한 것들, 심지어 끔찍하고 초월적인 존재들과 마주하게 되면 어떻게 바뀔지는 모르겠지만..


"이봐 신병, 싸울 준비가 되었는지 어쩄는지는 모르겠지만 내 하나 충고 하겠네..지금 이 자리에서 머리와 입으로 떠들어봐야 아무 소용없어. 전장에서는 아무짝에도 쓸모없지..그곳에서 모습을 드러낼 강대한 제국의 적들..그리고 끔찍한 괴물들 앞에서는 아무리 강력한 무기라도 소용없거든.."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내 이야기를 들어. 그거면 충분해"


노병은 보급용 제국 타바코에 불을 붙이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내가 딱 자네 나이떄였을 당시의 이야기이지..

무모하지만 겁없는 신병일 떄..

난 첫 전장을 저 멀리, 수십 섹터 떨어진 곳에서 시작했다네. 화려하지?

내 고향, 푸르른 쑤-포드 농원이 수만 필드로 펼쳐진 그 아름다운 곳과는 완전히 다른

어떤 미지의, 신비로운 행성이였어.

 

상대해야될 적들은 작은 괴물들이였어.

정말 보잘것없는 괴물들.

나도 지금의 나만큼이나 오래된 고참에게 놈들의 이름을 그떄 처음 들었어."


신병이 물었다.


"그 적의 이름은 무엇이였습니까?"



"타이라니드."

"그런데 놈들이 어느새부터 점점 불어나기 시작하더군. 

마치 죽은 시체꽃에 피는 곰팡이처럼, 순식간에"

 

"그리고 작은 괴물들만이 아닌, 좀더 큰 괴물들도 나타나기 시작했어. 심지어 허를 찌르는 기습까지 가하기도 했지.."

"상상이 안갑니다. 그 어떤 적이 위대한 임페리얼 가드를 곤혹에 빠트릴 수 있겠습니까?"

"낄낄, 자네도 전장 나가보면 알게될껄세. 이 세상이 얼마나 넒고, 얼마나 무서운지"


"어느날, 놈들은 갑자기 기습 공격을 가해왔어. 전면적으로!

이전처럼 게릴라 식이 아닌, 총공습이였지. 난 그떄 처음 놈들의 전격을 마주했어"

"정말 무시무시할 정도로 거대한 거인이 나타났어. 수많은 괴물들 뒤에서."

"얼마나 컸길레 그럽니까?"

"왠만한 성만했지 아마?"

"그런게 어디 있습니까?"


노병이 여유있게 웃으며 말했다.

"진짜 있어. 우주에는"

"우리들은 모두 목숨을 걸고 싸워야만 했어. 수많은 괴물들이 마치 파도처럼 몰려왔고, 우리가 기댈 것은 아무것도 없었지"

"왜죠? 임페리얼 가드에는 강력한 기갑 부대가 있지않습니까!?"

"아 그거?"

"착륙장을 건설중이였는데.."

"그게 완성되기 직전에 놈들이 쏟아져왔어.."

"그러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어떻게되긴 뭐 어떻게되..우리들이 몸으로 막아세웠지. 그런데 그래도 부족하더군"

"어..어떻게 됬습니까 그래서?"

"놈들이 쏟아지는 만큼이나, 우리도 쏟아져 내려왔어. 라스건을 꼬냐쥔 수많은 가드맨들이 적들을 향해 달려들어 붉은 레이져를 쏘아댔지. 정말 장관이더군.."


담배는 어느새 절반가량 타들어가 있었다.

노병의 눈은 타들어가는 담배의 불똥에 홀렸는지, 아니면 지나간 과거의 회상에 홀렸는지

우수에 가득 젖어 있었다.

"그러나 아무 소용 없더군. 괴물들은 그냥 밀고 들어왔어. 끝이였지."


"모두들 절망하기 시작했어. 자리를 이탈해 도망가려는 병사들까지 나왔지. 나도 그랬고"


신병이 굳은 얼굴로 말했다.


"저는 죽는 한이 있어도 그럴 일이 없을 겁니다."

"아 그렇겠지 물론. 물론 자네는 그러지 않을 것이네. 옆에 동료가 기괴한 악마의 화염에 휩싸여 뼈와 살이 분리되고, 거대한 괴물이 땅속에서 튀어나와 통쨰로 동료들을 삼켜대기 전까지는 말일쎄"

"그나저나 어떻게 해서 이겼습니까? 그렇게 심각한 상황이였는데"

"단 한명이 있었어. 겁에 질리지 않은 단 한명. 노련한 지휘관이였지.

그는 몰려드는 괴수들 앞에 플라즈마 피스톨을 쥐고 돌진했어.

전장의 포격소리보다도 큰 우렁찬 기합소리에, 모두들 그를 주목하기 시작했지."

"그분이 상황을..역전시킨 겁니까?"

