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상투스 리치 - 레드 와!

상투스 리치 vol.1 -내리는 천둥- [2]

지게쿠스 2015. 11. 28. 21:41




내려오는 천둥

와! 그럭의 기세 아래 상투스 리치의 행성들이 하나둘씩 무너져내리자

알라릭 프라임 행성은 긴장과 공포 속에 서둘러 전쟁 준비를 실시하기 시작했습니다.

근방의 카디아 출신의 함대와 프로제니움 행성인 에디피쿠스에서 물량과 병력들을 지원받은

알라릭 프라임 행성은 다가오는 침략에 맞서 행성 전체가 요새화되었으나,

행성의 실질적 지배자들인 고대 가문들의 근심은 사라지질 않았습니다..


거대한 그린스킨 무리들의 첫번째 위협은 행성의 봄이 시작되던 시기인 443998.M41 년도 경이였습니다.

하우스 케스트렌 가문의 두 아스트로패스들이 어떤 짙은 그림자를 감지한 것이였죠.

두 쌍둥이 아스트로패스들은 별안간 경련과 함께 끔찍한 악몽에 휩싸이더니

바닥에 녹빛의 엑토플라즘을 토해내었습니다.

그러더니 갑자기 맨발로 케스트렌 성의 벽마다 촛대로 장식된 복도를 미친듯이 뛰어다니더니

군주 굴모트의 침실에 들이닥치고는 헛소리에 가까운 말들을 마구 지껄여댔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말은 모두 똑같았습니다.

수백만의 짐승들이 하나의 거대한 포효성 아래 뭉치리라는 예언이였죠.

이내 경련은 더욱 심해지더니, 그 둘은 열병에 휩싸여 쓰러졌습니다.


그래도 현명한 편이였던 굴모트 케스트렌은 그들의 예언을 심각하게 받아들였습니다.

제국의 모든 군주들이 그러하듯이, 그 또한 대규모 외계인 침략이 다가온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공포심에 휩싸이기 시작했죠.

케스트렌 가문의 모든 아스트로패스들이 동원되어 다가오는 오크 침략을 감지하는 작업에 착수했고

그리하여 드러난 오크 침략의 실체는 단순히 한무더기의 오크 정도가 아닌,

거대한 와! 전체가 행성 방향으로 쏟아지고 있는 것이였습니다.


그날 밤, 굴모트는 행성의 모든 명망높은 기사 가문들에게 해골 서비터 서신들을 보냈습니다.

얼마 안가, 각 해골 메신져들은 각 기사 가문들에게 수신받아 전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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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라릭 프라임

알라릭 프라임 행성은 다른 기사 행성들과 마찬가지로 전통과 규율로 통치되는 행성이지만,

다른 행성들보다도 특히 이 행성은 입법부가 개판이라 법을 마구잡이로 찍어내기로 유명합니다.

게다가 알라릭 프라임의 어느 법도 폐지되거나 수정된 적이 없지요.

덕분에 머저리같은 법도 많은데,

이를테면 낮에 하품하면 그것은 불법 행위이며, 귀족이 근처에서 말하고 있으면 평민은 떠드는 것이 금지되며

심지어 밤 중에 하늘을 보면 그것도 불법입니다.

너무나도 많고 쓸데없는 규제들이 많아 사실상 행성 인구의 2/3이 투옥되거나 

각 기사 가문에 소속된 광신적인 저스티카들에 의해 추방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알라릭 프라임 지표의 대부분은 바다보다 진한 끈적이는 유황성 용액으로 가득합니다.

행성의 주 대륙은 신성한 제도로 알려진 섬이며, 그 주변의 섬들은 기사 가문들이 나눠 가지고 있습니다.

그 섬들은 사실상 감옥이나 다름 없는 평민들과 평민 죄수들의 거주지역들로 사용되고 있지요.

법이 워낙 개판이라 투옥된 자들 중 소수만이 진짜로 악인으로 잡혀 투옥된 것이며,

악인들은 역으로 법이 개판이라는 점을 잘 활용하여 이 행성에서 잘 살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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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가진 방패

알라릭 행성의 기사 가문들은 오랬동안 서로 단절된 채로 살아왔습니다.

귀족 가문들 다수가 서로간 뿌리 깊은 불화를 지니고 있었고,

거기에 추가로 오랜 세월의 공격적인 전통과 끊임없는 내전들이 이어지자

알라릭 프라임은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고로, 굴모트 케스트렌의 긴급 메세지가 각 가문의 대표들에게 분명히 전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거의 대부분의 경쟁 기사 가문들은 그의 메세지를 놀리려는 수작이거나 혹은 불명예스러운 계략으로 생각하고 무시하거나 조롱했습니다.

그들은 이번 메세지에 낚인 가문들이 방어에 집중하는 동안 케스트렌 가문이 자신들의 힘을 키우려 할 것이라고 어림짐작했죠.


다만 데갈리오스 가문의 군주 네루만은 예외였습니다.

한때 나이트 슈트에 탑승하여 '스퀘어의 순교' 행성에서 오크 해적들과 전투를 치루었던 적이 있었던 

이 연륜있는 전사는 그린 스킨 위협이 실제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습니다.

;실제로 옵시디언 글레이브즈 챕터조차도 그들을 감당하지 못했고,

거기다 굴모트의 해골 프로브가 메세지를 가져오기 2시간 전쯤에 휘하의 아스트로패스가 굴모트의 경우와 비슷하게 발작하며 비명을 질렀던 것이 불연듯 떠오르자

거대한 침략에 대한 메세지는 그의 머리속에서 점점 사실화되어갔습니다.


