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포기 및 게임요약/게임 리뷰

더 헌트: 프라이멀

지게쿠스 2015. 1. 8. 11:49


비행기 불시착에서 살아남은 주인공

가진 것이라곤 PDF 하나 뿐..

막막하다.

"하.."


숲이 끝이 안보인다.

도데체 어디로 가야 하는가..


PDF에 나온 지도에는 그저 무인도라고만 표시되어있고

아무런 정보도 나와있지 않다.

탐사도 안되어있는 그야말로 미지의 섬..

일단 PDF에 유일하게 찍힌 인공 건물을 향해 걸어보는 주인공.


"어떻게든 되겠지.."

가다가 왠 방책을 발견한다.

왜 만들어진걸까?

그 속에서 무언가 쓸만한 것들을 주어간 주인공은 다시 발길을 돌린다.

"헥..헥"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혀 떨어지고

주인공의 혓바닥은 개마냥 축 늘어져 격한 숨소리와 함께 흔들린다.

설마하니 이 나이에 산이나 타고 다니게 될 줄이야..

산 능선을 타고 가기로 한 주인공

예전 군대 생활했을 당시의 경험을 되살려

산 아래에서 다니다가 이상한 길로 빠지느니

능선을 타고 정확한 방향을 잡고 가기로 한 것이다.

능선을 타고 내려가며 보이는 풍경은 진실로 아름다우나

그 순간의 감탄도 잠시, 주인공의 마음을 더 무겁게 만든다.

과연 이런 무인도에 누가 올 것이며, 누가 날 찾을 것인가?

신호도 없고, 전화도 불가능하다.


그의 유일한 희망은 지도상 표시된 인공 건물 하나 뿐..

그때 무언가 특이한 짐승 소리가 저 멀리서 들려온다.

주인공은 무더운 날씨 속에서도 순간 소름을 느낀다.

만약 호랑이 같은 것이라면 과연 활 하나로 내가 살아남을 수 있을까?

그런 걱정이 마음을 뒤덮는다.

이제 더 조심스럽게 걷기 시작하는 주인공..

한참 걷다가, 주인공은 저 멀리 무언가 탑 같은 것을 발견한다.


"제발!.." 

그러나 이미 빈 땅..

무인도는 여지없이 무인도였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쓰다 버려졌는지

쓸만한 약들과 무엇보다도 샷건 한 정이 놓여져 있었다.

이로써 마음이 놓인다.


그때, 주인공은 인기척을 느낀다.

무언가 옆 풀숲에서 부스럭거리고 있다.


"호랑이?" 


그러나 그것은 호랑이 따위가 아니였다.

"맙..소사.."


그의 눈앞에 나타난 것은 

공룡이라고밖에는 표현 할 수 없는 동물이였다.

단지 털에 덮혀있다는 것만 제외하고는

그가 어렸을 때 좋아했던 공룡 그 자체였다.

주인공을 발견한 공룡은 그를 보며 으르렁거리면서 위협하기 시작했고

이에 주인공이 먼저 한발 쏜다.

허무하게 쓰러진 공룡

그는 이게 몰래카메라인가 순간 의심되어 공룡의 시체를 살펴보지만

이건 분명 살아있는 것이였다.

그렇다.

그것은 진짜 공룡이였다!

놀라움과 경악스러움도 잠시, 기념으로 셀카 한방 찍는 그

덤으로 깃털 몇 개도 뽑아간다.

만약 탈출할 수 있다면 떼돈이라도 불가능하지 않을 지 모른다는 부푼 기대와 함께

어느덧 무인도 고립에 대한 공포는 잊혀졌다.   

그가 공룡에 대해 이리저리 생각하며 걸어다니자

어느새 섬에 저녁이 찾아왔다.

저 멀리

마침내 목표 지점인 인공물이 표시된 지점이 보인다.

탑 같은게 육안으로도 보인다.

주인공은 간절히 기원하며 서둘러 뛰어보는데..

그때 수풀속에서 갑작스럽게 나타난 공룡!

그에게는 샷건이 있었지만

갑작스러운 기습에 그만 샷건 총알을 죄다 낭비해버리고 말았고

재 장전하는 동안 당황하여 또 낭비하여 

결국 3발 남기고 모두 써버렸다. 


펑!


어찌되었건 공룡은 죽였지만..

머리에 총알이 박혀 죽은 공룡.

공룡의 습격을 제대로 받아보니, 그제서야 단지 어렸을 적에 우상이였던 공룡이 아닌

흉악한 맹수이자, 순식간에 나의 목숨을 앗아갈 수도 있는 존재라는 것을 여과없이 깨닫는다.

"휴..정말 못생겼군"


한참 공룡을 관찰하던 주인공은

서둘러 인공물 주변을 찾아다니면 혹시 모를 타인들과 탈출 가능성을 찾는다.

그러나 이미 그도 마음 한켠으로는 짐작하고 있었다..

공룡이 있다는 것과

노후된 건물 상태를 보아..그런 것은 없다는 것을..

결국 그가 발견한 것이라곤 피묻은 PDF 하나 뿐이였다.

탈출구도, 다른 사람도 없었다.

절망한 주인공.

이제 다 끝이다.

저 멀리서는 공룡 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그의 마음을 반영이라도 하듯

폭우가 쏟아진다.


"어어어어어!!"


그리고 폭우 덕에 미끄러워진 바위를 밟고 넘어져

산 아래로 굴러떨어진 주인공

"아 젠장!! 아 살려줘!!!!"


다리를 타친 주인공. 안전한 능선 위로 올라갈 방법은 없다.

저 멀리서 들려오는 낮은 짐승의 울부짖음. 그의 전신이 추위와 두려움에 전율하며 떨려온다.

그는 발악이라도 하듯 비에 젖어 진흙탕이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절벽 바위들을 잡고 기어오르지만

다시 굴러 떨어질 뿐이다.

그때 공룡 한마리가 불쑥 튀어나온다.

무감정한 차가운 눈. 파충류의 눈이다.

그제서야 그는 공룡이라는 것이 그저 웃기고 신기한 동심의 대상이 아니라

엄연히 과거에 존재했던, 살아있었던 포식자였음을 깨닫는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운이 좋아서였을까

샷건이 잘 맞았다.

그러나..

사방에서 공룡의 소리가 들려온다.

이제 총알은 없다.

그는 서둘러 도망치지만

절뚝거리는 그가 공룡을 따돌릴 수 있을리가 없다.

최후의 발악으로 그는 맨손으로 절벽이라도 기어오르려 하나

그의 등을 파고드는 공룡의 발톱이

마치 불에 달군 부지깽이가 몸을 파고들듯 강렬한 고통과 함께 그의 몸을 후벼파며

끌어내린다.


"살려줘!!!"

그러나 그의 침묵 소리는 누구도 듣지 못한다.

그는 개골창에 내동댕이쳐진다.


바로 옆에서 공룡의 뜨거운 숨결이 느껴진다.

'이렇게 죽는건가..'

어느덧 아픔도 모두 사라지고

대신 그의 복부가 갈라지고, 장기가 떨어져 나가는 그 기묘한 감각만이 마치 꿈결처럼 느껴진다.

점점 감겨오는 그의 핏기어린 눈이 마지막으로 본 것은

서서히 그의 머리통을 향해 다가오는 날선 송곳니 가득한 공룡의 아가리였다.


어둠.

그리고 우드득거리는 소리와 함께 마침내 정신은 아득히 저 너머로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