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호루스 헤러시-드랍사이트 대학살

호루스 헤러시-드랍사이트 대학살 -23- 다가온 종말

지게쿠스 2014. 8. 20. 15:55


(뭔가 귀여운 월드 이터짤)


종말의 시작

동쪽으로 향하던 레이븐 가드는 어느 순간 서쪽 하늘이 마치 전쟁이라도 일어난 마냥 백열로 환하게 빛나는 것을 발견합니다.

그것은 이제 이 행성에서 왠만한 자원은 다 채굴한 배반자 메카니쿰이 '행성 소각' 작업을 개시한 것이였습니다.

심각하게 굳은 얼굴의 레이븐 가드 마린들은 소각 작업이 시작된 우르갈 저지대로부터 최대한 멀리 벗어나기 위해 필사적일 수 밖에 없었지요.


배반자 메카니쿠스 측의 엄청난 파괴열은 마치 물결처럼 우르갈 언덕 지대에서부터 수키로미터의 황무지와 일룸 균열 지대까지 퍼져갔습니다.

여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수일간 낮과 밤을 가리지 않으며 레이븐 가드 마린들은 자신의 형제를 직접 보길 원하는 앙그론이 포효하는 소리가 들릴 때마다 자신들의 목숨을 바쳐 시간을 벌었지요.

필사적으로 투쟁한 덕에 점차 목적지인 소금 평원지까지 가까워지고 있었으나, 동시에 엄청난 열기의 불길도 서쪽 하늘에서부터 점차 이쪽으로 가까워져 오고 있었습니다.

비록 레이븐 가드는 계속해서 싸우고 있었으나, 추격자들에 비하면 겨우 1/10도 안되는 병력에 이제는 지원도 바랄 수 없었습니다.

이들과 함께 배반자 메카니쿰 측이 쏟아내는 땅까지 녹여버리는 화염 폭풍우들의 무자비한 진격 앞에서, 다른 생존자들을 찾는다던지 혹은 어떤 보급품을 찾아낸다던지 하는 것들은 다 날아간 셈이였고

게다가 그들의 탈출을 최대한 방해하기 위해 월드 이터 리젼 측에서 동원한 휠윈드들과 스코피우스 전차들의 막대한 지원 화력 앞에는 게릴라 전술은 커녕 탈출할 길목 찾는 것조차도 버거웠습니다.


그럼에도 까마귀 군주는 그대로 등을 돌려 추격자들에게로 달려들어 불가피한, 그리고 최후의 영광스러운 공격을 명하는 것을 거부했습니다.

까마귀 군주는 그저 침묵을 지킬 뿐이였고

그가 침묵을 지키자 그 누구도 설령 의문을 가지더라도 감히 반문하지 않았습니다.


드랍 사이트 대학살 이후 98일째 되는 날이 되었습니다.

이스트반 V의 오염되고, 안개로 가득 싸인 대지 위로 아침 노을이 시작될 때쯤, 레이븐 가드 리젼의 최후의 3000명 가량의 마린들은 마지막 산맥을 넘어

끝이 안보일 정도로 광대하게 펼쳐진 굴라 소금 평원지를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산맥 위에서 바라본 하늘은 갈라진 대지에서 올라온 독가스와 함께 계속된 휠윈드 전차들의 발포가 만들어진 검은 미사일 비행운들로 가득했고

뒤편에서는 계곡들로 갈라진 대지를 건너오는 월드 이터 리젼의 수많은 광전사들이 내지르는 묵직한 포효성이 들려왔습니다.

말 그대로 궁지에 몰린 레이븐 가드 생존자들도 마침내 등을 돌려 추격자들과 마주할 각오를 다짐했지요.


마침내, 까마귀 군주 또한 정지할 것을 명령했습니다.

굴라 소금 평원 지대 방향에 등을 댄 레이븐 가드는 이제 그의 명령에 따라 레이븐 가드는 이제 그곳에서 최후를 맞이하게 될 것이였습니다.


지금까지 레이븐 가드는 98일간 생존해왔습니다.

이들은 다른 무엇도 불가능했기에 오직 명예와 결단만으로 싸워왔습니다.

결국 최후까지도 레이븐 가드는 충성파로써 자신들을 증명했고, 스페이스 마린으로써 그들의 맹세들을 지키며 생존을 택했습니다.

그 어느 역사학자라도 이 점에 대해서 확신할 수 있을 것입니다.


레이븐 가드 리젼의 마린들은 라이케아 봉기의 뜨거운 용광로 속에서 빚어진 자들이였으며 그곳에서의 저항은 거의 가망 없는 것이였습니다.

마찬가지로 여기에서도, 이들은 설령 완전한 파괴와 마주하더라도 저항할 것이였습니다.



ps. 과연 어떻게 될지 궁금하네요.

그나저나 3000명씩이나 남았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