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 종족/워존 다모클래스 - 몬드'카

워존 다모클레스 : 몬드카 - 익스터미나투스 [42]

지게쿠스 2016. 6. 18. 20:38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Xczfj


대제독 하우케, 478th 전투함대 울티마의 총사령관은 초조하게 테크 프리스트의 다음 행보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느릿느릿하고 구부정한 걸음으로 걸어오는 테크 프리스트는 숨을 내쉬고 있었으나

그 숨은 그저 벨브들이 열리고 닫히는 소리에 불과했고,

그 발걸음조차도 피스톤들의 움직임일 뿐이였지요.

그는 대제독을 지나, 대제독과 함께 전방에 모인 자신의 수행원들에게로 다가갔습니다.

황로등에 불을 키고 연기를 피워내며 기계교의 성가들을 읊조리는 수행원들은 무슨 관짝 비슷한 기계 장치 하나를 들고 있었지요.


기계교도 특유의 고깔 모자를 뒤집어쓴 테크 프리스트는 먼저 대제독 하우케에게 공손히 허리를 굽혀 인사한다음,

자신의 가슴에 박힌 여러 개의 손잡이들을 이리저리 돌려 조절하며 목소리 주파수를 조절한 다음

입을 열었습니다.

그의 목소리는 거칠면서도, 마치 기계처럼 딱딱했지요.


'대제독이시여, 이는 화성의 복소데시무스 니엘 96th가 귀하에게 전하는 선물입니다.

그분께서는 행성을 뒤덮을 불길이라는 소중한 선물을 아끼지 않고 그대에게 보내주셨지요.

이것은 핵탄두로써, 어뢰 하나에 장착할 수 있는 장비입니다.

저의 군주께서는 이번 작전의 종료에 서로간 작별을 고하며 선물로써 이것을 사용해주시길 요청하고 계신데,

그 목표는 아그렐란 행성의 폭풍이 몰아치고 있는 북쪽 반구와 근방 궤도에서부터 시작되는 해협 전체의 성운이 될 것입니다.


Nemo mea poena effugit(그 누구도 복수를 피하진 못하리라)'


말을 마친 후, 그것은 혼자서 웃기 시작했는데

그 웃음소리란 그야말로 으스스하고 무시무시했습니다.

테크 프리스트가 계속해서 말을 이어나갔습니다.


'폭풍을 뿌린 자들은 이제 곧 지옥의 돌풍으로 대가를 치룰지어니,

그리고 우리의 함선, 아케오트로브는 곧 다모클레스 해역 전역에 이러한 '축복'을 내릴 것입니다.'


그 기계인지 뭔지 모를 생명체는 다시 무시무시한 웃음소리를 토해내며 가슴의 다이얼들을 일제히 가동시켰지요.

그는 최후의 파멸을 설명하고는, 옴니시아신의 축복을 표현하는 수신호와 함께 작별인사를 고했습니다.

붉은 로브를 뒤집어쓴 수행원들또한 느릿느릿한 발걸음과 함께 그를 따라 그들을 기다리는 셔틀선으로 향했습니다.


이때까지의 긴 군 복무 기간 동안, 대제독 하우케는 익스터미나투스가 실행되는 것을 두 번 본적이 있었고

이것이 절대로 그냥 일반적인 의식이 아님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는 아그렐란 행성에 발사된 것이 무엇인지는 정확히 몰랐지만,

무엇이 되었건 행성 하나에 끔찍한 파멸을 인도할 그 지옥의 무기가 자신의 함선에서 사라지는 것에 대해 무엇보다도 다행으로 여겼지요.


얼마 안가 통제 함교 위에서, 그는 냉혈의 기계인들이 자신에게 선물해준 핵탄두가 아그렐란에 만들어낸 것을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거대한 화염의 쓰나미가 행성 전역을 뒤덮기 시작하며,

회색빛 행성을 어둠 속에서 그 무엇보다도 빛나는 신비로운 오랜지 빛으로 바꾸고 있었습니다.


기계교 함선 아케트로브가 자신들의 끔찍한 약속을 실천으로 옮긴 때는 그리 멀지 않았고,

그들은 약속대로 다모클레스 성운에 불을 가져다 주었고,


그렇게, 다모클레스 해협은 붉게 타올랐습니다.



ps. 행성만 날릴 줄 알았더니

아예 다 날려버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