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상투스 리치 - 레드 와!

레드 와! : 상투스 리치 vol.1 : 신뢰의 도약 [30]

지게쿠스 2016. 2. 2. 02:24

 

 

신뢰의 도약-

긴급 회의 종료 후 몇시간 뒤에, 휘슬록의 템페스터 발키리들이 야음을 틈타 산맥 지점에서부터 평원을 가로지르기 시작했습니다.

템페스터 프라임 본인은 선두 발키리의 측면 도하문에 바짝 몸을 기대고 숨죽인채 기다리고 있었지요.

그의 기체와 함께 어둠 속에서 사실상 잘 보이지 않는 상태였지만, 두 명의 다른 발키리들도 어렴풋이나마 보였습니다.

그 안에서 시선을 전방으로 돌리자 지평선 자락에서 번쩍이는 거대한 오크 폐함과

밤하늘을 가르며 궤도까지 뻗은 녹빛 광선이 점점 가까워지는게 보였습니다.

시선을 다시 전방으로 돌린, 그는 조종석의 경고등 아래 살짝씩 빛나는 그의 다른 용사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죠.

그는 손을 턱에 가져다 댄 다음, 소형 버튼을 누르며 음성 수신기를 작동시켜 3대의 발키리에 탑승한 전 인원에게 전파했습니다.

 

'5분 뒤 목표점 도달 예상. 세컨두스 분대와 터티우스 분대는 도달 즉시 준비 후 방어막이 사라질 때까지 대기할 것.

우리는 이번 한 방에 끝낼 것이다.

프라이무스 분대는 나와 함께 가장 먼저 강하한다.

강습 전에 중력 슈트를 미리 확인하고 보고하라.'

 

발키리들이 오크 포스 필드 근처에 도달하자

휘슬록의 발키리만이 따로 비행 편대에서 이탈하여 거대한 방어막 구의 보이지 않는 틈을 향해 상승하기 시작했습니다.

트랙터 캐논 광선포 주변에 일종의 균열 틈이 있으리라는 건 충분히 그럴싸한 이론이였으나

그래봐야 분명 계산된 위험이였습니다.

허나 그런 종류의 위험천만한 이론들과 도전들이,

바로 휘슬록이 지금껏 쌓아온 업적들이였습니다.

 

사방이 어둠 속에 잠겨 있었지만 휘슬록의 도약은 조금의 주저함도 담겨있지 않았습니다.

스스로를 아래의 어마어마한 규모의 포스 필드막을 향하여 날린, 템페스터 프라임은 바람에 몸을 맡기며

몸을 기울여 하늘 높이 뻗어나가고 있는 강렬하고 거대한 녹색 광선을 향해 날아갔습니다.

과연 녹색 광선과 포스 필드막이 서로 겹치는 지점에는 주변에 작은 원 형태의 균열이 보이고 있었으나, 그 순간까지도 그는 어쩌면 이 오크들이 이 방어막에 생긴 균열조차도 예상하고 있지는 않을까하고 내심 걱정했습니다.

그러나 그런 걱정을 한 순간 이미 그는 균열을 통과하고 있었고,

다음 차례에 그는 자신이 멀쩡하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의 뒤쪽으로 다른 사이온들이 자유 낙하식으로 뒤따라 강하하고 있었고,

그들은 이미 단단히 무장한 상태였습니다.

그들 또한 안전히, 상처 하나 없이 통과하는데 성공했죠.

 

아니, 그런 줄 알았습니다.

그들 중 오로스트 용사가 기류에 그만 트랙터 광선 근처에 너무 근접해버렸고,

광선이 발산하는 보이지 않는 힘에 그는 마치 도마뱀의 혀가 벌래에게 낚이듯 허공에서 붙잡혀 천천히 끌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찰나의 순간 후, 그는 다른 용사들의 눈 앞에서

비명과 함께 순식간에 광선 쪽으로 잡아끌려져

그대로 증발해 버렸습니다.

 

참으로 비극적이였지만,

그의 중력 슈트가 이미 경고음을 발산하고 있었기에 애도할 시간 따윈 없었습니다.

