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 종족/쉴드 오브 바알 : 익스터미나투스
가장 어두운 분노
제1 보이드 돔의 폐허 바깥쪽에서 전투를 이어가고 있는 데스 컴퍼니 마린들은 현재 열세에 놓여 있는 상황이였습니다.
블러드 엔젤의 공습이 선사한 충격은 이제 끝났고,
공습이 성공적으로 완료되어 공성 괴수들의 물결 한가운데에 커다란 공백을 만들어놓았다고 해도
행성 내에 타이라니드들은 그보다 더 많이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온갖 형태의 거대한 괴수들이 수시로 쓰러져도, 수십의 괴수들이 황무지 수평선에서 모습을 드러내었고
그들은 전투의 소리와 진동, 피냄새를 감지하고 다른 폐허 돔들에서의 방랑을 끝내고 블러드 엔젤들을 향해 끝없이 다가가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조차도,
파편석과 전사한 검은 갑주의 형제들의 시신으로 처참히 급조한 바리케이트 뒤편에서, 최후에 최후로 살아남은 데스 컴퍼니 전투 형제들은 계속해서 싸움을 이어나갔습니다.
그들 중에서, 서젼트 베터루스라 알려진 형제가 특히 굳세게 적들에게 저항하며
근거리에서 적들을 볼터건으로 강타하고 있었죠.
그의 두 눈에 보이는 적들은 하이브 마인드의 생체공학 짐승들이 아니라,
대신 배반자 군단의 전쟁 기계들이였습니다.
그의 기억이 아닌 기억은 그가 서 있는 보이드 돔의 폐허조차도 테라의 황폐화된 전장으로 뒤바꾸어 놓았고,
그 위에서 베터루스는 인류의 운명을 걸고 싸우고 있었습니다.
그의 전투 형제들 또한 광기어린 것은 그와 별 차이 없었죠.
그들은 사지가 아작나고 뼈마디까지 으깨져서 가루가 된 상태에서도 미친듯이 싸웠습니다.
그러나 죽음만큼은 피할 수 없어서,
한명 한명씩 전사해가고 있었지요.
크락 수류탄들과 번쩍이는 파워 피스트들의 다굴에 의해 거대한 괴수들조차도 무너졌지만,
그 때마다 한명 혹은 두명 정도의 전투 형제가 괴물의 공격에 의해 분쇄되거나, 해체되거나 찢겨저 죽었습니다.
적들의 숫자는 매 분마다 늘어나는 듯 보였고 실제로도 그러했지만,
베터루스와 그의 형제들은 블러드 엔젤이였습니다.
생귀니우스의 아들들로써, 그들이 두려워하는 유일한 것은 패배에서 오는 치욕과 완수되지 못한 임무에 대한 죄값 뿐이였지요.
데스 컴퍼니가 전선을 사수하고 있을 때, 브라더 채플린 아로판은 마그노비타리움 통제 기계들을 찾기 위해 폐허 깊숙히 들어갔습니다.
그러나 파편들 사이에서 정확이 어느 지점에 자신이 있는지 분간하기도 힘들 뿐만 아니라,
타르타로스의 보이드 돔들이 담긴 지도 데이터들 또한 괴수들에 의해 완전히 돔들이 가루가 된 현 시점에서는 별 쓸모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아로판이 완수해야 될 임무는 간단명료했고,
설령 죽는다고 할지라도 그는 그 임무를 반드시 수행해낼 것이였습니다.
한편 저 위 궤도에서, 씨'탄의 조각은 마그노비타리움의 번쩍이는 거울들 내에서 대기 중에 있었습니다.
씨'탄의 몸에서 발산되는 힘은 마그노비타리움의 바닥에 부딛히며 탁탁거리는 소리와 함께 타오르고 있었고,
그의 네크로더미스 몸체는 매끄러운 바닥의 평면에 붙어 있었습니다.
현재 '불타는 존재'는 마그노비타리움의 조금씩 추락중이던 궤도 경로를 정확히 수정했고,
거기에 더하여 이 강력한 기계를 그가 지닌 신적인 힘의 일부를 사용하여 강화시켜 놓은 상태였지요.
그러나 씨'탄의 조각은 한때 위대했던 신적 존재의 일부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씨'탄의 조각은 주인의 명들을 충실히 수행할 수도, 마그노비타리움이 작동되었을 때
마그노비타리움에 자신의 힘을 추가로 토해낼 수도 있었으나,
마그노비타리움의 안전 장치들을 해제하거나, 혹은 광선 발산 프로토콜들을 임의대로 수정하는 것만큼은 절대 불가능했습니다.
그러한 일들은 신의 조각에게 허용된 판단 능력을 벗어나는 것이였죠.
씨'탄의 조각은 우주를 여행할 수도, 승리의 큰 요소중에 하나가 될 수도 있었으나
혼자서는 승리를 거머쥘 수 없는 존재였습니다.
그 시각 보이드 돔의 폐허 중심부에서, 채플린 아로판은 네크론이 만들었다던 마그노비타리움의 통제 기둥을 찾아다니고 있었습니다.
수많은 생명들의 무게가 그의 두 어깨 위에 메달려 있었으나,
수백년에 걸친 정신 감응과 한계없는 신앙이 그 부담감과 멘탈 붕괴를 억눌러주고 있었죠.
채플린은 그의 임무를 반드시 완수할 것이였습니다.
설령 어떤 대가를 치루더라도 말이죠..
현재 베터루스와 그의 형제들은 최후의 순간을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서젼트의 볼터는 모두 소진되었고,
그는 가까이 접근해오는 괴물들에게 그것을 마치 몽둥이처럼 휘두르며 싸우고 있었죠.
순간 베터루스는 측면에서 날아온 집게발을 보지 못했고,
상처에서 쏟아지는 뜨거운 피분수만이 그에게 지금 막 자신이 공격당했고, 치명상을 입었음을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그의 몸에서 힘이 빠져나가기 시작했습니다.
허나 그는 있는 힘을 다하여 투쟁을 이어나갔습니다.
그의 눈앞에 펼쳐진, 황제에게 등을 돌린 반역자들을 연진 저주하며 말이죠.
그 순간, 상상조차 하지 못한 광경이 눈 앞에 펼쳐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