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 종족/워존 다모클래스 - 몬드'카

워존 다모클레스 : 몬드카 - 쿨럭서스 : 공포는 천천히 기어온다[40]

지게쿠스 2016. 6. 17.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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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하 수로 깊은 곳의 은신처에서 아운'바는 전투들에서 멀리 떨어져 안전을 유지한 채로

계속해서 홀로그램 맵들을 주시하며 이것저것 명령을 내리고 있었습니다.

그의 아너 가드들은 부유 디스크 의자에 앉아 품격있게 통제실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는 위대한 슈프림 이써리얼을 따라다니며 매 순간마다 그를 보조하고 있었지요.

언제나 당당하게만 살아온 이써리얼 슈프림에게 지금처럼 가만히 숨어있는 것은 참기 어려운 일이였고,

최첨단 공기 정화 엔진들에도 불구하고 그가 위치한 지휘소 실내에는 계속해서 야만스런 궤'라들과 그들의 야만스런 흔적들이 피우는 냄새가 돌고 있었지만

어찌되었건 아운'바는 자신의 안전을 위해 이곳에 계속 머무르고 있었습니다.


위에서 제국과 타우 연합군 측 간에 치열한 전투가 펼쳐지고 있는 이 때에,

지금 그가 유일하게 집중하고 일은 곧 다가올 승리를 기념하여 타우 제국 전역에 보낼 승리 축하 연설들이였습니다.

현재 그가 고민하고 있는 것은 그중에서도 커맨더 파사이트에 관련된 것이였습니다.

그는 자신의 이 위대하게 만들어질 연설의 내용 중에 커맨더 파사이트에 대한 내용을 아예 언급도 안할 것인지,

아니면 언급을 하되 좀 돌려서 마치 이 탕아가 자애로운 자신의 품에 다시 귀의한 것처럼 꾸밀 것인지 고통스럽게 고민하고 있었지요.

그 무엇보다도 중요할 이번 연설을 위해 계속해서 고통스러운 퇴고에 퇴고를 거듭하던 그는

갑자기 불이 잠깐 반짝이다가 나가자 그제서야 신경을 다른 곳으로 돌렸습니다.


아무런 경고나 징조도 없이, 갑자기 모든 불이 나가버렸고

통제실 내에는 오직 비상등만이 어둠 속에서 작게 빛을 발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백업 시스템들이 가동되며 2차 발전기들이 다시 돌아갔고,

겨우 몇 초만에 통제실 센터는 이전과 똑같이 복구되었습니다.


그러나 무엇인가가 달라졌습니다.


뭔지 모를 불안감에, 방 내의 고위자들과 이써리얼들은 서로를 처다보며 여러가지 질문들을 던졌습니다.

분명 타우의 기술력은 아무런 문제가 없었습니다.

이미 엔지니어 팀들이 통제부 센터의 복도들을 따라 이곳저곳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고,

그들의 통제 아래 워커 드론들 또한 필요한 위치를 향해 이동했습니다.

그러한 일련의 조치들을 확인한 방 내부의 고위 관계자들은 이내 방금 전의 정전이 그저 도시의 지반이 어쩌다 변동을 일으키며 만들어낸 우연찮은 오류일 뿐이라 안도하려 하였으나,

이미 그들은 어렴풋이나마 느끼고 있었습니다.

자신들 모두가,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무언가 알 수 없는 불안감이 타고 기어오르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지요.

그러한 불안감은 이내 명백하게 물리화하며 모두가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수준으로까지 치솟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 그가 있었습니다.


아그렐란 프라임의 폐허가 되어버린 텅 빈 거리들을 유유히 건너온 진정한 공포가,

아무에게도 보이지 않고, 오직 그 불길한 존재감 앞에 불안과 공포의 감정만을 흔적으로 남기며

마치 거미처럼 기어와, 여러 통로들을 지나고

좁은 터널들까지도 마다않고 들어가 자신의 목표물만을 집요하게 탐색한 그 존재가 말이지요.

그는 오래된 제국의 폐허들 사이에 깔린 깔끔하고 정돈된 선들을 따라다녔고,

과연 그 끝에는 타우의 비밀 시설이 점차 그 모습을 드러내었습니다.

오래된 옛 폐허 도시의 지하 속에서 유일하게 빛나는 빛을 따라 들어간 이 소름끼치는 존재는 어둠 속에서 모습을 드러내어

배출구 속으로 스며들어가 마침내 내부로 진입하였고

그리하여 이 자리에 마침내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쿨럭서스 어쌔신이 왔습니다.

그리고 지금 그는 아운'바를 죽이기 위해 왔습니다.


불명확한 불안감에서부터 명백한 공포감으로 스스로를 실체화시킨 쿨럭서스 어쌔신의 모습은

모든 타우인들에게는 그저 흐릿하게만 보이는 공포의 존재였으며, 심지어 첨단의 센서들조차도 겨우 그정도로밖에는 감지해내지 못하였습니다.

진정한 공포가 센터 내부의 모든 타우인들에게 펼쳐지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근처의 타우들은 자신도 모르게 몸서리쳐지는 전율 속에 휩싸여 부르르르 떨기 시작했고,

그 실체화된 공포 속에서 AI 기능들조차도 버티지 못하고 오류 속에 느려지거나 심지어 차단되었습니다.

