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오스/카오스 마린(신판&임페리얼 아머)

단편 - 헬부르트 (헬브루트 데이터슬레이트)

지게쿠스 2014. 10. 26. 12:59

 

 

회상되는 화면들, 번쩍이는 염화의 빛들과 심연의 어둠들이 만들어내는 단편적인 연속된 움직임들과
정지된 시간의 매 순간들이 고통 속 이어붙어진 비명의 단편들 속에서 마치 깨어진 유리조각들처럼 움직이고 있었다.
수 년과 같은 몇 일, 단편적인 면도날 같은 고통의 끝없는 시간의 움직임이 마치 혐오스러운 벌래들마냥 그 주변을 돌아다니며
그를 타고 넘어가며 그를 지나가고 있었다.
그 끔찍한 순간 속에서 그는 언제나 한가지만을 반드시 기억하고 있었다.
매일의 낮과 밤을 마치 구더기들마냥 그의 정신 속에서 기어다니는 그것은 바로 그의 과거였다.
과거, 한때 그가 있었던 과거
완전하고 영광스러우며 온전했던 그 때

 

또다른 연속되는 광경들과 음성들이 서로 이어지며, 무언가 거의 익숙한 소리로 연계되기 시작했다.
사슬들이 풀려지며 만들어내는 달그락거리는 소리와 철컥거리는 소리들.
전깃불의 번쩍이는 빛들과 컬트 노예들의 사악한 찬가 속에서 들리는 서보 모터들의 날카로운 굉음
그의 용광로 심장이 천둥과 같은 박자로 뛰기 시작하며 호박석 빛이 흐르기 시작한다.
흑색과 황색이 만들어내는 위협적인 줄무니들로 장식된 그의 암회색 갑주
가려진 강철 얼굴의 마스크들과 은빛 강철 두개골
그 순간 그의 난도질단한 영혼 아래를 무언가가 휘젓기 시작한다.
그가 한때 알았던...어떤 이름이...

 

그 순간 사방에서 전장의 소리들이 그를 감쌌다.
그는 검게 가려진 두 눈을 깜빡이며, 그의 주변을 멤돌던 텔레포트의 섬광이 사그라들 때 쯤 금속 송곳니 가득한 아가리를 벌리며 포효했다.
몸을 비틀거리며 그는 필사적으로 그가 어디에 있는지,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필사적으로 파악하려 했다.
그의 주변으로 형상들이 움직이고 있었다.
노란 갑주의, 어디선가 본 듯이 기억나는 자들
꺼져가는 그의 분노를 다시 지펴올리는 증오스러운 자들.
그 형상들은 사방을 날뛰며, 그를 겨누고 무기를 들어올리고 있었다.
매 순간 모든 본능이 그에게 비명을 지른다.

 

'죽여, 죽여, 죽여!'

 

탄막이 그의 갑주 흉곽을 강타하며 딱딱거리는 그 순간, 그의 분노가 앞으로 쏟아지며
그나마 쥐고 있던 현실감의 단편조차도 날려버리며, 모두 태워버렸다.
그가 어디 있는지, 주변에서 그를 공격하는 이 작은 것들이 무엇인지는 이제 더이상 상관할 바 아니였다.
그저 중요한 것은 이 순간의 분노 뿐

 

광기의 포효성과 함께 그는 적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의 피스톤 발톱들은 락크리트를 박살내며 그가 가는 곳의 모든 적들을 으깨어갔다.
더 많은 탄들이 그의 갑주를 강타하였으나
그는 장착된 라스 캐논에서 발하는 순수한 분노로 가장 근처에서 그를 괴롭히는 자를 연기 피어오르는 다리 두 짝만 남겨놓고 모조리 증발시켰다.
더 많은 형상들이 그를 상대하기 위해 달려들었다.
노란 갑주와 육중한 방패 아래 아래 숨어 밀집한 적들
그러나 그럼에도 그의 상대는 되지 못하였다.
그의 캐논들이 다시금 빛을 발하며 가장 근처의 방패를 관통하여 내부의 적 전사까지도 강타했다.
그 순간 적들이 일제히 달려들었다.
그는 발톱 가득한 주먹을 휘둘러 천둥과 같은 올려치기로 그 중 한명을 피에 찌든 고깃덩어리로 만들어 던져버렸다.
번쩍이는 망치들이 그의 육신을 강타하며 매 휘두름마다 그의 금속 육신을 덩어리째 날려버렸다.

 

그러나 그에게 고통은 진정 무엇이겠는가?
그것은 이들이 자신을 죽여야만 진정 끝날 것이였다.
그러나 이들은 그러지 못하리라.
심지어 그가 무릎께 놓인 적들을 후려치며, 그들을 두들겨진 방패들 뒤로 위축되게 만드는 그 순간에도 그는 이를 알고 있었다.
결국 이들은 그러지 못하리라.
자신을 쓰러트릴 수 없으리라.
그가 적들을 결국 모조리 도살할 것이기에, 결국 누구도 자신의 이 고문을 끝내지 못할 것이였다.

 
 ps. 읽고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