"아니, 괴수들에 의해 기갑 착륙장은 결국 파괴되었고, 그는 쏟아지는 수많은 '살뜯이벌래'들에 꼳혀 온몸에 피를 분수처럼 쏟아댔지. 그러고도 서있었지만, 이미 끝난 것이나 다름없었지"

"살뜯이벌래? 그게 뭡니까?"

"아, 자네는 모르겠군. 타이라니드 괴물들이 쓰는 총에서 나오는 일종의 기생충인데, 일종의 살아있는 탄환이네. 만약 자네가 훗날 놈들과 싸울 일이 생겨서, 전장에서 그것이 자네의 살에 박힌다면 그것은 자네를 겉에서부터 파고들어가 속을 완전히 먹어버릴 껄쎄"


노병은 말을 마치고 조용히 겉 외투를 벗었다.

그러자 배꼽까지 타들어간, 마치 거대한 짐승이 뜯어먹은 듯한 흉악한 흉터가 드러났다.

신병이 질렸다는 듯이 탄식했다.


"맙소사!"

"난 원래 그날 죽었어야 했어. 근데 그 장교가 내 앞에 나서서 살았지..생각해보면 우연이 아니라, 날 살리려고 그랬던거 같네. 맞다면 난 내 구원자의 이름도 모르는 배은망덕한 놈이지"

"근데..만약 놈에게 박히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가만히 냅둬. 힘줘서 뺴봐야 톱니 형태라 잘 나오지도 않고, 오히려 더 깊게 파고들어가지. 피가 흠뻑 나와서 미끈미끈해질떄, 그때 온 힘을 다해서 잡아 빼면 되"


담배의 싸구려 잎으로 만들어진 몸체 부분이 다 타들어가자

노병은 담배를 땅에 던져 장화굽으로 비빈 다음, 다시 새로운 담배를 꺼내 불을 붙이며 말했다.


"이야기를 어디까지 했더라..아, 장교가 등장했을 때부터지?"

"예" 

"장교는 순식간에 죽었어. 수많은 '살뜯이벌래'에 꼳혀 인간 꼬치가 되고, 결국엔 거대한 괴물의 발톱에 찍혀 먹혀버렸지. 그런데..그자는 죽어가면서까지 외쳤어."

"뭐라고 말입니까?"

"우리는 서서 죽는다고. 그리고 서있는 한 절대 지지 않는다고.. 사실 그 말 한마디가 전세를 바꾸었지."

"그의 말 한마디는 군인들의 심장을 울렸어. 다들 두려움을 버리고, 그 빈 자리를 분노로 채워갔지.

커미샤르와 분대장들이 다시 전선 앞에 서기 시작했고, 우리는 온 힘을 다해 라스건으로 분노를 쏟아냈지" 

"우리는 작은 괴수들부터 먼저 쏘아죽이기 시작했어. 성채만한 괴수들이 그걸 가만히 보고있지 않았고,

수많은 동료 가드맨들이 썰려나갔지만 그래도 작은 놈들부터 쓰러트리기 시작했어. 마침내 차츰차츰 줄어들기 시작하더군"

"결국 가장 거대한 괴수들만 남게 되었어. 거대한, 하나의 살아있는 성. 하지만 우리는 그날 깨달았지"

"무엇을 말입니까?"

"한정의 라스건으로는 성을 무너트릴 수 없고"

"100정의 라스건으로도 성을 무너트릴 수는 없지만"

"수천, 수만 정의 라스건이라면 어쩌면 가능할지도 모른다고. 날 그날 꺠달았어.

거대한 괴물의 바로 앞에 서서, 나는 외쳤지.

우리가 서있는 한 패배는 없다! 라고..

먼 미래에, 자네도 어쩌면 함락 불가능한 적을 만날지도 모르지만, 이거 하나만 새겨두게.

이 우주엔 온갖 것들이 존재해도, 거기에 물리칠 수 없는 존재는 없다는 거"


신병은 말없이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고

노병은 그제서야 굳은 표정을 풀고 가벼운 미소를 지었다.



ps. 실제로 있었던 판을 바탕으로 써봄

내가 타이라니드였지만..

임가랑 vs했는데 타이라니드로 시작해서 히에로판트 뽑을 떄까지 임가 가만히 가지고 놀다가

히에로판트 뽑자마자 진출!

순식간에 쓸어버리고 본진까지 먹기 직전인데, 기갑 만드는 건물 딱 하나 남았길레 박살냈지..

이겼다고 생각했는데, 커맨더 HQ 유닛 하나가 돌진하면서 스킬 쓰더니

그떄까지 사기 없어서 죄다 물공이였던 가드맨들이 사기 원상회복..

물론 그 영웅 유닛은 죽었지만

갑자기 상황 역전되더니 가드맨들이 오로지 가드맨들로만 해서 히에로판트를 쓰러트렸음..ㄷㄷ

참고로 히에로판트 체력이 3만 이상

그리고 맨붕해있는 내 본진으로 그대로 돌진해서 나 끝냈음 ㅋㅋ


그거보고 적이지만 감동먹어서 한번 써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