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상투스 리치 - 늑대의 시간

레드 와! : 상투스 리치 vol.2 : 위기에서 구원받다 -3-

지게쿠스 2016. 3. 6.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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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서 구원받다
스페이스 울브 측의 번개와 같은 공격 앞에 그린스킨 무리들은 크게 휘청거렸으나,
아직 소리지르며 덤벼들 여력은 충분했습니다.
이제, 전투가 어느정도 균형에 맞게 되자 
신성한 산맥의 요새문들은 다시 적들을 맞이할 준비를 차리기 시작했습니다.

총사령관 스테인은 일전에 두 초중전차에게 알라릭 요새의 대성문을 지킬 것을 지시한 바 있었습니다.
그의 명령에 따라 초중전차 베인블레이드 '강철의 이튼'과 그의 누이 전차, 쉐도우소드 '강철 거인'과 그 전차병들은 명예와 엄격한 규율 아래 오크들을 상대하였으나,
불행히도 강철의 이튼은 운석이 추락하기 직전 중무장된 헤비 아머드 오크들이 달려들어 파워 피스트들로 회생 불가능한 깊은 상처를 내버린 상태였죠.
강철 거인의 지휘관, 젠슨 폴트저르는 그의 전차가 바로 다음 타겟이 될까 두려웠습니다.
고로 문 앞의 도개교 가운데를 향해 전진할 것을 지시했고,
그의 전차와 적들 사이에 거리를 크게 벌렸습니다.
그때 운석이 하늘에서 떨어졌고, 모든 것은 눈부신 빛과 우뢰와 같은 폭발음 속에 사라졌지요.

얼마쯤 지났을까, 폴트저르는 뒤집혀서 요동치는 차체 내에서 다시 정신을 차렸습니다.
숨을 가쁘게 내쉬었지만 짙고 메케한 매연 속에서 헛구역질만 나올 뿐이였지요.
기침을 토해내며, 지휘관은 지지직거리는 와이어선들과 무너진 부품들을 이리저리 치우며 위로 올라갔습니다.
포탑 사수의 죽은 시체를 보고 화들짝 놀랐으나, 곧이어 그 시체까지 옆으로 치우고는 포탑 맨 위의 해치 뚜껑을 여는데 성공하자
신선한 공기가 푹 빠져버린 전차 내부로 느껴졌습니다.
폴트저르는 마치 잘 묵은 아마삭*처럼 그 공기를 들이마시고는,
그의 눈에 잔뜩 묻은 피와 기름들을 닦기 위해 손을 문질렀습니다.
그의 얼굴이 깨끗해지자, 비로소 명예로운 전차 '거인'이,
수많은 전투에서의 베테랑이 치명타를 입었다는 것을 깨달았지요.
그러나 폴트저르의 눈은 자신이 어떤 곤경에 처했는가를 깨닫고는 더 큰 경악에 빠진 상태였습니다.
(* 워해머 40k에서 유명한 술)

유성이 지면을 강타했을 때, 신성한 산맥 상당 부분이 붕괴되어 무너져 내렸고
아래의 공격자들과 방어자들 모두에게 큰 피해를 입혔습니다.
와중에 그나마 운이 좋았던 것은 거대 착륙선만한 돌덩어리 하나가 진짜 간발의 차로 '강철 거인'의 옆을 스쳐 지나갔다는 것이였으나,
정말 불운한 것은 돌덩어리가 도개교 앞부분을 모조리 으깨먹었다는 것이였습니다.
이제 거인은 동력도 없이 반이 날라가버린 도개교 한가운데에 덩그러니 놓여져 있는 상태였습니다.
그나마도 위태위태하여 도개교 끝자락에 위치한 덕에
누가 뒤에서 밀면 아래의 끓어오르는 해자강 물 속에 처박힐 것이 분명했죠.
폴트저르는 어떻게든 현기증을 극복해보려 하는 그 순간에도,
도개교의 상부층에서 무언가 갈라지는 소리가 들려오고, 수백톤의 전차를 지탱하기 위해 도개교의 케이블들이 압력에 위태로운 소리를 내고 있었습니다.
그는 도개교의 락크리트 표면에 위험천만한 속도로 균열이 나기 시작하는 것을 긴장 속에 지켜보았습니다.

