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 종족/안페리온 프로젝트

임페리얼 아머 4-2 [안페리온 프로젝트] -20 [결말 中]

지게쿠스 2015. 1. 19. 19:40


(안개 너머에서 다가오는 무언가)


작전 시간 : 8207850.M41
작전 위치 : 안페리온 기지 복합 통제국
온도 : 1도
가시 거리 : 200m
암모니아 수치 : 0.32 - 아주 높음

자동화 필사 시종 웨슬리에게 맡긴 모든 필기 작업이 완료되자마자
인퀴지터는 기지 바깥에서부터 들려오는 화기 사격음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타이라니드가 다시 공격을 개시한 것이겠지요.
상황은 말도 안될 정도로 절망 그 자체였으나, 오르도 제노스의 인퀴지터로서 인류를 위해 어느 외계인의 위협이라도 징벌하는 것이 그가 세운 맹세였으며
죽는 그 순간까지도 그는 그 맹세를 지킬 작정이였습니다.
그는 칼집에서 파워 소드를 뽑으며 말했습니다.

 

"음성 기록 필사를 여기에서 마친다. 외계인들에게 죽음을!"

 

그는 필사 사본을 당부하고는 바깥으로 나갔습니다.

기지 주변은 안개로 가득했습니다.
전장은 그야말로 음산하고 무언가 초현실적인, 초월적인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고
방독면을 두른 가드맨들이 짙은 안개 사이로 가끔 유령에게라도 쫓기는 냥 튀어나왔다 사라졌습니다.
라스건 불빛이 짙은 안개 속에서 무슨 살아있는 존재마냥 반짝이다 이내 사라졌고
서치라이트 조명들은 허공을 흐르는 안개의 벽을 비추고 있었습니다.
문득 그는 목에서 암모니아 특유의 타는 듯한 감각을 느끼고는 그의 헬멧이 제대로 장착되었는지 다시 확인했습니다.

 

방어 경계선에 위치한 록은 착륙장에서 파괴된 발키리의 잔해 뒤편으로 엄폐했습니다.
그의 주변에서는 카디안 병사들 분대 하나가 자리를 잡고 정글을 향해 사격을 개시하고 있었지요.
타이라니드 괴물들의 비명과 울부짖음이 짙은 안개 속에서 메아리치고 있었습니다.

 

그는 별안간 전방의 덤불이 바르르 떨리더니 호마건트 무리들이 벼룩마냥 도약하여 나타나 빠른 속도로 가드맨들을 향해 달려드는 것을 보았습니다.
호마건트 떼의 질주는 병사들의 라스건 사격에 금방 저지되었으나, 그보다 더 많은 수가 이미 뒤따르고 있었지요.
인퀴지터 또한 그대로 보고 있지는 않았습니다.
마치막 볼트 피스톨 탄창을 장착한 그는 적들을 향해 조준한 다음 병사들과 함께 사격에 합류했습니다.

 

호마건트들 뒤편으로 더 거대한 타이라니드 워리어들이 뒤따르고 있었고
정글을 헤치며 걸어오는 그들의 뒷다리는 작은 건트의 머리까지보다도 더 컸습니다.
그러나 무언가 더 크고 더 거대한 것이 정글의 심연 속에서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그 놈의 발걸음에 땅이 울릴 정도였지요.

마침내 혼란스럽게 주변을 덮고 있던 안개가 꽤 오랬동안 흩어지며 인퀴지터 록은 거대한 괴수, 히에로판트의 모습을 똑똑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히에로판트의 높게 솟구친 다리들은 전방의 나무들보다 더욱 거대한 크기였으며
괴물의 송곳니들로 가득한 끔찍한 머리에서는 점액을 흘리고 있었고
흉측한 아래턱에서는 산성 액체를 질질 흘리고 있었습니다.
바이오 타이탄은 말 그대로 거대했습니다.
이럴진데 어떻게 안개 속이라고 해도 몸을 숨길 수 있었겠습니까?

 


"일제 사격! 바이오 타이탄이 목표물이다!"

