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 종족/쉴드 오브 바알 : 레비아탄

쉴드 오브 바알 : 레비아탄 -32 에이로스 공중전 -4- (쉴.오.바 1권 출처)

지게쿠스 2015. 2. 23. 23:15




하늘 짐승들의 사냥

벤터 알푸스의 후방에서, 3마리의 하이브 크론들이 정화조 파이프들 근처로 밀집되어 있던 카디안 병력들의 머리 위를 맴돌았습니다.

그 생명체들은 어느 순간 기습적으로 하강하였고,

괴수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산성침이 그들의 공습에 엄폐물들을 찾아 뛰어다니는 인간들 중 일부 불운한 자들을 덮쳐 그들의 살을 녹였습니다.

발키리 편대가 이들을 처리하기 위해 쫓아오자, 크론의 날개들 아래에서 촉수달린 공생체들이 모습을 드러내더니

마치 하늘로 몸을 날리는 뱀들마냥 그들을 향해 스스로를 투척했습니다.


그것들은 가히 원격 미사일들이였습니다.

이 생체 미사일들 다수는 발키리들의 묵직한 헤비 볼터 사격에 비행 도중 처리되었으나

모두는 아니였죠.

일부 촉수체들이 어느 운 없는 발키리의 선체에 달라붙는데 성공했고

곧이어 강력한 생체전기 폭발을 방출하여 비행중인 선체 전체를 전기로 휘감았습니다.

내부의 병사들은 이 강력한 전기의 장막 속에 검게 타서 가루가 되어버렸고

선체의 도색까지도 새까맣게 타버릴 정도의 그 강력한 전기는 발키리의 시스템 전체를 차단시켰습니다.

결국 통제를 잃은 발키리는 새까맣게 타버린 석탄으로 전락하여 운무의 나락으로 곤두박질쳤고

내부의 그나마 살아있는 인원들조차 겨우 몇 초 더 목숨을 연명했습니다.



젠스트는 이미 그들의 병력들을 배치시킨 빈 발키리들로 하여금 신속히 벤터 알푸스로 집결할 것을 명령했습니다.

놈들이 연합하기 전에 막아내지 못한다면 이번 전투에서 큰 피해를 입히게 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였지요.

그의 명령에 따라 에우로스 증기 컨베이어선의 연료 충전소에서 수비중이던 3개 편대들이 이탈하여

경계 및 수비 작전 대신 전투에 직접 참전하게 되었습니다.


이들과 함께, 젠스트의 발키리는 날개달린 괴수들의 휘몰아치는 폭풍 속에서 마치 사낭개마냥 날렵히 바람을 가르며 날고 있었습니다.

플랫폼으로 가는 도중 날개달린 짐승들 중 하나가 비행기의 전면부 유리창에 치여 금을 가게 만들었지만

지금은 그런건 아무래도 상관없었습니다.

공격의 때였으니 말이죠.


젠스트는 총무장된 두 편대의 발키리들이 추가로 공격대 옆에 따라붙는 것까지 확인하고

곧바로 공격 명령을 내렸습니다.

붉은빛 라스캐논의 광선들이 스포어로 누렇게 찌든 하늘을 가르며 플랫폼 주위에서 가드맨들을 괴롭히며 하늘을 유영하는 괴수들을 강타했습니다.

그 거대한 날개달린 타이라니드들 중 두마리가 직격타를 맞았고, 단말마와 함께 통제를 잃고 빙빙 돌며 추락했습니다.

그러나 와중에 발키리 '크리드스크롤'이 공격에 집중하고 있던 나머지

떠다니는 뮤콜리드 스포어들의 그물에 제대로 걸리고 말았지요.

그 부풀어오른 낭종들은 곧바로 묵직한 소리와 함께 폭발하였고

불운한 공습선의 날개들을 찢고 이어 핏빛 운무 속에 나머지 잔해도 산산조각냈습니다.


발키리 편대들은 플랫폼 주위를 선회 비행하였고

발키리들의 측면문 사수들은 다리를 버팀대에 단단히 고정하고

주변에서 들끓는 날라다니는 가고일 무리들을 향해 헤비 볼터 화망을 쏟아부었습니다.

언제나 자신의 여러 재능들을 선보이기 좋아하던, 젠스트의 통신장교 페록 또한 와중에

놀랍도록 정확한 솜씨로 가고일들의 무리 한가운데에 정확히 터지도록 설정한 데몰리션 차지를 던져넣어

수십의 괴물들을 적회빛 운무로 산화시켰지요. 

