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제국

황제의 승리

지게쿠스 2016. 8. 29. 18:27

 

로갈 돈은 무언가가 잘못되었음을 느꼈다. 그는 호루스의 거대한 기함인 '벤지풀 스피릿'의 다른 편 하부 갑판에 물질화 되었다.

황제는 그와 함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천사 생귀니우스도 마찬가지였다. 황제의 충성스러운 경호원 커스토디안 가드들은 그를 둘러 싸더니 방어적인 자세를 취했다.

 

"어찌된 일입니까?"

 

커스토디안 중 하나가 돈 에게 물었다.

"폐하는 어디에 계십니까?"

"아무래도 우리가 속은 것 같구나. 호루스 그 놈이 우리를 때어 놓으려 사악한 요술을 부린 게야."

프라이마크가 답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폐하를 찾아야 한다, 서둘러라."

그의 말이 입에서 떨어지자 마자 그들은 공격받기 시작했다. 벤지풀 스피릿의 미궁 과도 같은 통로와 방에서 어마어마한 무리의 적들이 모습을 드러내 돈과 커스토디안 가드들에게 달려들었다.

돈과 커스토디안들은 여태껏 그런 자들을 본적이 없었다. 돌연변이와 괴물들 그리고 괴상하게 뒤틀린 스페이스 마린 들이 총을 쏘고 발톱을 휘둘러댔다. 발사된 탄환이 그들의 갑옷을 찢고 피로 얼룩진 발톱이 살점을 잡아 뜯으면서 공기는 화염과 소음으로 가득 찼다.

그들의 상대가 평범한 자들이었다면 그들은 전멸을 면치 못했을 것이다, 몇몇의 커스토디안들이 목숨을 잃었을 지라도 나머지 커스토디안들은 그에 맞서 싸웠다.

프라이마크 돈은 그들을 이끌었고 황제의 충성스러운 경호원들은 포기를 모르는 자들이었다. 그들은 볼터와 파워 블레이드, 그리고 의지로 적들을 물리쳤다. 카오스의 무리들은 그들의 흉포하고 용맹한 수비와 화망에 수백을 잃고 패퇴되었다.

 

그들이 물러나자 프라이마크 돈은 커스토디안들에게 전진할 것을 명했다. 더이상 낭비할 시간은 없었다, 반드시 그들의 폐하를 찾아야만 했다.

그들은 그렇게 악취가 진동하는 거대한 전함의 깊은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들이 발걸음을 옮기는 곳 마다 새로운 적들에게 공격을 받았다, 그리고 그때 마다 그들은 적들에게 맞서 싸웠다. 이따금씩 전함 그 자체가 그들을 공격하는 것 같아 보이기도 했다. 악취를 내뿜는 촉수들이 벽에서 튀어 나와 그들을 낚아채 가려 했고 구멍에서 가시가 튀어나와 그들을 찌르려 했고 사악한 증기 구름이 뿜어져 나와 그들의 목을 메이게 했다. 몇몇 커스토디안들이 목숨을 잃고 말았다, 하지만 돈과 커스토디안 가드들은 그들의 앞을 가로막는 모든 것들과 맞서 싸웠다.

마침내, 끝이 없을 것만 같았던 싸움 끝에 공격은 멈추었고 기함은 조용해졌다. 로갈돈과 몇 남지 않은 커스토디안들은 벤지풀 스피릿의 지휘소, 황제와 호루스가 결투를 벌인 그곳으로 달려갔다.

 

그들을 기다리던 것은 절망이었다.

 

돈이 그곳으로 들어가자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은 불구가 되어버린 황제와 워마스터의 갑주 안에 쪼그라든 무언가의 형상이었다.

두려움이 그의 영혼을 움켜쥐었다.

돈은 카오스의 무리들과의 싸움에서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한 스스로를 저주했다. 그는 이제서야 적들의 공격이 멈추고 기함이 잠잠해진 까닭을 알게되었다. 호루스는 죽었다, 그는 그리 생각했다, 그렇기를 희망했다, 그는 호루스가 죽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 외에 다른 것을 생각할수조차 없었다. 하지만 폐하- 그분은?

 

 

“살아 계신건가? 폐하께선 살아 계신건가?”

 

 

그가 위독한 모습의 황제에게 달려가며 커스토디안들에게 소리쳤다.

돈은 잠시 머뭇거렸다. 만약, 그의 사랑하는 아버지가 이미 세상을 떠난 것이라면 그는 대체 무엇을 해야할지 알 수가 없었다. 그것은 도무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세상이며 오직 어둠과 절망으로 가득한 세상이었기 때문이다.

쓰러진 주인을 둘러싼 커스토디안들은 침묵에 잠겼다, 그리고 사무쳐오는 슬픔과 분노에 흐느끼며 눈물을 흘렸다.

 

“폐하께서 아직 살아 계십니다!”

 

그들 중 하나가 말했다.

 

“허나 숨이 옅고 맥박이 희미 합니다.”

 

돈을 정신을 차리고 황제의 곁으로 다가갔다.

 

“폐하”

 

그가 낮게 말했다.

 

“폐하, 명을 내려 주시옵소서”

 

황제의 목소리는 허약했고 고통에 잠겨있었다.

 

“옥좌… 황금 옥좌… 나를 어서 그곳으로 대려가 다오!”

