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 종족/쉴드 오브 바알 외전 : 데스스톰

쉴드 오브 바알 외전 : 데스스톰 -망치와 발톱 [17]

지게쿠스 2016. 7. 16. 18:34

 

망치와 발톱

인류의 수호자 스페이스 마린과 우주의 포식자 타이라니드가 다리 위에서 만나, 망치와 발톱으로 대결을 펼쳤습니다.

마치 강철로 화한 신상과도 같이 돌진한 칼리엔이 놈에게 망치를 내지르며 먼저 선방을 갈겼으나,

브루드로드는 그 공격을 스페이스 마린의 두배 크기의 괴물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의 속도와 유연함으로 몸을 뒤틀어 피해내면서 동시에 거대하고 날카로운 발톱을 내리찍었습니다.

그러나 그 공격 또한 상대방의 장갑을 관통하기엔 부족했습니다.

 

지금과 같이 터미네이터 한 명 정도만이 지나갈 정도의 좁은 다리 위에선 망치를 크게 휘두르거나 강하게 내려찍기에는 제한되었기에,

칼리엔은 첫 망치 공격이 무효화되자 대신 그대로 놈에게 그대로 달려들어 놈이 다시 공격하기 전에 놈의 거대한 두 팔과 작은 두 팔들을 양 손으로 강하게 잡아 쥐었습니다.

과연, 이 순간의 기치 덕에 브루드로드가 그 무시무시한 일격을 다시 휘둘러 터미네이터 전사를 찢어죽이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으나

터미네이터보다도 거대한 브루드로드는 무시무시한 포효성과 함께 자신의 팔들을 휘어잡은 블러드 엔젤의 두 팔에 압력을 가하기 시작했고,

무시무시한 외계인의 힘 앞에 캡틴은 한쪽 무릎을 꿇으며 간신히 분투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외계인의 압도적인 힘 앞에 한쪽 무릎을 꿇은 채로 이를 바득바득 갈며 최후의 최후에 남은 힘까지 모두 끌어올려 버티는, 캡틴의 분노에 가득 찬 두 눈에 비치는 브루드로드의 얼굴은 그와는 대조적으로 아무런 감정 없는 차가운 외계인의 그것이였고,

놈의 진홍빛 두 눈에 비치는 감정과 속내는 아무것도 없이 공허하였는데,

놈은 표정 변화 하나 보이지 않으며 캡틴의 머리통을 뜯어버리기 위해 거대한 아가리를 벌렸습니다.

점차 힘에 밀리며 혐오스런 독액이 흐르는 아가리에 가득한 송곳니들이 머리카락 바로 앞까지 닿게 되자,

칼리엔은 찰나의 선택에 따라 온 힘을 다해 놈의 손들을 잡고 있는 두손을 강하게 치워내고는,

순식간에 다시 날아오는 놈의 발톱들을 무시하며 대신 빈 스톰 볼터를 꺼내들어 그것으로 놈의 아가리를 최대한 강하게 올려쳐버렸습니다.

 

찰나의 격운으로, 스톰 볼터가 더 먼저 놈의 아가리를 후려쳤는데

만약 조금이라도 늦어 놈의 발톱에 먼저 맞았더라면 분명히 터미네이터 아머는 갈기갈기 찢겨버렸을 터이나 천운으로 칼리엔이 조금 더 빨랐고,

반대로 공격에 맞은 브루드로드는 이 공격에 균형이 흐트러졌습니다.

놈의 주의가 산만해진 틈을 타 칼리엔은 놈을 강하게 밀쳐내고는,

땅바닥 앞에 던진 망치를 다시 들어 올렸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칼리엔이 노린 것은 놈이 아니였지요.

 

칼리엔은 이번에는 놈을 직접 공격하는 대신

놈이 있는 다리 부분을 있는 힘껏 강하게 내려찍었습니다.

그가 신중히 내려찍은 썬더 해머의 폭발적인 힘에 의해 녹슨 철조각들이 폭발하듯 솟구치며, 다리의 일정 부분이 부셔져버렸고

그러자 철 찢어지는 소리와 함께 다리 위의 한쪽 부분이 완전히 붕괴되어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괴수 또한 어두운 지하로 추락하였지요.

 

정말 괴기스럽게도, 칼리엔의 두 눈 아래서 떨어지는 괴수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조용했습니다.

마치 주마등과 같이 느리게 흘러가는 듯한 그 순간 동안, 괴수는 허공에 대고 끊임없이 기계적으로 발버둥칠 뿐이였으나

그 두 눈만큼은 아래 흐르고 있는 하수도의 격류 속으로 사라질 때까지 칼리엔의 생기어린 두 눈을 감정없고 차갑게 노려보고 있었지요.

 

짧고 격렬했던 전투가 마침내 끝났습니다.

칼리엔은 터질듯이 세차게 요동치는 가슴과, 아머의 찢긴 부분 아래로 흘러나오는 피를 진정시키며 잠시 숨을 골랐지요.

직후 아직 남아있는 다리 반대편의 경계면을 조심스레 건넌 칼리엔은 아직도 세상 모른채 기절중인 플럭스에게로 다가간 다음,

그를 어깨에 들쳐메고 다시 여정을 떠났습니다.

 

ps. 짧지만 격렬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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