이 진정한 공포는 그야말로 영혼없는 초자연적 존재 그 자체였으며,

워프의 공포스러운 존재들에 비견될 끔찍한 비인간적인 유령이나 다름 없었습니다.

그는 공포에 질린 엔지니어들을 지나 천장에서부터 내려왔고,

복도를 천천히 걸어갔습니다.

그의 불길한 해골 헬멧은 벽들 너머의 목표물을 응시하고 있었지요.


암살자가 에니무스 스펙쿨룸을 개방한 순간 일어난 폭발은 순식간에 그 자리에서 두 명의 가드들을 쓰러트렸고,

그들이 입고 있었던 화려한 호위병용 갑주조차도 마음 속에서 일어난 치명적인 폭발 속에서는 아무런 소용이 없었습니다.

대기하고 있던 두 쌍의 건 드론들조차 적을 제대로 겨누질 못하며,

대신 허공에서 빙글빙글 돌다 추락할 뿐이였지요.

뚫린 벽을 향해 검은 존재는 통제실 안으로 들어오고 있었고,

뒤편에 남을 수 있는 것이라곤 오직 죽은 자들 뿐이였습니다.

침입자 경고에 서둘러 달려온 노련한 파이어 워리어 스트라이크 팀들이 복도들 사방에 탄들을 난사하였으나,

최후에는 초음의 싸이킥 역파들에 의해 터져나가버리거나 근접 거리에서 완전히 찢겨져 도륙될 뿐이였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쿨럭서스가 그의 목표물 앞에 섰습니다.


죽음의 유령

시작은 그저 커져가는 이유모를 불안감이였으나, 마지막엔 순수한 공포가 모두에게 만개하였다.

통제실을 뚫고 들어온 쿨럭서스 어쌔신은 그야말로 신속한 죽음을 선사하였다.

가장 먼저 죽음을 맞이한 것은 방을 지키던 파이어 워리어들이였는데,

고통 속에 몸을 구기며 쓰러진 그들이 토해낸 마지막 숨결은 모두 공포 속에서 비명을 지르는데 소진되었다.

그리고 죽어가는 타우들의 시선 앞에서 에니무스 스펙쿨룸의 진정한 힘을 토해내는 쿨럭서스 어쌔신의 모습은

응결된 공포 그 자체였다.


고결한 아운'바조차도 무사하지 못했다.

그의 정신은 치명적으로 부상당하여, 정신 속에서부터 불길이 치솟고 있었다.

그의 아너 가드들은 이미 죽음을 각오하고 눈 앞의 흐릿하게 다가오는 유령으로부터 자신들의 군주를 지키기 위해 중간에 나섰으나,

순식간에 비참하게 도살되었다.

그나마 그들의 고결한 희생 덕에 아운'바가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그의 부유 드론은 최대속으로 통로를 향해 날아갔고,

아운'바는 그 와중에도 공포의 존재가 자신을 추격해올까 두려워하며 계속해서 뒤편을 바라보았다.


이미 통제 센터 복도들은 시체들만이 가득하였고,

최후의 순간 그들이 만들어낸 유일한 흔적인 순수한 공포에 비틀려 찌그러진 표정들은 그들이 마지막에 느낀 공포를 그대로 담고 있었다.

이미 그 누구도 자신을 저 존재로부터 보호해줄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에,

아운'바는 그저 도망쳐야 된다는 생각밖에는 하지 못하였다.

삼중으로 방어막이 쳐진 문들을 다급히 개방한 이써리얼 슈프림은 폐허가 되어버린 인간의 하이브 도시 깊숙한 곳으로 도망쳤다.


그러나 공포가 계속해서 그의 뒤편에서 자신을 쫓아오고 있음을, 그는 느끼고 있었다.

검은 악몽의 존재가 차분히 그를 쫓아오고 있다는 확신이 계속해서 아운'바를 도망치게끔 강요하고 있었다.

공포 속에 요동치는 그의 정신은 아무것도 없는 어둠 속에서 그를 노려보는 공포의 마스크를 상상 속에서 만들며 그를 괴롭혔다.


도중에, 비행 도중이든 전투 도중이든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부유 드론이 갑자기 오류를 발생하며 떨어졌고,

아운'바는 비참하게 떨어져 바닥에 처박혔지만,

이미 공포에 질린 그는 황급히 일어나며 드론조차도 버리고 앞으로 달려나갔다.


로브를 펄럭이며, 그는 그가 낼 수 있는 최대한으로 빨리 도망치고 있었다.

복잡한 제국 하이브의 골목들과, 빈 거리들을 지나 마침내 그는 거대한 아치형 빌딩 위로 향하는 오래된 계단들로 오르기 시작했다.

가고일 동상들이 장식으로 박힌 그 건물은 너무나도 낡고,

그로테스크하며 그 목적조차도 알 수 없이 오래동안 방치되어 있었고

아운'바가 목숨을 보전하기 위해 몸을 순긴 이 건물은 아운'바의 인류에 대한 혐오에 대한 모든 것들을 그대로 함축한 것 그 자체나 다름 없었다.


그리고 그 아치 계단 아래서부터,

마침내 쿨럭서스 어쌔신이 그의 목표물을 향해 천천히 계단 위를 오르기 시작했다.


아운'바가 최후에 마주한 결말은 결코 빠르지도,

그렇다고 자비롭지도 않았다.



ps. 브금 적절하게 선정한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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