그 다음날 새벽, 네루는 성의 내실로 휘하 기사들 중 가장 신임할만한 기사들을 불러 모았습니다.

열띈 토론 끝에 네루는 그나마 기회가 있을 때 신성한 산맥의 봉인된 문을 열고, 내부의 고대 기술력을 사용하여 도움을 요청할 것을 그들에게 제안했습니다.


그러나 기사들에게 있어 그것은 사실상 신성모독이나 다름없었습니다.

그들은 신성한 산맥에는 기사 가문이 창립되었을 시기의 고대 유물들이 보관된 신성한 곳이며,

문에는 강력한 저주가 깃들어 있다는 이유를 들어 제안을 철회할 것을 간곡히 요청하였습니다.

당연히 누구라도 확실치 않은 가능성에 위험 요소를 부담하고 싶지는 않을 것이였죠.


그러나 네루는 오히려 이번이 마지막 기회임을 강력히 피력했습니다.

이미 징조는 나타나고 있다며 그는 각 가문들의 아스트로패스들이 흥분에 휩싸여

자신의 피부를 마구 긁으며 곧 다가올 거대한 녹빛의 폭풍을 예언하고 있다는 보고서들을 그들에게 보여주며

기사 가문들만으로는 절대 모든 오크들을 감당할 수 없으며,

설령 행성 전체의 모든 인구가 한 군대로 통일된다 할지라도 시간만 버는것에 지나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살아남기 위해서 신성한 산맥의 발트문을 개방하거나,

아니면 오크 침략에 행성과 함께 다 타죽거나

두가지 선택만이 남아있다고 그는 열변을 토했죠.


기사들은 잠시 침묵을 지켰습니다.

상황이 이럴지언정 엄격한 규율과 법도 속에 자란 기사들은 결코 신성한 땅의 법을 어기고 싶어하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네루 휘하의 기사들 중 기사왕, 화염검 우서와 네루를 지키는 방패, 흑방패 시레 제드릭 이 두명만이 그의 길을 따르기로 결정했습니다.


답답함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데갈리오스 가문의 군주는 내실을 박차고 일어나

찬가의 방으로 향했습니다.

그곳에는 그 전용의 메카니쿰 왕좌와 함께 개인 기사 슈트, 화이트 워든의 통제 기기들이 준비되어 있었죠.

고대의 기계는 그의 손에 따라 동력이 주입되기 시작했고,

전투 프로토콜들이 삽입되며 케스트렌 성으로 여정을 떠날 준비가 완료되었습니다.


하루 꼬박 소모하여 네루 데갈리오와 그의 귀족 수행원들은 굴모트가 마련한 회담실에 발을 들였습니다.

비록 모든 가신들이 반대했지만 굴모트 또한 그가 무언가 해코지를 하려고 자신을 찾아온 것이 아니라는 것에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그의 아스트로패스들은 현재 어떤 오코이드 에너지가 만들어낸 정신적 충격파에 의해 가용 불가능한 상태였고,

그 또한 신성한 산맥 심장부에 위치한 고대 제국 유적에 안치된 통신용 유산들에 대해서 들어본 바 있었던지라 그를 적극 돕기로 결정했습니다.


그 다음날, 네루 데갈리오가 조종하는 임페리얼 나이트 '화이트 워든' 위로 태양이 뜨기 시작할 때쯤

그는 수행원들에게 신성한 산맥의 거대한 아다만티움 철문들을 녹여버릴 것을 지시했습니다.

산맥의 깊숙한 유적 내부에서, 케스트렌 가문과 데갈리오 가문의 귀족들은 살과 금속의 차이에 교량을 이은 어떤 고대의 금지된 기술 결정체를 찾아내었습니다.

그것은 바싹 마른 아스트로패스로써, 마치 파리처럼 호박 속에 안치되어 메달린 상태에서 동면 장막 아래 보관되고 있었고,

그 머리는 보통 인간의 3배에 가까웠습니다.


네루 데갈리오는 주저없이 동면장을 해제시켰습니다.

잠에서 깨어난 아스트로패스의 싸이킥 비명음이 어둠 속을 가득 채웠고,

그 비명소리는 기사들조차 흠칫거리며 멈출 정도였으나

비명소리에 담긴 에너지는 강력하고 강력하여 저 멀리 하늘넘어 우주까지 날아가는데 성공했습니다.

싸이커는 이후 즉시 사망해버렸고,

그가 안치되어 있었던 요람에 장착된 먼지 쌓인 연산기 화면 위에는

우주로 비명과 함께 날려진 구조 요청이 출력되고 있었습니다.

이제 할 것은 다했습니다.

기사들로써는 기다리는 것만이 다였지요.



"선택권은 두가지 뿐이다. 당장 움직이거나, 여기에 앉아 그대로 썩어 문드러지다가

오크 짐승의 아가리들이 목까지 다가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다.

데갈리오 가문은 행동하기를 택하겠다!

알라릭의 자손들이여, 동맹을 모아라!

그 어떤 전쟁보다도 거대한 전쟁이 이제 다가오고 있으니." 

-군주 네루 데갈리오 



ps. 출처 상투스 리치 vol1.

멋있기만 할줄 알았는데, 나름 병폐가 있네요 임페리얼 나이트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