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 종족/쉴드 오브 바알 : 레비아탄

쉴드 오브 바알 : 레비아탄 -27- 익소아이 달 -2-(쉴.오.바 1)

지게쿠스 2015. 2. 15. 20:03



최후

'또다른 날카로운 폭음과 함께, 찢겨진 금속음이 베인블레이드의 화려한 내부를 울렸습니다.

디미트린은 그의 통제 의자에 최대한 몸을 눕혀, 그의 아름다운 기계의 강철 장갑이 지금 갈리고 있는 것을 공포 속에서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대들보만한 거대한 발톱들이 지금 베인블레이드의 장갑을 뜯어내고 있었습니다.

디미트린은 그 너머로 어렴풋이 안개 속에서 희미하게 보이는 거대한 외계인을 볼 수 있었죠.

놈의 뱀과 같은 거대한 몸뚱아리는 너무나도 거대하여

몸으로 너머의 전장을 가릴 정도였습니다.


보스트로이안 장교는 공포 속에 호흡기로 숨을 헐떡이며 서둘러 그의 플라즈마 피스톨을 쥐고는

몸을 굽히고 달려 전차의 뒤편에 최대한 몸을 밀착시켰습니다.

뒤편의 케이블들을 등으로 최대한 밀어내며, 디미트린은 옴니시아에게 기도문을 읊고는

그의 베인블레이드 차체에 깊게 난 벌려진 상흔 중 가장 크게 벌려진 것 아래 무릎을 꿇었습니다.

그리고는 고개를 올려 밖에 어렴풋이 보이는 타이라니드 놈의 마맛자국 가득한 두개골을 향해 총을 겨누고는

피스톨의 화력을 최대로 올리고 그대로 사격했습니다.


마치 작은 태양같은 빛의 구체가 뭉툭한 피스톨의 총구에서 발사되었습니다.

구체 탄환은 그가 바란대로 괴물의 대가리를 강타하지 못했지만

대신 목을 강타했습니다.

괴물은 자신의 목을 때려 녹여버린 플라즈마의 강력한 에너지에 경련을 일으키며 쓰러졌습니다.

타들어가는 외계인의 살 냄새가 보스트로이안 사령관의 호흡기를 가득 채워

그가 컥컥거리도록 만들 정도였지만, 어찌되었건 놈은 죽었습니다.


디미트린의 날선 승리의 미소는 그러나 베인블레이드의 차체에 난 갈라진 틈들 사이로 유황빛 안개의 촉수들이 스며들기 시작하자

바로 사그라들었죠.


'테크 프리스트, 당장 이 틈들을 떼워서 막아버려!' 그가 외쳤습니다.

엔진시어는 신속히 다가왔고, 그의 서보 암이 윙윙거리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엔진시어, 알라크라오스는 연대 내에서도 가장 노련한 수리관이였고

디미트린은 그가 임시방편식으로 단 몇분만에 광범위한 범위의 차체 상처들을 수리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베인블레이드의 승무원들은 이미 늦은 후였습니다.


'호흡기 필터를 최대로 올려!' 디미트린이 소리쳤습니다.

그의 피부는 이미 심하게 따끔거리고 있었죠.

타이라니드 유독물질의 산성 악취는 이미 그의 호흡을 막아오고 있었습니다.

주변 공기는 그 유독 가스에 누렇게 변질되어가고 있었고, 심지어 두꺼운 그의 제복 속까지 스며드는게 느껴졌습니다.

그는 황제 폐하를 향해 기도를 올리고는 곧바로 그것을 후회했습니다.

왜냐하면 그가 입을 연 순간 외계인의 가스가 스며들어 사악한 짓거리를 벌여서

그의 입 속이 유혈낭자한 궤양들로 뒤덮혔기 때문이였죠. 


고통 속에 얼굴을 찡그리며, 전차장은 베인블레이드 용선을 향해 걸어갔고

그의 손에 쥐어진 플라즈마 피스톨은 재충전되어 웅웅거리고 있었습니다.

그와 그의 승무원은 사실상 이미 죽어있는 상태였습니다.

그것을 그는 분명히 확신했죠.

그러나 그렇다고 그들이 싸우지 않을 것이라는 건 절대 아니였습니다.


'모든 포문들을 보이는 가장 거대한 놈에게 집중한다.' 디미트린은 명령 도중 기침했는데, 입에서 침과 함께 피가 섞여 나왔습니다.


'측면 사수들, 전방에 화력 집중해라!' 디미트린의 명령은 승무원들의 대답 대신 베인블레이드의 주포와 데몰리셔 캐논이 거의 동시에 포문을 열며 만들어낸 유중한 사격음이 대신 대답했습니다.


전방의 후덥한 스포어들의 가스 사이로, 보스트로이안은 4발달린 거대한 짐승이 제대로 피격당하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놈의 창백한 상부는 마치 피덮힌 꽃마냥 활짝 열려

달의 먼지덮힌 대지 아래로 알수없는 액체들을 쏟아내고 있었습니다.

놈의 시체 뒤로 3마리의 그보다는 작은 촉수 짐승들이 다가오고 있었는데

놈들의 등 뒤에는 무슨 방광같은 낭들이 가득하였고

등 사이사이에 난 굴뚝같은 돌기들로 놈들은 스포어 가스들을 토해내고 있었습니다.


'헬하운드 화염방사 전차들은..알아서 '가스 유령들'들과 교전중이군.' 다시 그가 기침을 토했습니다.

저 멀리 그의 우측 측면에서 휘익하는 소리의 화염 기둥들이 주변의 대기를 태워가고 있었습니다.

