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 종족/쉴드 오브 바알 외전 : 데스스톰

쉴드 오브 바알 외전 : 데스스톰 - 복수의 신의 눈에 보시길 [4]

지게쿠스 2016. 6. 25. 19:16


복수의 신의 눈에 보시길

조심스레 방 중앙으로 진입하는 블러드 엔젤의 터미네이터들을 지켜보며, 어둠 속에서 입맛을 다시는 존재가 있었습니다.

거대한 그 외계인의 정체는 바로 브루드로드라 불리우는 흉악한 외계인 괴수였지요.


놈은 붉게 빛나는 진홍빛 두 눈으로 바닥에 널린 시체들을 지나 앞으로 걸어나가는 터미네이터들을 주시하며,

어둠 속에서 싸이킥 의지를 발현하여 황폐화된 총독궁 내부에 도사리고 있는 모든 타이라니드 생명체들을 불러모으기 시작했지요.


브루드로드는 레비아탄이 도래하기 훨씬 이전부터 아스포덱스 행성 도시의 깊숙한 지하 세계를 지배해왔습니다.

포디아 시의 지하 천민들은 놈을 크립투스의 자식이라 부르며,

태양 신의 복수를 위해 태어난 복수의 아들이라 여기며 두려워하고 숭배해왔지요.

산업이 발달하여 짙은 매연 구름이 행성을 가리게 되며 태양이 더이상 행성을 주시하지 못하게 되자,

대신 그의 아들을 보내어 죄지은 자신들을 징벌하려는 것이라고 생각한 것이지요.

물론 대부분의 포디아 시 거주민들은 이 괴수의 이야기를 한낱 도시 괴담으로만 여기며,

어린아이들에게 위험한 밤중에 돌아다니는 자들의 말로가 어떻게 되는지에 대해 경고하기 위한 이야기로만 여기고 있었습니다만

슬프게도, 이야기는 사실이였습니다.

다만 놈'들'과 마주하여 진짜 이야기들을 전달할 살아남은 자가 별로 없었을 뿐이였지요.


어둠 속에서, 브루드로드의 새빨갛고 긴 혀가 공기를 훝으며 먹잇감들을 감지했습니다.

그리고는 그 거대한 몸뚱아리로는 결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조용히 기둥을 타고 내려왔지요.

외계인의 싸이킥 지각이 근처 동족 외계인들의 정신을 파고들자,

총독궁 내에 도사리고 있었던 외계인들이 마침내 동요하며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마침내, 브루드로드가 내리는 침묵의 명령에 따라 사지 여럿 달린 공포의 외계인들이 일제히 각성하여 사방의 복도를 건너,

파편들과 시체들을 넘어 호민관 관실로 집결하기 시작했습니다.

...


한편, 칼리엔과 그의 형제들은 최후까지 전투가 펼쳐졌을 난도질당한 시체들의 언덕 앞에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혹여 있을지 모르는 플럭스나 혹은 그의 자손의 흔적을 찾기 위해 시체들을 이리저리 치우며 탐색하기 시작하였지요.

난도질당한 시체 잔해들을 바닥에 이리저리 치워내던 칼리엔은 갑자기 불길한 느낌이 들었고, 

생체강화 렌즈들을 작동시켰습니다.

정교한 장치가 작동되며 녹빛의 물결과 함께 아스펙스 데이터가 출렁였고

칼리엔은 인공 의안을 통해 무언가 흐릿한 생명 에너지가 시체들의 언덕 속에서 희미하게 빛나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생존자일까요?


그러나 그것은 생존자의 것이 아니였습니다.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움직이는 그것은 감지했을 때에 이미 캡틴의 발 바로 아래에 위치하고 있었지요.

그제서야 그는 깨달았습니다.

지금 자신과 형제들은 시체들에게 둘러싸인 것이 아니라,

대신 이때껏 숨어있었던 진스틸러 무리에게 둘러싸여 있었음을요.


다른 형제들에게 다급히 경고하며 칼리엔은 시체 무더기를 향해 스톰 볼터 탄막을 쏟아내었습니다.

그 순간 시체 더미 속에서 진스틸러 한마리가 칼리엔을 노리고 튀어나왔으나,

칼리엔의 재빠른 스톰 볼터 사격에 의해 그자리에서 자줏빛 피안개로 산화되며 폭발하였지요.

그러나 다른 놈들도 바로 근처에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주변에 둘러싸인 시체 더미들에서 다수의 진스틸러들이 튀어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난도질당한 시체들의 피를 뚝뚝 흘리며, 진스틸러들은 끔찍한 괴수의 야성과 함께 터미네이터들을 덮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