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 종족/쉴드 오브 바알 외전 : 데스스톰

쉴드 오브 바알 외전 : 데스스톰 -크립투스의 분노 [16]

지게쿠스 2016. 7. 14.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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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립투스의 분노

폐허가 가득한 지하 시설을 따라 브루드로드를 추적하는 동안 그는 수 차례나 더 진스틸러들의 공격을 받아야만 했습니다.

그의 힘을 효율적으로 빼겠다는 듯이, 매 공격마다 진스틸러들은 둘 혹은 세마리 정도만이 모여 아래 혹은 천장에서 기습적인 공격을 가해왔습니다.

범인이라면 이런 상황 속에서 공포에 질린 채로 무력하게 죽어버렸겠지만, 침착하고 올곧은 칼리엔은 그의 강화 의안 렌즈들을 그때 그때 적시에 활용하여 놈들의 접근을 감지하고 망치로 두들겨 패주었지요.

그러나, 불시마다 이어지는 기습 공격들은 그를 지치게 만들었고,

결국 한 번은 공격을 허용하고야 말았습니다.


자신에게 부상을 입힌 진스틸러를 박살내버렸지만, 공격을 허용해버린 칼리엔은 아머 중앙 부분이 절반 이상으로 잘려나감에 따라 피를 주르륵 흘리며, 

잠시동안 레드 써스트를 느끼면서 혼란 상태를 경험했습니다.

분노와 증오가 각성하며 머리 위까지 치솟아올랐지만,

임무만을 생각하며 간신히 그것을 억제해 꾹 눌러버린 블러드 엔젤의 캡틴은 이 욕망을 역으로 돌려 브루드로드를 찾겠다는 일념으로 통제하였습니다.

이 모든 수난과 형제들의 희생을 갚기 위해,

그는 반드시 저주받은 브루드로드 흉수를 자신의 손으로 끝장내겠노라 다짐했지요.


칼리엔이 모르는 사이 지상의 사정은 많이 달라지고 있었습니다.

블러드 엔젤 본대가 생존자들을 규합하여 타이라니드 무리들을 무찌른 덕에 우주 공항까지는 사수할 수 있었으나,

나머지 대부분의 도시 구역들은 외계 침입자들의 영향력 아래 굴복하여 변이되어가고 있었지요.


지하도 이에 맞추어 지상보다는 느리지만 천천히 변이되어가고 있었습니다.

한때 지상의 메트로폴리스 대도시의 이곳 저곳에서 나오는 역겨운 빗물과 오물들이 흐르던 하수도들은 이제 기이한 가시달린 외계 잡초들로 가득 채워져 있었고,

흐르는 물 속으로는 몸을 반쯤 드러낸 여러 타이라니드 생명체들이 헤엄치고 있었습니다.

도시의 기반이였으나 지금은 황폐화된 지하 건물들을 휘감으며 새롭고 역겨운 외계 덩쿨식물 같은 것들이 어두운 지상 천장에서부터 뻗어 내려오고 있었는데, 이것들은 뿌리였습니다.

이른바 캐필러리 타워라 불리는 식물들이, 조만간 거대하게 자라나 궤도상 하이브 함대의 생체 함선들을 위한 살로 이루어진 빨대로써 작용하기 위해

열심히 아스포덱스 행성의 지면에 그 뿌리를 박아넣어가고 있었던 것이였지요.


그 주변을 걸어가고 있었던, 칼리엔은 무언가 기어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이전 총독궁 복도에서 봤던 것보다도 더 많은 어마어마한 수로, 리퍼 무리들이 구더기마냥 지하 건물 사이에서 쏟아져나오고 있었습니다.

굶주린 놈들은 분명 칼리엔의 피냄새를 맡고 달려온 것이 분명했지요.

자신을 먹잇감으로 여기고는 애워싸며 강철을 덧없이 물어대는 이 무지한 벌레들을 혐오스럽다 여기며,

칼리엔은 망치와 터미네이터 아머의 강철 부츠로 놈들을 밟아 으깨댔습니다.


마침내, 칼리엔은 거대한 지하 기반들 사이에 놓인 교차로까지 도달할 수 있었습니다.