폭발의 충격파를 가볍게 극복해낸, 젠스트는 씩 웃으며

그의 조종석을 향해 직각에서 날아오던 하이브 크론을 제때 피하며 기체를 올렸습니다.


그들 주변에서 날개달린 짐승들은 연신 수없이 추락할 뿐이였고

이들이 만들어내는 뛰어난 공중 공습 아래 괴수들은 그저 파괴되어가기만 했습니다.

각 플랫폼들에서 정박중인 병사들은 저마다 최선을 다하여 라스건과 플라스마 화망을 쏟아내어 

공중의 수많은 괴물들을 격추시키고 놈들의 복부를 관통하여 녹였으며

플랫폼 바닥에 추락한 거대 괴수들의 시체들을 엄폐삼아 버텼습니다.

에우로스를 휩쓸던 괴물들이 가득하던 재집결지가 이제 상대적으로 다소 줄어들자

젠스트는 날개 경고등들을 작동시켜 방어 명령 주파수에서 공격 주파수로 바꾸었고

그의 발키리 편대들은 곧바로 신호를 접수했습니다.

이제 그들의 적들을 처리할 때가 왔으니, 본격적으로 도살이 개시될 때였습니다.


그때였습니다.

귀를 찢는 듯한 날카로운 소리와 함께 무언가 끔찍한, 백골색의 거대한 형체가 구름 사이로 모습을 드러내었습니다.

놈의 날개들은 하나 하나가 소대 병사들을 전부 가려버릴만큼 거대했고

놈이 벤터 알푸스를 향해 직하강하자 마치 천둥과 같은 파공음이 울려 퍼졌습니다.

놈의 습격에 주변에서 가고일들을 견제하던 발키리들이 서둘러 기체를 우회하려 하였으나

너무 늦은 후였습니다.

거대한 비행 괴수의 생체 대포들이 이미 방아쇠를 당긴 후였지요.

두개의 대포에서 이중으로 쏟아지는 맹렬한 백열 구체들의 탄막이 미처 놈의 공격을 피하지 못한 그 불운한 발키리들이 막 미사일 발사기들을 발사하려던 순간, 선체를 강타하였고

각 공습기들의 후미 부분은 완전히 녹아 사라졌습니다.

빙글빙글 돌며 저 아래 나락으로 추락하는 그 두 공습기들의 병사들은 회전력에 의해 바깥으로 던져지며 목숨을 잃었지요.


그 하얀 복부의 괴수는 순식간에 다음 발키리 편대의 중간으로 날아들어왔고

직후 그 거대한 아가리를 활짝 벌렸습니다.

이어서 놈은 그 긴 목을 기습적으로 팽창시켜 비길러의 조종석을 물어뜯었고

그 순간 젠스트가 신임하는 조종사 엔센은 으깨어진 조종석 유리창 조각들 사이에 피를 뿌리며 사망했습니다.




놈은 날개들을 다시 한번 거대하게 펄럭이며 하늘에서 몸을 세웠고

이어 조종사 잃은 발키리의 잔해를 덩어리째로 찢어내고는 좌편에 부유중인 거대한 플랫폼의 갑판 가운데서 방어중이던 카디안 병사들을 향해 그것을 투척했습니다.

벤터 알푸스를 향해 뜬금없이 날라들어와 미친듯이 갑판 위를 구르는 기체의 불붙은 잔해 덩어리에 일부 병사들이 불길에 휩싸였고

그들은 고통 속에 비명을 지르다가 인간 횃대가 되어 다른 어딘가로 사라졌습니다.


근처에서, 발키리 편대 하나가 놈을 향해 강하하여 날개 아래에서 헬스트라이크 미사일들을 쏟아내었습니다.

그러나 아주 간발의 차로 폭발 직전에 놈은 마치 돌덩어리마냥 몸을 아래로 떨어트렸고

이내 다시 날개를 펼치더니, 아래의 구름층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그 순간, 젠스트는 문득 드로스트가 그에게 당부했던 명령들을 떠올렸습니다.

그는 단지 바로 직면한 전투에만 집착하지 말고, 대신 전쟁 전체를 통솔하는 데에 집중하라고, 그에게 당부했었지요.

그러나 지금 이 순간, 그의 조종석 데이터슬레이트 화면들에는 그의 사망한 전우들의 전사 신호들이 수없이 붉게 켜져있었습니다.


그는 이를 갈며 놈을 추격하기 위해 발키리를 전속력으로 몰았습니다.

그리고 예상했겠지만, 이는 치명적인 실수였지요.


젠스트와 그의 발키리 병사들은 놈을 뒤쫓아 구름 속으로 사라졌으나

이후 다시는 돌아오지 못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