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로스, 불탄 기사의 이야기
훗날 불탄 기사라 알려지게 될 방랑 기사의 이야기는 레드 와!와 함께 시작되었다 봐도 무방합니다.
그럭과 그의 외계인 군세가 당도하기 겨우 몇 달 전에 그의 가문을 떠났던 디로스는 이제는 모든 것이 낯설어져버린 행성 내에서 여전히 자신이 가야 될 길을 찾아 헤메고 있었습니다.
그의 형이 다른 누구도 아닌 자신의 아버지의 손에 죽임당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그는 모든 길을 잃고 가문까지 저버렸습니다.
그날 이후로 가문을 떠나, 기사라는 계급까지도 버리고 밤낮으로 알라릭 행성을 방랑하던 그가 지닌 것이라곤
오직 기사 슈트와 홀로 목적없이 나아가는 자기 자신 뿐이였지요.
다마토이 용암강 속에 자신의 예전 모든 것이였던 카마타 가문의 상징을 모두 태워버린 디로스는 그의 아비의 두 손 아래 형에게 저질러진 끔찍한 죄악을 속죄하기 위해 그의 세상에서 가장 깊숙한 오지들로 향했습니다.
그리고 레드 와!가 그에게 속죄의 기회를 주었지요.
침략의 대혼돈 속에서 마침내 제 갈길을 깨달은 기사는 피의 속죄를 위해 신성한 산맥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그 나이대에서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노련하고 뛰어난 투사였던 디로스는 산맥을 가득 메운 오크 군세들을 헤쳐나가며 수백의 그린스킨 무리들을 처단하는 위업을 세웠습니다.
또한 그는 다른 기사들의 무리 속에서 싸우기를 거부하고, 대신 후방의 오크 무리들이나 오크 포병대들을 척살하였으며
때로는 불운한 카디안 가드맨들 사이에 모습을 드러내어 그들을 구제해주기도 하였죠.
오크 웨건들을 습격하여 폐물들로 만들어버리고
리퍼 체인소드로 수많은 오크들을 갈아버리며
연기와 화염 속에서 그의 모습은 흐릿하게나마 당당히 드러났습니다.
그리하여 얼마 되지 않아 불탄 기사의 전설이 특히 임페리얼 가드 보병들을 중심으로 빠르게 퍼져가기 시작했습니다.
오크의 군세들에 포위된 가드맨들과 사령관들은 모두 그의 출현을 간절히 기원하게 되었으며,
가장 절박할 때면 언제나 지평선 너머를 바라보며 그의 기사를 찾기 위해 노력했지요.
그러나, 그가 불운한 가드맨들을 위해 싸운 것이 사실이기는 했지만 그것만이 온전한 이유는 아니였습니다.
그는 그의 행성을 해방시키기 위해, 외계인들을 징벌하기 위해,
그리고 그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싸웠습니다.
그리고 복수를 위해서도요.
그 누구도 몰랐겠지만, 디로스의 형 티라스가
기사 슈트의 메카니쿰 왕좌 위에서 무참히 도살당했을 때, 그의 원혼어린 정신 일부는 기사 슈트의 본체에 깃들었습니다.
그 일부가 디로스에게 그의 아비가 저지른 치명적인 배신에 대한 진실을 알려주었으며,
그의 가문이 숨기고 있었던 광기와
가문의 군주 히람이 저지른 온갖 죄악들에 대해 깨닫게 해 주었죠.
단지 몇 글자의 문장들로는 디로스에게 진실을 설파하지 못했을지 모르나,
옥좌를 통해 그의 억울하게 죽은 형제가 진심으로 토해낸 영혼의 전언을 통해 디로스는
제 아비의 광기와 죄악을 진정으로 깨닫게 되었고, 그리하여 이 젊고 유망했던 기사의 운명이 모두 뒤바뀌게 된 것이였습니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 신성한 산에서의 그럭과의 마지막 혈전에서 디로스는 복수를 성사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그는 히람의 기사가 하늘에서 추락한 다카젯에 의해 그대로 깔린 것을 목격했죠.
제국군을 도와 가장 선봉에서 싸우고 있었던 디로스는 그의 아비와 다카젯이 충돌하는 것을 목격하였고 곧바로 그를 향해 내달렸습니다.
히람은 그의 앞에 나타난 기사가 그를 돕기 위해 등장한 것이라고 처음엔 생각했지만,
그것이 디로스의 기사임을 인지하게 되었고
기사 슈트에 그려진 반쯤 그슬린 인장을 확인하게 되자 그의 광기어린 정신으로도
자신의 최후가 바로 앞에 있음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자신의 테르멀 캐논을 아비의 기사 슈트 캐노피 부분을 향해 겨눈 디로스는 분노를 토해내며
아비에 대한 증오를 영영 씻어버렸지요.
기사의 마지막 금속 펄스가 흘러나오며
아비의 죄도 영원히 사라졌습니다.
수십의 다른 기사들이 디로스가 그의 아비 기사에게 저지른 죄를 목격하였으나,
그가 다시 전장을 향해 나서자 그 누구도 그의 앞 길을 막아서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그가 아비에게 치루게 한 속죄를 인정하고 그 권리를 존중하였지요.
'비록 우리가 기사 슈트 안에서는 만인을 내려다볼지언정, 그렇다고 만인이 지켜야 할 양심에서 초월한 것은 아니다.
내 눈에 띈 죄악어린 폭군들은 반드시 본인이 결백함을 인정해야 될 것이다.
그렇지 아니한다면 내 숨쉬는 한 그자는 반드시 폭압에 대한 죄값을 치루게 될 것이며,
외계인 침입자던, 저주받을 반역자든 고귀한 범죄자던 내 검은 상대를 가리지 않을 것이다.'
-방랑기사 딜로스, 아비를 처단하고 카마타 가문의 나머지 기사들에게-
ps. 탈속세하여 정의를 찾아 나선 류의 스토리네요.
뒷배경치곤 괜찮은듯.
특히 마지막 말은 헛소리가 난무하는 40K치고는 보기 드물게 멋진 말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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