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호루스 헤러시-드랍사이트 대학살

호루스 헤러시-드랍사이트 대학살 -21- 분열된 리젼

지게쿠스 2014. 8. 15. 19:41


(소름끼치는 월드 이터 마린. 그림 참 잘 그렸음)


분열된 리젼

끝없이 이어질 것만 같던 오염된 장마가 그치자, 이번에는 황폐화된 대지에서 증발한 유독한 핏물이 만들어낸 짙고 유독한 안개가 수천 키로미터에 걸쳐 펼쳐졌습니다.

사방에 만개한 이 오염된 죽음의 안개는 어쩌면 워드 베어러 리젼의 사악한 기도들에서 비롯된 것이였을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어쨌든 이 안개는 레이븐 가드 측에 악영향을 끼쳤지요.

레이븐 가드의 마린들 다수가 이 안개 덕에 인내의 한계를 느끼기 시작한 것입니다.

물론 전능한 아스타르테스로써, 단 한명의 스페이스 마린조차도 의지가 꺾이거나 혹은 공포에 질릴 일은 결코 없었지만

대 종말적인 학살극과 조금 혹은 아예 휴식 없이 이어진 수 주간의 전투에 의해 누적된 피로, 그리고 분노가 한데 뒤섞여 

다수의 레이븐 가드 마린들로 하여금 분노와 자기 부정, 감퇴함과 기진맥진함을 모두 느끼게 만들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심리적 압박 속에선 설령 스페이스 마린일지라도 초췌해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원래 창백하고, 공허한 눈을 지니고 있던 레이븐 가드 마린들은 점차 몹시 수척해진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한때 위엄있던 그들의 갑주는 이때쯤 되서는 이스트반 V에 널부러진 아무 리젼 마린들의 시체에서 뜯어낸 판들로 대충 보수되어 거의 거지 꼴에 가까워졌지요.


드랍 사이트 대학살 이후 40일이 지난 시점이였습니다.

전쟁 군주 '일렉시스'가 이끄는 상당한 규모의 워드 베어러 병력이 레이븐 가드 리젼의 현 피난처의 북쪽에 위치한 협곡 지대로 침투하는 것이 포착되었지요.

일렉시스는 꽤 현명한 자였던지라 일전에 목격되었던 레이븐 가드 게릴라들이 사실 더 거대한 세력의 부분이였다는 것을 간파하고 있었고

프라이마크의 신임을 받지 못하여 이 행성에 남게 된 그로써는 새로운 공적을 쌓을 목적으로 레이븐 가드 생존자들 전원의 모가지를 딸 생각이였습니다.

특이한 점은 일렉시스는 다른 배반자 리젼 세력들을 신용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그는 특히 자신들의 프라이마크 앙그론과 함께 이때까지도 열심히 쓰레기 뒤덮힌 대지를 샅샅히 뒤지며 생존자라면 가리지 않고 도살중이였던 월드 이터 리젼 세력을 가장 못미더워 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만약 그들이 나선다면 그 순간 작전은 정교한 침투전이 아니라 그냥 막가파식 폭력극이 될 양상이 다분했으니까요.


워드 베어러 병력을 포착한 레이븐 가드는 이전처럼 게릴라 전을 펼치는 대신 일단 대기하였습니다.

덕분에 워드 베어러는 수 키로미터를 접근하여 복잡한 협곡 지대 내부까지 들어올 수 있었습니다.

물론 그 순간에도 레이븐 가드는 그림자 속에서 그들을 지켜보고 있었지요.


워드 베어러 측의 시야에 마침내 레이븐 가드 생존자들이 포착되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은 병력이 훨씬 우세한 워드 베어러에 밀려 결국 후퇴하였고 워드 베어러는 파죽지세로 협곡 지대 깊숙히 들어왔습니다.

그러나, 사실 그것은 함정이였습니다.

마침내 함정이 발동되며 레이븐 가드는 자신들이 파놓은 매복을 풀어놓았습니다!


사방으로 흩어져 도주한 레이븐 가드들을 추적하느라 분열된 워드 베어러 병력들은 동시다발적인 기습 공격을 받게 되었습니다.

협곡 내에서 병력이 워낙 분열되어 있었던 덕에 서로 지원할 수조차 없었지요.