분명 꽤 괜찮은 전략이라고, 그는 느꼈지만 이미 너무 늦은 후였죠.

결국 이 상황에선 그저 다가오는 모래폭풍을 태우는 짓이나 다름없는 것에 불과했습니다.


드미트린은 또다시 피섞인 액체를 토해냈습니다.

이제 두 눈은 타들어가는 듯 뜨겁게 따가워지고 있었죠.


'모든 전차들 들어라. 후..ㅎ..후퇴해라.' 복스 채널로 그가 더듬으며 말했습니다.

매 한단어 한단어마다 그의 혀는 뜨겁게 타오르고 있었죠.

그는 이제 오싹한 추위를 느끼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추위는 그리운 보스트로이안 고향의 겨울 바람이 아니라, 뼈에서 올라오는 역겨운 질병의 오한이였지요.


'바..ㅂ..반복한다. 모든 전차들은 후퇴해라. 새 지..ㅈ..지역으로 향해라.

이 전투는..이 전장은 완전히 오..ㅇ..오염됬다..'


드미트린은 전차 해치를 열고는 베인블레이드의 전방 갑판으로 기어나갔습니다.

짙게 낀 황색 안개는 심지어 '툰트라의 송곳니들'이 뒤로 후진하는 순간에도 그를 감싸고 있었지요.

촉수들이 안개 속에서 꿈틀대는 것이 보였습니다.

전차 사령관은 어느 장갑 센티널 한대가 피스톤 사지 한쪽을 그 촉수들에게 붙들려

고철마냥 으깨어져 달의 폐허 위에 던져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가 시선을 돌리는 모든 곳에서 보이는 전차들의 전차수들은 비틀거리며

목을 부여잡으며 마치 자궁 속 태아마냥 몸을 웅크리고 경련하고 있었습니다.

이곳 저곳에서 거대한 뱀 몸뚱아리의 공포의 괴물들이 지상에서 튀어나와

그 거대하고 끔찍한 아가리들로 개중에 도주하려는 자들을 먹어치웠습니다.


이제 황색 '스포어 가스들'은 전역을 뒤덮고 있었습니다.  

디미트린은 생각했습니다.

익소아이에서 우리들은 패배했노라고.

그것도 단 몇 시간도 되지 않아서 말이죠.

그와 그의 병사들은 온갖 크기의 적들, 작은 놈에서부터 거대한 괴수들까지 맞이하여 상대했었지만

결국 그 적은 이길 수 없는 적이였습니다.


그러나 최소한 피는 흘리게 만들 수 있겠죠.


'번복한다. 전 전차는 전속..전속력으로 전방으로 돌진한다..' 그가 복스 채널을 통해 피를 토하며 명령을 내렸습니다.

그의 병사들은 최후의 명령에 순응하며, 전방의 유황 운무를 향해 전속력으로 전차를 발진시켰고

그의 아래에서 베인블레이드의 엔진이 다시 요동치기 시작했습니다.

디미트린은 그들이 자랑스러웠습니다.

마치 자식들에게 느끼는 아버지의 자부심이 그러할 것이겠지요.

그들은 이곳 익소아이에 자신들만의 흔적을 남길 것이였습니다.


보스트로이안은 최후의 밤을 보내려는 늙고 병든 남자마냥 

아름다히 제조된 전차의 차체 위에서 비틀거렸습니다.

마침내 베인블레이드가 달의 표면 위로 궤도 흔적을 찍어나가기 시작하자

그는 진동에 잠시 비틀거리다 이내 넘어졌고

그의 두 입술 사이로 오염된 피가 섞인 액체가 흘러나왔습니다.

그러나 그는 그대로 엎드려 전차의 후방에 위치한 반응로를 향해 기어갔습니다.

이제는 눈이 멀어 거의 보이지 않았으나

그의 회상 속에서 그를 신임했던 드로스트의 이미지가 떠오르자 최후의 힘이 솟구쳤습니다.

그는 이 순간 만큼은 강해야 했습니다.

이 순간 옳은 일을 하기 위해서 말이죠.


디미트린은 그의 피스톨을 들어올렸습니다.

그 무게는 이전과는 달리 너무나도 무겁게 느껴져 두 손으로 간신히 쥐고 들어올려야 했지요.

그의 주변에서는 누런 안개가 굽이치고 물결치고 있었고

촉수들은 마치 호기심어린 뱀들마냥 안개 속에서 꾸물거리며 나오고 있었습니다.

그들의 시선에 들어오지 않은 그는 오직 기억에 의존하며

피스톨의 총신을 반응로의 반응실 배출구 터빈들 아래 끼어넣었습니다.


'다 뒈져라. 이 쓰레기같은 외계인 개놈들아!,' 안개 속에서 그를 향해 눈길을 돌린 외계인들의 가운데에서 디미트린은 최후로 소리쳤습니다.


그는 마침내 플라즈마 피스톨의 방아쇠를 당겼고

그의 주변은 모두 강렬히 타오르는 환한 빛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ps. 장렬한 최후..ㅠㅠ

글구 잠깐 내용정리좀 해드리자면..

이 글이 시간 순서대로 흘러가는 방식이 아니라

행성들 순서대로 스토리를 진행해나가는 방식인데

일단 가장 최근까지의 결과를 말해드리자면..

1. 라이시오스 - 1차 공습은 막음. 2차 공습 대기중

2. 아스포덱스 - 1차 공습 거의 승리

3. 익소아이 - 함락

4. 성계 경계 방어선 - 함락

대략 이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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