 

그는 남아있는 모든 분대들에게 화기 사격을 지시하였습니다.
이윽고 병사들이 라스건 광선들을 쏟아냈지만, 그들의 공격은 괴수의 껍질에 맞아 팅길 뿐이였습니다.
그러나 카디안 측의 라스캐논은 짐승의 꽤 큰 덩어리 부분을 날려버렸지요.
별안간 괴물이 포효성과 함께 병사들을 향해 다가오기 시작했습니다.
록은 일단 어떤 샌드백 더미 뒤편으로 몸을 피한 후 벨트에 손을 댔습니다.
벨트에서 그는 총 6개의 크락 수류탄을 잡아 뺀 다음
신속한 동작으로 그것들을 한데 모아 묶었습니다.
그 와중에도 점차 가까이 다가오는 바이오 타이탄들을 향해 쏘아올리는 중화기들이 록의 머리 위에서 쏟아지며 날라가고 있었지요.
룩은 다시 한번 그의 파워 소드를 잡아 쥐고는 최후의 영웅적 일보를 위해 마음 속으로 준비했습니다.
괴물은 역시 너무나도 거대하여 그를 눈치채지 못하고 그대로 지나치고 있었습니다.
록은 자신의 머리 바로 위에서 괴물이 그 기괴한 턱으로 독극 타액을 흘리며 갑각판 사이로 포자 매연을 뿜어대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마침내 발을 뗀 록이 도약하며 크랙 수류탄 묶음을 놈의 복부 부분에 겨냥하고 던지려 했습니다.
그러나 그 순간, 길고 기괴한 촉수들이 바이오 타이탄의 복부에서 그를 후려갈겼고
촉수 끝의 날카로운 고리들이 그를 베고 찢었습니다.
그는 그것들을 검으로 쳐내어 그중 2개를 잘라내었으나
3번째로 날라온 갈고리가 그를 꿰고는 간단히 그를 허공에 던져버렸습니다.
그는 바닥에 내동댕이쳐졌고, 도중에 검과 수류탄 묶음도 떨어트렸죠.

 

바이오 타이탄은 바닥에 내동댕이쳐진 그를 발톱으로 강하게 내려찍으며 그 거대한 다리로 찍어 관통하려 했습니다.
록은 가까스로 몸을 굴려 그것을 피했고
운 좋게도 바로 옆에 있던 수류탄 묶음을 줍는데도 성공했습니다.

 

타이밍 절묘하게, 어디선가 날라온 라스캐논 한발이 그 거대한 괴물을 강타했고
인퀴지터의 머리 위에서 괴물이 쏟아내는 피와 액체 찌꺼기들이 쏟아졌습니다.
그 액체에 젖은 그의 아머는 타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최후의 기회를 쥔 인퀴지터는 그런 것에는 신경을 끄고
다시 수류탄 묶음을 쥔 다음 있는 모든 힘을 다하여 그것을 괴물의 배면의 키틴 껍질 두개 중간 사이 부분을 향해 던져넣었고
그가 그렇게 하자 괴물의 복부에 가득한 채찍 촉수들은 다시금 꿈틀대며 그것을 쳐내려 했습니다.

 

크게 부상당한 록은 그대로 쓰러지며 진흙탕에 몸을 대자로 뻗었습니다.
그는 기어서라도 근처를 벗어나려 했지만 몸은 뜻대로 움직여지지 않았지요.
눈은 이미 침침해져 바로 위의 바이오 타이탄조차도 흐릿하게 보이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바이오 타이탄이 눈 앞에서 사라졌습니다.
거대한 폭발이 괴물의 배면을 산산히 찢어놓았고
끈적한 내부 기관들이 엄청난 양의 혈액과 함께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거대한 다리들은 천천히 힘을 잃고 무너졌고
괴물은 마지막으로 기이한 비명소리와 함께 그대로 붕괴한 다음, 숨을 거두었습니다.


 ps. 참고로 이 엄청난 피해에도 불구하고 대단히 희망적인 반전이 있습니다.

 결국 이기게 되네요.

담편이 마지막일듯. 읽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