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오스 마린-크림슨 슬레터

크림슨 세이버 -12- (출처 크림슨 슬레터 코덱스)

지게쿠스 2015. 4. 11. 22:03


육신과 영혼의 파열

아이 오브 테러의 오염된 심연 속에서, 크림슨 세이버는 결국 의지를 잃었고

크림슨 슬레터로 다시 태어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는 인류 제국과 인류 제국을 위한 숭고한 임무들에 대한 이 최후의 배반과,

대신 레니게이드로써의 새로운 탄생.

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들만을 위한 새로운 탄생의 순간이였죠.

이후 더 비극적인 파열과 유혈낭자함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사브레는 더 이상 없다.

크라논은 그의 가장 신임하는 장교들과, 저주에서부터 벗어나기 위해 최대로 애쓰려 하는 크림슨 세이버의 지휘관들까지 선별하여 모두 불러모았습니다.

이 은밀한 집회 속에는 컴퍼니 마스터 랭갈드와 세던, 베테랑 서젼트 드라즈니크와 더불어 이전 채플린이였던 오크락과 마스터 라이브러리안 마논까지 포함되어 있었죠.

그들에게 크라논은 그의 새로운 사상을 허심탄회하게 말했습니다.

그는 그들에게 이 저주를 끝낼 새로운 방법을 그가 찾고 있음을 말하며

단지 명예롭고 공허하게 뒤지는 것보다는 생을 이어갈 방법을 찾는 게 어떻겠느냐고 말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아니 대놓고 말해

이는 분명 반역을 도모하자는 의미나 다름없었습니다.

의도적이건 아니건 간에, 제국에 분명 척을 지는 것이였죠.

그러나 반쯤은 적의와 분노, 

심지어는 자신을 향한 공격을 기대했던 이 자리에서 

크라논은 오직 기묘한 상호간 유대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실 이 자리에 모인 크림슨 세이버의 장교들 모두

전장에서 그들의 목숨을 바치리라 결의했던 그 순간부터 한가닥 후회심을 느끼고 있었지요.

이순간 이후로도 그들은 크라논을 계속 따르리라 맹세했으나

그러나 이제는 수십년간 그들을 지배했던 맹세와 명예들, 여러 관점들에서 벗어나

완전히 비어버리게 되었지요.

이들은 너무 성급하게, 

또한 그릇되게 결정한 순교에 더이상 집착하지 않을 것이라 스스로를 옹호했습니다.

그리고 그들 중 누구도, 심지어 크라논조차도

지금까지 그들 개개인을 괴롭혀왔던 내면의 목소리들을 차마 핑계로 담지는 않았지요.

마치 그들 스스로 그의 마음을 굳힌 듯,

내면의 속삭임들이 아무런 영향 없이 쓸려나간 듯,

그들은 이 결정을 오직 자신들만의 의지로써 내린듯 보이려 애썼습니다.


그리하여 새로운 막이 오르게 되었습니다.

이 반역의 집회는 나머지 챕터의 다수를 어떻게 자신들에게로 끌어올릴지에 대해 계획하기 시작했지요.

또한 이들은 제국과 황제에 대한 맹세들을 지키자고 주장하는 자들을 처리할 가장 최선의 방법들에도 동의하였습니다.

이렇게 하여, 크림슨 세이버는 더이상 존재하지 않게 될 예정이였지요.



ps. 오래간만의 크림슨 세이버..

사실 흥미가 떨어졌다고는 말 못합니다.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