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오스 마린-크림슨 슬레터

크림슨 세이버 -11- (출처 크림슨 슬레터 코덱스)

지게쿠스 2015. 1. 16. 14:19



더 깊은 심연으로

사실 움미디아 학살 사건 이후 모든 크림슨 세이버 마린들이 챕터 내에서 싹을 트는 비극에 동조하거나 시달린 것은 아니였습니다.

그리고 그런 자들 중 가장 급진적인 소수는 자신들의 형제들이 움미디아 때처럼 학살로 문제를 해결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였고

형제들이 행하는 학살극들을 방지하거나 제압하려고 시도하였습니다.

그러나 실패로 끝났죠.


하지만 이단자들의 피로 도배하면서도, 크림슨 세이버는 그런 형제들까지 죽이는 것에는 결사코 거부하였습니다.

대신 이단자 학살을 막으려고 시도하거나, 혹은 챕터 내에서 대놓고 항의하는 형제들 대부분을 잡아다가

챕터 함선들의 억류실에 가두었지요.

그런데 비극적이게도, 이들 중 한명은 아이 오브 테러 내에서 이단자 학살을 주도하는 챕터 마스터 세바스투스 크라논의 친형제였지요.

이후 챕터 내에서 변이의 징조가 목격되자 이에 일부 형제들이 또 반란을 일으켰고

또 실패하여 감금되었습니다.

이중에는 이전 채플린 또한 있었는데, 그는 쇠사슬이 채워지는 순간에 한가지 끔찍한 진실을 비로소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사실 그 또한 지금까지 학살을 벌이는 것을 방관하였으며

형제들이 학살을 벌여 그를 끔찍한 악령들에게서 잠시라도 해방시켜주길 내면 속에서 구걸하고 즐겼다는 것을요.


쇠사슬로 묶여 억류된 이들에게는 자신들에게 빙의된 악령들의 속삭임을 잠시라도 내쫓을 이단자 살육이 금지되었고

이 안타까운 자들 대부분은 광기에 시달려 결국 제정신을 잃고야 말았습니다.

어느새부턴가 함선 가장 밑바닥에서는 과거의 영광에서 추락하여 이제는 그저 광인들에 지나지 않는 자들의 절규어린 울부짖음이 메아리쳤고

그럼에도 크림슨 세이버 측은 어쩔 수 없이 그들을 계속 유폐시켰습니다.


이어지는 살육

아이 오브 테러 내에서는 너무나도 막대한 워프의 에너지가 현실 우주로 유출되기 때문에 시간이 이상하게 흐릅니다.

이 공간 내에서는 수일 혹은 수주가 겨우 수 초에 해당하는 시간에 해당하기도 하지요.

이러한 공간 속에서 크림슨 세이버는 쉬지 않고 악이 점령한 행성들과 달 혹은 스페이스 헐크들을 찾아 다녔고

만약 어떠한 악의 생명체들이 포착되면 그들은 즉각적으로 공스블 개시하여

단 하나도 남김없이 사라질 때까지 그들의 사냥감을 무자비하게 쫓았습니다.

그렇게 살아가면 그들은 자신들의 이 최후의 성전을 수 년에 해당하는 시간 동안 수행해오고 있다고 느꼈지요.


성전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챕터의 라이브러리안들은 자신들의 이 위대한-최소한 자신들의 생각에는 '레니게이드 전쟁'에 대한 전 기록들을 근면히 기록해왔습니다.

그런데 아이 오브 테러 내로 접근하는 자들 모두는 광기 혹은 빙의의 가능성이 높아지고, 정신에 더욱 많은 스트레스를 받을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이 사실을 라이브러리안들 또한 피할 수 없었죠.

어느 날, 그들은 성전 개시 이후 어느 정도로 시간이 오래 흘렀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그들이 기록한 기록들과 년도표들을 확인하고자 하였는데

그들이 발견한 것은 자신들이 이때껏 기록해왔다 생각한 전투 기록들이 아니라, 대신 알 수 없는 말을 지껄이는

바로 자신들의 머리 속에서 나온 광기 어린 음성들의 저주어린 음성 기록 뿐이였습니다.