강력한 운석의 폭발은 아머드 오크 무리들도 마치 장난감처럼 쓸어내어 버렸습니다.
대부분의 오크들은 다리 위에서 그대로 아래로 추락해 버렸죠.
그러나 아직 나머지 오크들이 요새 주변의 문들을 중심으로 이곳 저곳에 살아남아 있었고,
비록 바싹 엎드려 죽은 듯이 보였으나 아직 잿가루들이 이리저리 펄럭이고 있었습니다.
아래의 오크들이 제정신을 차릴 때쯤 되자 하나 둘씩, 놈들도 발을 부축하며 일어서기 시작했고
오크식 장갑 슈트의 서보들도 다시 가동되며 이리 저리 스파크를 튀어냈습니다.
그 중 몇몇 오크가, 운 없게도 '강철 거인'을 발견했고,
폴트저르의 불안한 예감 그대로 한 오크가 그와 그의 전차를 가리키며 소리를 질렀습니다.
그러자 오크들이 떼를 지어, 톱과 파워 피스트를 두들기며 
이제 옴싹달싹 못하게 된 그와 그의 전차를 향해 다가가기 시작했습니다.
기세등등한 흉악한 오크들은 도개교 시작 부분까지 도달했고,
어디에서 검은 매연을 뿜는 워커들까지 동원하여 그를 향해 접근하고 있었습니다.
다리 이곳 저곳이 불안정한 상태였기에 다리 위에서는 속도가 조금 느려졌지만,
오크들은 안전 확인을 위해 귀찮은 동료들을 떠밀어가며 어찌되었건 꾸준히 접근하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요새의 성문들을 죄 따버리기 전에 화풀이 겸 연습겸 폴트저르의 탱크과 그의 목을 따버릴 생각으로 눈을 번뜩이고 있었지요.
이제 옴싹달싹할 수 없게 된 데다가 전차는 동력도 없는 상태에서
젠스 폴트저르는 다 포기했다는 듯이 팔을 옆으로 흔들며 곧 찾아올 죽음을 기다렸습니다.

'이봐, 올라프. 저 아래에 쉐도우소드 보이나? 그래, 저거 말여! 
으이구 답답해라. 저거 말고 다른 쉐도우소드들도 보이나 답답아?
삼중 총열의 금서리 스토트께서 이 몸과 스카드에게 말씀하시길 저 못생긴 트롤 같은 전차 놈이 세계 늑대의 아가리 속에 번지하기 전에 다시 다리 위로 올려놓을 수 있을거라 하신다!'
-거나 레드해머, 로간 그림나르의 울프가드

그 순간 맹렬한 엔진 소리가 하늘을 뒤덮었고,
뒤이어 묵직한 폭음이 이어졌습니다.
육중한 무게의 전차조차도 요동칠 정도로 거대한 3기의 펜리시안 건쉽들이 모습을 드러낸 순간이였습니다.
그들의 무기가 불길을 토해내자 쏟아진 죽음의 폭풍은 도개교 위의 오크들을 일순에 쓸어넘겼으며,
늑대의 울부짖음과 같은 시린 백열의 광선들은 쿵쾅거리며 걸어오던 그린스킨 워커들을 단 한방에 관통해 무너트렸습니다.
오크들이 반격을 가했으나 그들의 공격은 기체의 장갑 아래 헛되히 팅겨나갈 뿐이였죠.
조잡한 로켓들이 쏟아졌으나 늑대의 건쉽들은 기습적인 하강으로 그것들을 모조리 피해냈으며,
그 덕에 잠깐 생긴 기류가 만들어낸 먼지 폭풍에 폴트저르의 시야가 잠깐 가려졌습니다.
먼지 구름 속에서 이리저리 광선들이 쏘아지는게 얼핏 보이다가,
갑자기 두 쌍의 나머지 회청색 건쉽들이 그의 머리에 닿을락 말락한 지점에 모습을 드러냈죠.
건쉽의 어썰트 램들이 일제히 열리더니 오크들보다도 거대한, 육중한 장갑을 입은 초인 전사들이 조금의 주저 없이 그대로 다리 위로 몸을 내던졌고
그들이 착지할 때마다 지면이 크게 울릴 정도였습니다.
가장 먼저 내려와 그들을 이끄는 자는 그도 잘 아는, 아니 제국 전체가 이름을 알 위대한 전설 그 자체인 자였습니다.
수많은 전장에 투입된 폴트저르조차도 그저 석상들과, 홀로그램 성당들과 하이브 시티의 프로파간다 선전용 플라이어들에서만 얼핏 본 전설적인 인물.
그런 전설적인 인물이 지금 이 순간 마치 신들과 같이 보이는 울프 가드의 터미네이터 전사들 한 가운데에서,
마치 절대 부셔지지 않을 듯한 방패와 같이 폴트저르의 전차를 둘러싸며 
전기톱 달린 파워 피스트로 무장한 오크들을 가로막고 있었습니다.
그는 바로 로간 그림나르였습니다.
로간 그림나르가 전장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였습니다.

