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 종족/쉴드 오브 바알 : 레비아탄

쉴드 오브 바알 : 레비아탄 -11-냉혹한 묵시(쉴.오.바 1 출처)

지게쿠스 2015. 2. 3. 19:44



냉혹한 묵시

빛나는 방패, 이지스 다이아몬도 지역으로 마침내 첫번째 타이라니드 생체 함선들의 물결이 진입했을 때

성계 방어자들의 사기와 자신감은 절정을 찍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안전한 해로를 찾기 위해 가느다란 촉수 가닥들로 분열하여 띠 지대를 탐색하는 대신

이 절대 영하의 공간을 그대로 항해하였습니다.


대 크립투스 해군 측의 관찰 스크린들에서는 갑각 오징어 형태의 함선들로 이루어진 촉수들이 그대로 항해하여 결국 지역 안에서 가라앉거나

혹은 겨울 호수에서 꺼낸 시체의 손가락들마냥 말려들어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매번 새로운 보고와 프로파간다 이미지가 유포될 때마다 거기에는 여지없이 생체 함선들의 무리가 느리게 진격하다가 결국 시들어버렸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죠.

이지스 다이아몬도의 살인적인 온도 앞에서 결국 타이라니드 함선들조차도 여지없이 얼어버린 흰색 덩어리로 굳어버린 것입니다.

결국 한때 침공 함대였던 것이 모두 우주의 얼음 잔해들과 얼어버린 덩어리들로 변하여 이제는 그저 지역 내의 거대한 다각형 얼음 덩어리들과 서로 부딛치며 밀쳐대고만 있었습니다.


우주를 떠다니는 타이라니드 함대의 얼음 잔해들은 여전히 그 가속 운동량 때문에 앞으로 진격 중이였습니다.

방패 행성들을 위한 방지선 차원으로 행성들을 따라 배치된 제국 기함들의 함교들 위에서, 관측 승무원들은 딱히 흥미롭지 않은 보고를 올렸는데

그것은 이제는 '얼어서 죽어버린' 하이브 함대가 6개의 소그룹으로 분열되었다는 것이였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쓸모없는 세세한 정보들은 총사령관들에게는 별 관심 없는 문제였습니다.

그들이 분산되던 말던, 침공 함대들의 잔존 무리들은 결국 파괴될 운명이였죠.


승리하였다는 자부심에 들뜬, 대부분의 제국 사령관들은 위험이 이미 사라졌다며 확신했습니다.

그러나 사실...




부활

기함 '브루투스 마카리아'호의 통제 함교는 거대한 바실리카식 성당을 연상케 하는 구조였습니다.

그 거대한 아치형 벽들에는 200명 이상의 해군 서비터들, 장교들과 함선 수리공들이 집결하여 있었지요.

그러나 제 1 관측사의 느린 종소리와 때때로 들려오는 제복입은 간부들의 작은 보고 소리들을 제외하면

함교의 대 통제실은 거의 조용했습니다.


제독 쥬스투스 반 아바코르는 그의 관측 스크린을 바라보며 조용히 숨을 내뱉었습니다.

화면 속 외계인들의 적색 생체 신호들이 이지스 다이아몬도의 사파이어 빛 얼음들의 지대 가운데서 반짝이고 있었습니다.

그저 너무..많이 잡히고 있었습니다.


'스로스. 보고하게.' 그가 긴장한 목소리로 숨을 내쉬며 말했습니다.


'놈들은 느려지고 있습니다. 마치 '빛나는 방패'가 새로운 먹잇감들을 포식하는 듯이 말입니다. 사령관님.'


로브를 입은 관측 승무원이 자신만만해하며 대답했습니다.

그러나 그의 눈은 곧 이어진 혀 차는 소리들에 긴장하며 커졌지요.


'듯이?' 반 아바코르가 혀를 차며 나무랐습니다.


'그래서 정확히, 그들이 '모두' 죽었다는 건가 아니라는 건가?'


승무원은 그의 가까이 몸을 기울였고, 앞에 놓인 관측 스크린의 흐린 불빛이 그의 마른 몸을 비추었습니다.

잠시동안 마치 몇 시간 같은 분위기의 차가운 침묵만이 흘렀죠.

그러나 소집된 장교들이 일전에 확인했듯, 마지막 남은 붉은 생체 신호조차도 여지없이 곧 흰색으로 변했습니다.


'외계 함선들은 모두 죽었습니다. 제독'


마치 자신이 최후의 외계인을 베기라도 한 마냥, 관찰 승무원은 자부심으로 가슴을 쭉 피고 허리를 세우며 부드럽고 자신만만하게 대답했습니다.


'단 하나의 생체 신호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황제 폐하의 가호군.' 반 아바코르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습니다.


'자, 제시렉 함장. 부디 전속력으로 전방으로 향하겠나? 

후방의 카스텔란 띠에서 대기중인 놈들이 모든 전공을 다 가져가기 전에, 저 얼음 시체들을 모두 아작내고 떠납세.'


'그리하겠습니다, 제독님' 자신감에 가득 찬 함장의 대답과 함께

제독의 명령들이 함교 내에 하달되었습니다.