어둠 속에 솟아난 4개의 다리들이 중앙에 모여 X자로 교차를 만들고 있었는데,

그 위의 지하 천장에는 폐허가 되어버린 총독궁의 기반 잔해들이,

다리 아래에는 포디아 시의 거대한 하수도들이 물을 토해내어 거대한 수로를 만들고 있었으며

그리고 다리들의 교차로 중앙에는 놈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크립투스의 자손이, 웅크린채로 거기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놈은 여유로운 태도로 그를 바라보며 의식을 잃은 아우구스투스 플럭스를 거대한 외계인의 손으로 쥐고는 마치 인형 다루듯 피로 떡진 늙은 노인의 머리결을 발톱으로 쓰다듬고 있었는데,

칼리엔은 놈과 함께 다리 시작 부근의 폐허들과 다리 아래에 숨어있는 다른 외계인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칼리엔은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놈을 마주 바라보며 고민에 빠졌습니다.

두렵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허나, 만약 놈이 위치한 다리 교차 부분으로 돌진하여 놈에게 크게 한방 먹인다면

그 힘에 의해 교차 지점이 무너져버릴 수도 있었습니다.

만약 그렇게 했다가 다리가 진짜로 무너져서 총독이 나락으로 떨어진다면 임무는 실패로 끝날 것이 분명했기에,

망치를 준비만 시켜놓은채로 칼리엔은 최대한 천천히 걸어갔습니다.


칼리엔이 연결된 다리 위로 자신을 향해 다가오자 기다렸다는 듯이 브루드로드는 시선을 그에게 집중시키며 또다시 일전의 그 무시무시한 텔레파시 공격을 가했습니다.

그러나 칼리엔은 그 공격을 이미 겪어봤고, 그가 놈의 싸이킥 공격을 극복하는데에는 그 한 번의 경험이면 충분했습니다.

비록 부상으로 인해 피를 뚝뚝 흘리고 있었지만,

그의 의지력은 역경 속에서 더욱 단련되어 단단해져 있었기에

이번에는, 머리 속으로 쏟아지는 외계인 마녀의 재잘거리는 속삭임을 초인 전사가 지닌 불굴의 의지로써 내쫓아낼 수 있었지요.

두려움 없이, 놈의 붉은 두 눈을 향해 시선을 올리며,

굳건한 한 명의 스페이스 마린으로써 칼리엔은 자신의 정신으로 침입하려는 외계인 마녀를 똑바로 응시하였습니다.

마음 속에서의 대 전투는 겨우 수 번 정도 심장이 박동할 순간에 종결되었지만,

브루드로드는 그의 싸이킥 공격이 사상 처음으로 실패하자 분노하며 포효하였고,

그러자 어둠 속에서 기다리고 있었던 그의 동족 자식들이 뛰쳐나와 칼리엔을 향해 달려들었습니다.


한 명의 블러드 엔젤은 수십의 진스틸러들에 맞섰습니다.

캡틴은 용맹함이 가득하나, 철저히 절제된 분노로써 적들을 향해 망치를 휘둘렀는데

그의 분노를 자유롭게 놓아 망치 끝으로 자연스럽게 흘러나갈 수 있게 하면서도,

그 정신만은 레드 써스트를 굳건히 통제하면서 칼리엔은 월등히 많은 적들 앞에 맞섰고

다리 아래와 위 사방에서 기세좋게 달려들던 진스틸러조차도 그의 신묘한 망치술 앞엔 그저 허수아비마냥 박살나 다리 아래의 어둠 속으로 나가 떨어질 뿐이였습니다.


두 마리의 진스틸러가 감히 그의 발목을 노리고 다리 아래에서 튀어나왔으나,

만난 것은 그의 망치 끝이였으며

중간을 노리고 달려든 놈을 맞이한 것은 몸을 찢고 터트리는 스톰 볼터 탄환이였습니다.

격중되어 무참히 찢긴 대괴수의 하수인은 난도질당한채로 다리 아래로 흐르는 물로 추락하였지요.


동족들이 꼴사납게 박살나가는 것을 지켜보던 브루드로드는 마침내 거대한 몸을 일으켜 세우고는,

축 처진 플럭스를 내버려둔 채로 다리 위에서 무쌍을 펼치는 스페이스 마린을 맞이하기 위해 마침내 달려나가기 시작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