'마치 황제의 시선이 제 간절한 구원 요청을 들어준 것과 같았다고할까?
나와 발딘, 모스까지 말이야.
물론 당시에는 그 충돌에서 걔들까지 살아남았을 거란 생각은 하지 못했지만.
어쨌거나 내가 확실하게 말해줄 수 있는 건, 로간 그림나르와 그의 초인 전사들이 그날 내 목숨을 구해줬다는 거다.
나와 거인의 목숨을 말이야.
그들은 내가 이때껏 보아온 영웅들 중에서도 가장 존귀하며 사심 없는 존경스러운 영웅들이야.
앞으로도!'
-젠스 폴트저르, 강철 거인의 지휘관

장갑을 두른 오크들은 그들 앞에서도 멈추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전기톱들을 더 세차게 갈아대며 그레이트 울프와 그의 보디가드들을 향해 달려들었지요.
이에 그림나르 또한 그의 거대한 도끼를 들어올리며 직접 놈들을 향해 돌진하였습니다.
마침내 거대한 도끼날이 아래로 내려찍히자, 
가장 선두에 선 그린스킨이 그대로 반으로 쩍 갈라져버렸지요.
그 흉악한 괴수의 사체는 앞으로 고꾸라지는 순간에도 경악 속에 두 눈을 반짝이고 있었으나,
괴수가 다 쓰러지기도 전에 그림나르는 옆으로 한 발짝 비키며 몰카이를 옆으로 휘둘러
다른 오크 괴수를 깔끔히 반토막 내었습니다.
난폭한 괴수의 반쪽이 다리 아래로 떨어지며 내장들까지도 쭈르륵 떨어져내렸고,
그 순간 그림나르의 터미네이터 형제들 또한 일제히 달려들었습니다.
폴트저르는 펜리시안 한명이 오크들의 검날톱들에 의해 얼굴을 베여,
그의 헬멧 없는 머리에서 피와 뼈가 분출하는 것을 보며 비명을 질렀으나
이미 사방에서 울프 가드와 오크들은 치열하게 싸우고 있었고
그 전쟁에서 늑대들의 천둥 망치들과 늑대 발톱들이 찢지 못할 오크들의 갑주는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심지어 오크들의 톱이 그들의 아다만티움 갑주들과 스톰 쉴드들의 끝자락을 갈아대는 순간에도
늑대들은 오크들을 산산조각내가고 있었습니다.
이제 사방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투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난폭하였으나,
그 속에서 펜리시안들만이 가장 우월했습니다.



그때 '강철 거인'이 기습적으로, 불길하게 요동치는 것이 느껴졌고 
폴트저르의 심장은 차갑게 얼어붙었습니다.
잠시동안 그는 스페이스 울프들이 이렇게 나타났음에도 결국 죽게 되는구나 하고 생각하며,
그는 자신의 불운한 운을 저주했으나,
어느 순간부터 그의 쉐도우소드는 저 아래로 떨어지는 대신 조금씩 옆으로 이동하고 있었습니다.
의문 속에 목을 길게 뺀, 그는 경악 속에 입을 다물지 못했지요.
터미네이터 갑주를 입은 거인 전사들 일부가 달려들어,
그 단단한 어깨 견갑들로 무지막지하게 거대하고 육중한 초중전차를 확실하게 밀어내고 있었던 것입니다!
느리지만 확실하게, 울프 가드들은 반파된 쉐도우소드를 안전한 지대로 밀어내고 있었습니다.