브루투스 함 또한 다시 한번 엔진을 가동시키기 시작했습니다.

반 아바코르는 그의 통제 좌석에 앉아, 남들 몰래 목 뒤의 땀을 털어냈습니다.

솔직히, 진심으로 쫄렸던 순간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이 얼음 덩어리들을 완벽히 격파할 계획들을 짜고 있는 제독의 마음은 온통 후일의 승진에 대한 상상들로 가득 차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한 두시간 정도를 분주히 준비했습니다.

마침내 타이라니드 함대의 잔해들을 완전히 처리할 준비를 마친 브루투스 마카리아가 이물에서 고물까지 우렁차게 진동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대함선의 함교 위에서, 그 의미와는 대조되는 아름다운 종소리가 울리기 시작했습니다.


'제...제독?' 관측 승무원 스로스가 말을 더듬으며 그를 불렀습니다.

그의 튀어나온 턱 아래에서 빛나고 있는 화면은 점차 색이 변하고 있었고

그의 마른 얼굴을 창백한 흰색에서 불길한 적빛으로 물들어갔습니다.


'이게..무엇을 의미하는 거지, 스로스?' 반 아바코르가 물었습니다.


'생체 신호들이..제독님, 생체 신호들이 다시 잡히고 있습니다.'


관측 종이 다시 울리고, 또다시 울리더니

이내 수없이 울리기 시작했습니다.


'생, 생체 신호들이 다시 잡힌다고? 어떻게!?' 반 아바코르가 격양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저..저도 모르겠습니다..이건 불가능합니다..' 그가 혼잣말하듯 중얼거리며 말을 이었습니다.


'..생존 위기에 처한 생명체라면...불가능한 일도 아니겠지만..'


'스로스, 저 빌어먹을 종 기계가 자꾸 울리잖나!'


'아..아마 쌍둥이 태양들이 그들을 재생시킬 만큼의 열을 다시 공급하는 것 같습니다. 제독...'


'아마 분명 그럴거야. 파가레스트, 후방 카스텔란 띠의 포열 사수들에게 연락해서, 상황이 악화되기 전에 저 빌어먹을 것들을 날려버리라고 전하게'


통신 장교가 그의 명령에 복명하며 물러났습니다.

그리고 단 몇 초만에 그의 제독에게 다시 돌아왔는데, 암울한 표정이였습니다.


'장거리 통신망이 막혔습니다. 제독' 그가 음울하게 말을 이었습니다.


'우리에게...우리에게 들린 것이라곤 그저 끔찍한 잡전파 뿐이였습니다.'


'아 젠장, 다 꺼져! 전방 포열들, 사격 개시!'


거대한 대포들이 총 화력으로 사격을 개시하자 브루투스 마카리아의 선체가 진동했습니다.

거대한 벽 크기의 스크린을 큰 눈으로 주시하던, 반 아바코르 제독은 후방 멀리서 번쩍이는 빛들을 발견했습니다.

음성 연결이 성공했던 아니던, 후방의 카스텔란 띠 지대의 대포 요새들 또한 적 함대의 회생을 감지한 것이 분명했습니다.


배틀 바지선의 심장부까지도 관통하기에 충분한, 강렬한 핏빛의 광선 두 줄기가 어두운 우주 공간을 향해 쏘아지자 브루투스 호의 선루가 크게 울렸습니다.

그 광선은 마치 부평초 밭에 떨어지는 폭발운마냥 전방을 표류하는 타이라니드 함대를 덮쳤지요.


'직격타입니다, 제독!' 파가스트가 보고했습니다.


'잘했다. 놈들이 입은 피해는?'


그러나 대답 대신, 잠시 불길한 침묵만이 흘렀습니다.


'최소한..입니다. 제독'


'뭐시라? 왜!'


'저희들 때문이 아닙니다..제독. 적..적들은 엄청난 양의 액체를 이지스 다이아몬도 지역 내에서 방출하였었고

그게 지금은 엄청나게 거대하고 두꺼운 얼음막으로 변해 각 함선들을 싸고 있습니다.

그것 때문에 효과적인 타격이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반 아바코르는 뒷목의 털들이 전율로 곤두서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어 함교의 경고망 내로 엄청난 신호들이 잡히기 시작하자 그의 두개골에 심어진 금속 판들이 욱신거리기 시작했습니다.


'놈들이..놈들이 이 얼음을 탈격 가능한 갑주마냥 사용하고 있는 것은 아닐꺼야, 그..그렇겠지?'


그가 중얼거렸습니다.

그러나 이미 속은 불길한 예상으로 울렁이고 있었습니다.


'저 놈들..놈들이 그정도로 똑똑할리가 없어!' 그는 확신했지만, 목소리는 이미 공포로 떨리고 있었습니다.


'그럴 리 없어, 놈들이 그럴리가?'


다시 한번 함교가 침묵에 잠겼습니다.

그리고는 관측기의 조종 종소리들이 다시 울리며 침묵이 깨졌고

그 종소리들은 회생한 하이브 함대가 마침내 천천히 얼음을 벗기 시작하며 그들 앞의 우주 공간을 향해 다가오고 있음을 알리고 있었습니다.




ps. 읽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