그리고 몇초 후에 그의 부츠는 지면을 강타했고

다른 용사들도 그의 뒤를 이어 강하에 성공하며 곧바로 경계 대형을 이루며 다음 작전을 준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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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기 '다 모크의 발톱'이 왔응께 봐불소,'

집결한 배드문 오크들을 내려다보며 모그락이 목청을 높혔다.

 

'요게 휴미넘들 숨은 산을 박살내부릴겨!'

 

빅 멬은 그의 거대한 트랙터 카논의 조작 패널을 열어 온갖 이상한 스위치들을 누르고 레버들을 거침없이 당기며 오크 폭도들의 호응을 유도했다.

마침내 기계가 작동하며 기괴한 엔진들이 요란스러운 진동과 함께 동력을 얻기 시작했고,

케이블들이 대포의 발톱 부분을 올리기 시작할 때쯤 발톱 부분에서는 녹빛의 에너지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모그락의 옆에 선 그의 동료이자 부하인 다고그와 그래버는 두 눈을 크게 뜬 채로

모그락의 쓰래기 엔진이 작동하는 것을 집중하며 보았다.

 

'그 담은 뭐시여?' 그래버가 머리를 긁으며 물었다.

 

이에 모그락은 말 없이 하늘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두 오크들은 눈을 최대한 가늘게 떠서 집중하였고, 그러자 하늘을 가로지르는 조그맣고 하얀 반점을 어렴풋이 발견하는데 성공했다.

자신의 인공 의안을 조절한 다고그는 그것이 무엇인지 보기 위해 더 확대했고,

그 반점이 휴미들이 '얼어붙은 유성'이라 부르는 운석이라는 것과

그 표면이 진짜로 얼음과 돌들로 이루어진 성운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 까지 발견했다.

그리고 그가 유성에 집중하는 순간에도,

발톱 부분에서 출력된 빛나는 녹빛 광선은

하늘을 가로질러 궤도까지 올라가고 있었고

얼마 안가 그의 눈 안에서 유성을 휘감았다.

그리고 다고그는 비록 느리지만 운석이 점차 커져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매 순간마다, 모그락의 발톱에서 나온 광선은 운석을 알라릭 프라임 가까이로 끌고 오는 것이 확실했다.

 

'그리서 으띃게 휴미들을 처죽일껴?'

 

모그락이 답하였다.

 

'글씨다..내는 일단 산에 하나 떨궈불고,

담엔 휴미넘덜이 우리에게 처들어오믄 그때 전장에 하나 딱 떨궈불라고,

방어막 바깥에 있는 눰들은 다 뒤지것지 않것서?

그러면 끝이제.' 빅멬이 그의 장비 벨트를 조이며 이어서 말했다.

 

'글구 난 좀 가서 줨 더 생각해불께 있으니께,

암도 나랑 발톱 근처로도 오지 못하게둘 좀 해줘.

아님 너눰을 산채로 기름에 튀겨부릴껴!'

 

천상을 향해 쏘아진 녹빛 광선에 붙잡힌 유성이 흐릿하 게빛나는 것을 멍청하게 쳐다보며

다고그가 무성의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인공 의안을 잘 재조정한 다고그는 유성이 확실히 자신들을 향해 끌려오고 있음을 확인했다.

 

'으따 잘 알았다!..

근디 이게 뭐하는긴지 다시 말해줄래 다고그?'

 

그래버가 평소보다 더 멍청한 모습으로 되물었다.

 

'알았다.'

다고그가 잠시 머리를 굴리다가 입을 열었다.

'니가 그롯눰들 잡을때 생각해벼, 잡는 막대로 가져다가 고냥 딱 잡아다가 끌고 오제?'

 

'그렇제?.' 그래버가 확실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잡는 막대는 어느새 핵심을 요약하듯 바닥을 그리고 있었다.

 

'잘 이해했그먼 친구야!,' 다고그가 즐겁게 미소지으며 답했다.

 

'댜충 그런거지. 근디 다만 우린 달을 잡은겨'

 

ps. 유쾌한 오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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