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 종족/쉴드 오브 바알 : 익스터미나투스

쉴드 오브 바알 : 익스터미나투스 - 에필로그 -

지게쿠스 2015. 6. 23. 18:11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9htNt




'응보의 검날' 선의 함교 복도에 선 단테는 행성이 죽어가는 광경을 말 없이 지켜보았습니다.

우주의 진공과 배틀 바지선의 거대한 내부 비행 갑판을 분리시켜주고 있는 함선의 보이드 쉴드 너머로 보이는,

아스포덱스 행성은 현재 그림자로 덮힌 검게 그슬린 가죽 껍질과도 같이 변해 있었습니다.

단테는 행성을 바라보며 의심할 바 없는 승리의 어떤 감각이라도 느껴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허나, 물론 결과적으로는 수백억의 타이라니드들이 파괴되었지만,

그 대가로 바친 것이 한 성계 전체였습니다.


챕터가 대가로 바친 것 또한 위험할 정도로 높았습니다.

커맨더는 한때 행성이였던 것의 시체로부터 눈을 애써 돌려, 아직도 수송기들에서 하차 중인

2nd 컴퍼니의 소수 생존자들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들은 생체 화기들에 의해 파손되고, 궤도 탈출시 발생한 화염에 크게 그슬린

스톰레이븐들의 램프 입구들에서부터 부상자들과 사자들을 조심스레 내리며 하차하고 있었지요.


그러나, 지옥과도 같던 아스포덱스에서의 대 궤멸전과 폐허가 되어버린 도시 속에서 간신히 살아남았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퇴각하는 블러드 엔젤들에게는 그 어떠한 암울한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지치고 부상당했음에도 그들의 자세는 당당했고

두 눈들은 굳은 목적으로 빛나고 있었습니다.

챕터 마스터에 대한 그들의 신념과 믿음은 조금도 손상받지 않아 있었죠.

단테는 이 상태에서 바로 적들에게 돌격하라는 명령을 내린다고 할지라도

이들은 일고의 주저 없이 바로 행하리라는 믿음에 조금의 의심도 가지지 않았습니다.


커맨더 단테는 비행 갑판을 분주히 이동하는 그들의 얼굴 하나하나를 지켜보며,

과연 저들 중 얼마나 많은 자들이 살아서 바알로 귀환할 수 있을지,

그리고 챕터에 현재 남아있는 스페이스 마린들로 충분할지에 대해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어떤 대가를 또 치루어야만 챕터의 모행성을 구원할 수 있는가?

그리고 만약, 소중한 우리의 모성 바알을 구하는 대가로

우리의 챕터는 파멸을 감수해야만 하는가?

그리고..

우리가 여기에서 타이라니드들에게 입힌 피해는 과연 충분한 것이였는가?


이러한 것들이 멸망한 행성에서 복귀한 그의 형제들을 지켜보며

그들 한명 한명을 바라볼 때마다 단테의 정신을 무겁게 짓누른 생각들이였습니다.


그 순간 차가운 바람이 복도 끝에서 불어오며 허공에서 찬란한 빛이 출렁였습니다.

아주 잠깐 동안 단테는 그것이 하이브 마인드가 준비해놓은 최후의 공격이 아닌가 하고 생각했고

그의 손은 반사적으로 그의 총집에 들어있던 피스톨을 잡아 꺼냈죠.

그러나 빛이 사라진 자리에 나타난 것은 타이라니드 괴물이 아닌 어느 날개달린 인영이였습니다.

그는 생귀노르였습니다.


오랜 세월동안 처음으로, 단테는 바로 앞에서 생귀노르를 마주하게 되었지요.

잘 세공된 황금의 갑주를 영롱히 빛내는, 그 신비로운 전사의 얼굴은 단테의 얼굴을 비출 정도로 매끄러운 황금의 마스크로 가려져 있었습니다.

그 순간 갑판 복도 위에서의 모든 작업은 일시에 정지됬고,

그 한 명의 전투 형제에게 갑판의 모든 블러드 엔젤 마린들이 한쪽 무릎을 꿇으며 머리를 공손히 숙였습니다.

오직 단테만이 초연히 서 있었지만,

그 또한 생귀노르의 갑작스러운 출현에 놀란 상태였지요.

이는 수백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 그 또한 도데체 무슨 일이 일어났고, 무엇 때문에 일어난 것인지 제대로 알 수 없었습니다.

이 고대의 축복받은 전사가 그가 승리라 생각하고 싶었던 '패배'를 꾸짖기 위해 나타난 것일까요?

아니면 이 모든 것이 프라이마크의 의지가 작용하여 일어난 사건들임을 알려주고자 한 징조일까요?

 

느리고, 위엄있는 걸음과 함께 생귀노르는 챕터 마스터에게 다가갔고

그의 두 날개는 그가 지나가는 복도 옆에 놓인 블러드 엔젤들의 머리를 축복해주듯 스쳐 지나갔지요.

마침내 두 전설이 서로 얼굴을 정면에서 맞대었습니다.

공기 중으로 무거운 침묵이 흘렀죠.


아무 말 없이 단테는 그의 마스크를 벗었고,

생귀노르에게 자신의 얼굴을 직접 드러내 보였습니다.

그는 지금 이 축복받은 전사를 어떠한 렌즈나 광학 필터 없이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있었죠


그리고는, 단테는 그 누구에게도 물어보지 못했던 질문

그러나 반드시 알아야만 했던 단 하나의 질문을 위해

오직 생귀노르의 두 귀에만 들릴 정도였지만, 마침내 입을 열었죠.


'정녕 충분했나이까 -...바알은 아직 구원받을 수 있는 겁니까?'


꽤 오랜 시간 동안 침묵만이 감돌았습니다.

그리고 단테는 눈 앞의 전설의 존재가 아무런 대답도 주지 않고 사라지리라 확신했죠.


그때였습니다.

블러드 엔젤 챕터의 유구한 모든 역사와 기록을 통틀어, 단 한번.

생귀노르가 최초로 모두의 앞에서 입을 열었습니다.


'아직 희망은 있다There is yet hope.'




ps. 기나긴 이야기가 드디어 끝났습니다.

그러나 내용만으로 봐선 이제 중간 온 듯한 그런 느낌이...

다음 편이 나온다면 아마 바알 성계가 중심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최신 블러드 엔젤 코덱스에서도 연대기 끝이 쉴드 오브 바알 내용이니, 아마 40k 넘어가는 스토리가 진행되면 반드시 나오게 될듯하네요. 

아트가 너무 멋져서 시작한 번역이였는데

내용도 좀 얼렁뚱땅한것만 제외하면 아주 재미있어서 만족스러웠던 장편 연대기였네여.

이제 전 다시 워프로 사라져서..한동안 아예 못볼지도 모르겠음

쨌든 마지막이니 감상편이나 많이 달아주셈. 

그리고 짤방에는 내용 관련 오류가 하나 있는데, 찾는 사람은 눈치 빠른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