폴트저르의 전차가 안전한 위치까지 치워지자, 터미네이터들은 다시 도개교의 가장 좁은 지점으로 몰려들어 
절대 부셔지지 않을 강철의 선 진형을 형성하였습니다.
위험 따윈 아랑곳하지 않은 그들은 단단히 두 발을 고정시킨 다음 다가오는 그린스킨 무리들을 일제히 밀쳐냈지요.
무지막지한 어썰트 캐논 탄막과 싸이클론 미사일 세례가 도개교 위에서 밀집된 오크 무리들을 싹 쓸어넘겼으며
동시에 머리 위 건쉽들은 오크들을 무자비하게 학살해갔습니다.
이토록 무자비한 화력 폭풍과 마주하게 되자, 오크들은 결국 전의를 상실하고 공포 속에 도주하기 시작했으며
한편 요새 성문들 근처에서는 그림나르가 마지막 아머드 오크의 머리통을 쪼개며 전투를 마무리짓고 있었습니다.

오크들을 모두 마무리지은 그림나르는 폴트저르를 향해 고개를 돌리고는 반갑다는 듯이 씩 웃었습니다.
구원받았다는 것에 갈대와 같이 몸을 떨며,
전차 사령관은 진심을 다해 그에게 경례하였지요.
직후 그는 '강철 거인'의 해치를 열고 다른 생존자들을 찾기 위해 전차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이제 도개교는 안전해졌습니다.
생존자들을 찾으며, 폴트자르는 스페이스 울프들이 이제 오크들에게 그들이 거둬간 죄없는 생명들의 수 이상을 처단할 것임을 확신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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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르핀 대거피스트
로간 그림나르의 명성 자자한 울프 가드들 중에서도 토르핀 대거피스트라 알려진 전사의 서사시는 그야말로 피로 가득한 전설입니다.
필멸자였을 때, 대거피스트는 어느 전장에서든 정신을 온전히 차리지 못할 정도로 분노에 빠지는 것으로 유명하였으며
그 누구도 막을 수 없었고, 얼음곰조차도 쓰러트릴 부상조차도 거뜬히 떨치고 적에게 반드시 되갚아주었다고 합니다.
이런 이유로 그는 펜리스의 전설적인 '하늘 전사들'의 일원이 될 수 있었죠.

울프 프리스트들 중 다수는 대거피스트에게 카니스 헬릭스가 주입되면 울펜의 저주에 굴복하게 될 것이라며 걱정하였으나
그는 이 생각이 잘못되었음을 증명해냈습니다.
모르카이의 시련 도중 그의 정신 속에서 해방된 짐승을 다스리는데 성공한,
토르핀은 그의 선천적인 분노를 다스리는 방법을 깨달았고
이제 그의 분노는 그의 의지 아래 놓여 있습니다.

이 성과를 통해 토르핀 대거피스트는 더욱 치명적인 전사로 거듭나,
순식간에 내면의 짐승을 각성시킬 수도 있고
그것이 더이상 필요없어졌을 때 순식간에 가라앉힐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알라릭 요새의 도개교에서 벌어진 전투 당시, 대거피스트는 그의 전사 군주 옆에서 함께 싸웠으며
피에 흠뻑 젖은 두 쌍의 울프 클로들로 오크들을 헤치며 피의 길을 만들어냈습니다.
이와 같은 영웅적인 일보로 그림나르는 대거피스트에게 이 전쟁의 기념자로써 개인 군기를 지니고 다닐 명예를 부여해주었습니다.



ps. 참고로 쉐도우소드 무게가 평균 316인데

그걸 터미네이터라고는 해도 겨우 몇 명이서 밀어서 옮긴다는게 ㄷㄷ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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