크라논은 이 사실을 매우 침통하게 받아들였습니다.

그는 내심 자신들에 대한 현 제국의 평가가 이때껏 아이 오브 테러에서 자신들이 행해온 위대한 업적들에 대한 기록을 어느 날 보냄으로써 해결되기를 희망했어왔지요.

그리하여 어느 날 제국이 비로소 자신들이 과소평가하고 부당히 대우한 어느 챕터의 고귀롭고 영웅적인 희생에 대해 조금이라도 깨닫기를, 그는 기원하고 있었습니다.

크림슨 세이버 챕터의 진정한 가치가 증명되고 제국으로부터 용서받기를, 그는 마음 속 깊숙히 기원하고 있었지만

이로써 가능성이 먼지가 되어 사라진 것입니다.


올바른 혹은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형제들은 이 거칠고 무자비한 세계에 떨어졌고

그들을 그리 이끈 크라논은 이제 나갈 구멍이 없음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챕터 마스터는 현실적으로, 최소한 크림슨 세이버가 다시 명예를 회복하여

혹시라도 작은 애도와 묵념만이라도 받기만을 바래왔습니다.


그런데 비극적이게도, 크림슨 세이버가 제국 측에 제대로 전송한 메세지들은 모조리 정신나간 헛소리거나 광기어린 저주 뿐이였습니다.

이제 분명한 것은 제국에게 호소하는 일은 저주받아 영원히 불가능해졌다는 것이였지요.


비록 시간의 흐름이 혼란스러웠으나, 크라논은 자신들이 가장 마지막에 벌인 짧은 전투, 그림로드의 약탈자들의 레니게이드 지도자를 베어죽인 날로부터 현재 3일이 지났음을 분명히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크라논은 이미 저주받은 목소리들이 슬슬 자신에게 속삭이고 있음을 통해 그 사실을 확신할 수 있었죠.

마치 멀리서 들려오는 스크래치 소리같은 그 희미한 속삭임은 매 시간마다 점차 뚜렸해져갔습니다.

3일 전 전투에서, 그들은 이 저주받은 속삭임을 오래 동안 내쫓을 만큼 충분한 적들을 그 황무지 행성에서 찾아내지 못했습니다.

 

크라논은 물그러미 그 본인과 그의 형제들을 바라보았습니다.

이 성전에서, 지금 이 순간까지 그는 200명 넘는 형제 스페이스 마린들을 떠나보내야 했습니다.

모성도 잃고 훈련 받을 신병도 없는 상황에서 그들을 대체할 자들은 절대 있을 수 없었습니다.

게다가 수일간 아예 실종되어 그가 세지도 못한 한 50명 쯤 되는 형제들도 존재했습니다.

크라논은 최소 그 중 한명은 아예 그의 파워 아머에서 폭발하여, '적색 명예'의 아래층들을 배회하는 비참하고 끔찍한 존재로 변했다는 보도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거기에 대해서 그는 챕터의 라이브러리안들 중 일부가 어떤 무시무시한 변이의 벼락 끝에 놓인 불안정하고 위태로운 상태를 결국 초월했다고 생각했지요.


그의 혈육은 현재 감옥에 투옥되어 그에게 말을 꺼내길 아예 거부하며 대신 그를 살육에 미친 배반자라며 독설을 퍼붓고 있었습니다.

이제는 고딕 첨탑들이 위로 비틀린다던가, 선체에서 가시가 돋는다던가 하는 식으로 그의 함대 전체가 기괴하게 변해가고 있었고 

크라논 또한 통제 함교로 향하는 복도가 이제는 유기물처럼 되었다는 것을 분명 알 수 있었습니다.


지금 이 순간.

이 절망만이 가득한, 구원을 향한 자신들의 모든 시도가 완전히 실패했음이 분명해진 이 최악의 순간.

크라논 세바스투스는 명예로운 순교를 더이상 원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그저 간절히 살고 싶었습니다.


ps. 읽댓글

사실 전 크슬 그리 재미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은데

인기가 많네요. 흠..

그래서 오래간만에 하는 겸 해서 2연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