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 종족/타이라니드

트라우마 걸린 가드맨 소설 (출처 니드 신판 코덱스)

지게쿠스 2014. 9. 11. 20:36


(ㅇㄻ?)


'아나리온 4th의 사내들이여, 그대들은 황제 폐하의 망치일지어니!'


군 설교사 조셉은 다시금 소리높여 말하며 연단을 움켜쥐었다.


'그대들은 무자비하며, 불가항력한 용사들이다.

무시무시한 라스건과 신성하고 또 신성한 화염 방사기로 마치 황제 폐하 본인이 행하시듯 그대들은 적들에게 단호한 복수를 쏟아내리라!'


긴장감 조성을 위해 잠시 연설을 멈추며 그는 숨을 골랐다.

적당한 순간이 오자 그는 다시 연설을 이어갔다.


'그대들은 수많은 군인 형제들과 함께 할 것이며, 또한 그 수많은 군인 형제들은 그대들과 함께할 것이다.'


마침내 절정에 다다른 조세프가 허공으로 주먹을 치켜올린다.


'우리 함께, 이 행성을 오염시킨 외계 혐오충들의 차가운 시체들을 밟고 넘어 전진하자!'


'개소리!'


전혀 기대못한 어처구니 없는 대답에 분노에 휩싸인 조세프가 소리가 들린 쪽에 소리쳤다.


'어떤 놈이야! 어떤 개자식이냐! 어떤 정신나간 새끼길래 감히 신성한 황제의 전언에 헛소리로 부정하는 거냐!'


그는 눈을 가늘게 좁히며 연단 앞을 빽빽히 매운 가드맨들을 샅샅히 살펴보았다.

감히 그의 앞에서 개소리를 지껄인 놈을 찾아내기만 한다면 그자리에서 쳐죽여버릴 셈이였다.


순간 저 뒤쪽에서 사실상 '망해버린' 아나리온 소속 병사 하나가 힘겹게 다리를 절뚝거리며, 연병장 앞으로 튀어나와

피에 흠뻑 절은 단검을 쑤셔넣을 듯 내밀며 설교사에게 가르켰다.


'개소리좀 작작해라,'


이빨 사이에 낀 나뭇가지를 갈며 그가 내뱉었다.


'네놈들...'


이윽고 그가 주변에 모여 멀뚱히 쳐다보고 있는 가드맨들을 가르키며 말했다.


"네놈들 모두 다 뒤지러 가는거라고!'


'넌 뭐하는 놈이냐?'


조셉이 그 병사를 향해 쏘아붙였다.

그의 광신적인 신앙심은 이미 분노로 불 붙은지 오래였다.


'대령 랜덜. 지휘관 중에 한명이지...어느 부대 소속이였냐고?' 


랜덜은 걸음을 멈추며 대신 힘에 겨운지 부들부들 떠는 다리로 힘겹게 서려고 애썼다.

자세히 보니 그의 왼팔은 팔꿈치 아래로 잘려나가 있었고

그의 피부는 물집과 흉터로 가득했다.

사실상 씹다 뱉은 고기나 다름없는 그의 얼굴에서 유일하게 두 눈만이 간신히 보이고 있었다.

턱도 좀 문제가 있는지 말할 때마다 그의 입에서는 굵직한 침이 흘러나왔고

침들은 주르륵 미끄러져 제복에 가득 묻은 정체불명의 내장과 진흙 찌꺼기들에 달라붙었다.


'아나리온 3rd의!'


'어떻게!-'


경악에 찬 조셉이 무언가 말하려 했지만 랜덜이 으르렁거리며 말문을 막았다.


'우린 여기서 절대 이길 수 없어. 외계인 놈들은 끝이 없다고!'


랜덜이 그의 단검을 내려놓았다.


'한 수천쯤 죽였나? 그럼에도 수천이 더 몰려오고, 아직까지도 놈들은 더 몰려오고 있어.

뼈와 미끄러운 살덩이들의 그...역겨운 무리들은..'


이제는 두 손으로 귀를 움켜잡으며, 마침내 미쳐버렸는지 그는 말을 더듬기 시작했다.


'사방에서 딱딱거리고, 재잘거리고 있어! 놈들이 온거야. 찍찍대며 벽을 긁어대고 있어!'


랜덜은 무릎을 꿇고 주저앉아, 두 뺨 아래로 눈물을 흘렸다.

온 몸으로 경련을 일으키며 그가 말했다.


'마침내 놈들이 네놈들 앞에 나타나면, 네놈들은 결국 혼자가 될 거다.

형제고 뭐고 네놈 옆엔 아무도 없어, 그렇다고 뒤에 버티고 있는 것도 아니야.

왜냐면 그럴 놈들은 이미 다 뒤질테니까!!'



ps. 가드맨은 아니지만 상관없으니 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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