이 환상적인 매복 덕에 수백의 증오스러운 워드 베어러 적들이 도살당함과 동시에

레이븐 가드 측은 몇몇의 배반자들을 생포하는 큰 이득도 볼 수 있었습니다.


생포한 워드 베어러 배반자들은 결국 거의 대부분 도중에 자결하였으나, 한명의 배반자는 살려낼 수 있었습니다.

그 한명의 배반자는 코락스 앞으로 끌려왔고, 하늘이 기묘한 빛을 발하며 검은 비를 다시 토해낼 때쯤 레이븐 가드 마린들이 둘러싸고 있는 고대의 크레이터에 던져졌습니다.


이후 프라이마크와 그의 장교들이 그 배반자를 심문한 방법과, 최후에 그가 감사하게도 누릴 수 있었던 죽음의 방식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감히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끔찍했다고 합니다. 


이 심문을 통해 프라이마크는 확실히 알 수 있었습니다.

앙그론은 이스트반 V에 남은 유일한 배반자 프라이마크이며, 오직 월드 이터만이 이 행성에 전력을 유지하고 있는 유일한 배반자 리젼이라는 것

그리고 나머지 배반자 리젼의 잔당들은 생존 충성파들을 사냥하기 위해 남겨진 파견단들이라는 것을 말이죠.

코락스가 심문을 통해 알아낸 가장 중요한 정보는 앙그론이 그의 생존을 알고 있다는 것과, 그가 얼마 안가 일룸 균열지 일대를 모두 날려버림으로써 코락스를 끌어내려 하고 있다는 것이였습니다.


결국 워드 베어러 사령관 일렉시스는 그저 사전에 공을 얻으려는 욕심에 헛짓을 하다가 실패한 것이였으며, 그것보다 훨씬 막대한 규모의 공습이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곧 다가올 대규모 공습을 사전에 인지하게 된 레이븐 가드 측은 즉각적으로 이사 준비를 하기 시작합니다.

레이븐 가드 마린들 중 몇몇은 이러한 대처에 불만을 품고 적과 후퇴하지 말고 차라리 반항적으로 최후의 저항을 하자고 주장하기도 했으나

일선 장교들은 그러한 의견을 일단 잠재웠으나, 그런 의견을 품은 자가 소수가 아니였기에 XIX 리젼의 상급 장교들과 프라이마크는 결국 필연적으로 그들의 주장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에 대한 프라이마크의 대답은 거침없고 단호했지요.


이제 레이븐 가드는 프라이마크의 결정에 따라 죽거나 혹은 살게 될 것이였습니다.

만약 레이븐 가드가 최후를 맞게 된다면 그것은 그 누구도 아닌, 프라이마크가 선택한 시간과 장소에서 맞게 될 운명이였지요.


그러나 피난소에서의 대피는 그야말로 천운이였습니다.

레이븐 가드의 후방 감시 병력이 서쪽 지대로 마지막 감시의 눈초리를 집중하고 있었던 순간에도 그들은 염탐받고 있었기 때문이였습니다.

그들을 따라온 블라인드-헌터들의 무리가 레이븐 가드의 피난소의 주 입구를 향해 접근하고 있었고

마침내 입구를 찾아낸 그들은 불길하게 들리는 공허한 나팔 소리로 황무지를 울렸습니다.

비록 그 전쟁 기계들은 순식간에 격파당했으나 나팔 소리는 전 황무지로 퍼져나간지 오래였고

곧 얼마 안가 막대한 규모의 리젼스 아스타르테스 병력이 몰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역하게, 피로 뒤덮힌 백색과 청색의 갑주를 입은 잔혹한 월드 이터 마린들이 회색의 하늘과 암색의 지상을 가득 덮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레이븐 가드 리젼은 이미 빠져나간 후였습니다.

코락스는 피난하는 병력의 후미에 합류하여 침묵 속에서 자신들의 피난처였던 곳이 엄청난 폭발에 휩싸이며, 앙그론의 미친 아들들이

자신들이 이미 탈출한 것을 발견하고는 분노 속에서 날뛰는 것을 지켜보았습니다.

 

ps. 레이븐 가드는 행보칼수 없네요..

언제쯤 끝날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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