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트리뷰션-카오스 외전

프롤로그

지게쿠스 2014. 8. 9. 00:35

정신과 육신의 경지를 벗어난 무아지경의 혼돈 속에서

그는 자신의 이름조차 잊어버렸다.

대신 그의 앞에 펼쳐진, 마치 바로 지금 현실에서 일어나는 듯이 생생히 펼쳐지는 어떤 장면만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거인들이 싸우고 있다.

한쪽은 붉은 갑주의 거인, 한쪽은 기이한 갑주의 검은 거인들

그는 그들의 이름조차 몰랐으나..


가브리엘 : 블러드 레이븐을 위해!


가브리엘이라는 자가 외친 '블러드 레이븐'이라는 단어 하나만으로 생생한 분노를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자신의 이름도 잊었고, 자신의 존재도 분간할 수 없었으나

블러드 레이븐이라는 단어

그 단어에 소속된 자들에게 느끼는 분노만큼은 확실히 되찾을 수 있었다. 

가브리엘, 가증스러운 느낌의 가브리엘이라는 자가 말한다.


"우리는 이곳을 포기하지 않는다! 그는 반드시 막아야 한다!"

사방에서 피와 분노가 느껴진다.

그는 마치 그 현장에 직접 있는듯 그 모든 감정들과 감각들을 생생하게 느끼고 있다.

붉은 갑주의 저주스러운 자들은 어디론가로 향하고 있다.

점차 그의 감각이 아려오며 

무언가 강력한 존재를 경고하고 있다.

대체 그들은 무엇을 원하는가..

수많은 피와 시체들을 밟고 나간 끝에 그들은 목표 지점까지 도착한다.

그리고 그는 그것을 계속해서 지켜본다.

마지막으로 가브리엘이 말한다.


"우리는 이제 시작이다!

요나 형제, 다른 형제들과 함께 카오스의 물결을 막으시오!

나는 '카이러스'를 막겠소!"


또다른 익숙한 단어가 들려온다.

블러드 레이븐과 마찬가지로 증오스러운 단어였지만

이번에는 좀 더 가증스럽고,  역겨운 느낌이다.

그것이 무엇일까?

그러나 그것을 미쳐 생각하기도 전에 

가브리엘은 마치 이미 짜여져 있었던 듯

이미 본 연극의 마지막 장면마냥 

마치 당연한 운명처럼 달려든다.

거대한..

온 몸의 신경이 곤두서는 불타는 분노의 존재에게로..


그리고 화염이 모든 장면을 불태우며 그 또한 집어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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