 

돈은 텔레포트 유도 신호를 작동 시켰고 두명의 커스토디안들이 조심스래 황제를 들어올렸다. 광선이 그들을 내리쬐자 그들은 황궁으로 돌아와 있었다.

자가타이 칸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의 몸은 피와 혈육으로 뒤덮혀 있었고 갑주는 넝마가 되어있었다. 희미한 전투의 소리가 황궁의 밖 먼 곳에서 조금씩 잦아들고 있었다. 칸과 돈은 형식적인 경례를 나누었다.

돈의 모습은 암울했고 칸은 그보단 조금은 즐거워 보였다.

 

황제의 모습을 보기 전 까지는.

 

“로갈, 형제여, 황궁은 안전하네, 아마 테라 전체가 그럴 것이야. 배신자들은 날뛰는 블러드 엔젤 앞에 앞다투어 도망쳤고 심지어 지금도 그들의 전함으로 달아나고 있고 놈들의 함대는 흩어지고 있다네. 그런데 폐하는?”

 

칸은 대답을 듣기가 두려워 졌다.

 

“나의 친구 칸 이여, 폐하께서 홀로 대역죄인 호루스에게 맞서 승리를 거두셨지만 지금 폐하의 목숨이 위중 하다네. 황금 옥좌, 오직 그것만이 폐하를 구할수 있으니 어서 그곳으로 가야만 하네.”

 

“그렇다면 더 이상 이곳에서 더 이상 지체 할 순 없지, 어서 옥좌로!”

 

그들은 단숨에 옥좌로 향했다. 그곳엔 만신창이가 된 말카도르가 앉혀져 있었다. 에너지의 기둥 한때 말카도르였던 쪼그라든 형상을 때렸고 에너지가 호를 그리며 그를 속박하고 있는 장치의 도선과 케이블을 베어 댔다. 말카도르는 죽은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오직 희미한 생명의 기운이 그 안에 조금 남아있었을 뿐이다, 그를 멈추는 것은 요원해 보였다,

 

“어찌 이런 장치가 폐하를 구할 수 있단 말인가? 이런 것 따위에 폐하를 앉혔다간 오히려 폐하께서 목숨을 잃고 말겠네. 그런 미친 짓을 할 순 없어!”

 

칸이 역정을 냈다.

 

“폐하의 말씀은 법일세. 그분께서 폐하의 옥체를 이 황금 옥좌에 결속 하라 명하셨네. 이 기막힌 장치는 폐하의 손으로 직접 만들어 졌기에 우리는 이에 대해 완벽히 알진 못하네. 우리가 여태껏 그분을 믿은 것처럼 이번에도 그리 하셔 폐하를 결속 해야만 하네, 지금 당장!”

 

기다리던 테크 프리스트들에게 명이 내려졌다. 말카도르의 껍데기가 조심스럽게 복잡한 기계에서 내려졌고 황제는 다시 한번 황금 옥좌에 앉혀졌다, 허나 그는 결코 이에서 내려오지 못할것이다.

 

말카도르가 내려오자 마지막 생명의 반짝임이 그를 떠났다, 그리고 먼지가 된 그의 시신이 석재 바닥에 흩어졌다. 말카도르가 최후를 맞이하자 황제는 마치 강력한 약에 기운이 북돋아 지기라도 한 것 처럼 깨어났다,

 

황제는 아직도 위독한 상태였다, 그리고 그가 말을 꺼냈다.

 

“미련하고, 용감한 영웅 말카도르. 그가 남은 힘의 파편을 짐을 위해 남겨두었구나. 이는 짐에게 있어 너희 모두에게 마지막 명을 내릴 시간을 주었노라. 너희가 묻는 다면 짐은 완전히 죽는 것이 아니오 짐의 영혼은 남을 것 이니라."

 

"짐의 부상이 극심하여 짐이 희망했던 것 보단 크나 두려워하던 정도 만큼은 아니다. 짐의 싸이킥은 언젠간 돌아올 것이나 육신은 결코 치유되지 못할 것이다. 짐은 결코 그대들과 함께 걷지 못할 것이다. 이제 짐은 영원히 이 기계에 결속될 것이니, 짐의 충직한 근위병들과 수행원들은 스스로가 무엇을 행해야 할지 잘 알 것이니라. 이제 그대들은 맡은 바를 행하라!”

 

“돈과 자가타이, 너희들의 과업이 막중하다. 뱀의 머리가 베어 졌으나 이는 아직도 인류의 안위를 위협 하고있다. 너희와 너희들의 충직한 형제들은 계속해서 싸워 나가야만 한다. 우리들의 별들에서 배신의 얼룩을 지울 것이며 혼돈의 힘이 다시는 기회를 잡지 못하게 할 지어다.

 

“이제 모두, 어서 가거라! 이제 그대들의 의무를 알 것이니 이를 행할 지어다. 우주는 수많은 공포가 도사리고 있으니 이는 우리들의 투쟁의 끝이 아니며 단지 인류의 생존을 위한 성전의 시작일 뿐이다.”

 

“믿음을 가지고! 강해질 것이며! 나태하지 말지어다!”

 

 

황제는 더 이상 말이 없었다.

 

 

 

-Visions of Heresy Book Two (Limited Edition) 398~399.

출처 :http://m.dcinside.com/view.php?id=warhammer&no=1492574&page=&serVal=Nurgle&s_type=all&ser_pos=

(Nurgle 님 번역)

 

ps. 마찬가지로 햄갤 너글님의 번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