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상투스 리치 - 레드 와!

레드 와! : 상투스 리치 vol.1 : 녹기사의 등장 [17]

지게쿠스 2016. 1. 3. 23:54


녹기사의 등장

예상 시간이 넘어가자 별 수 없이 카디안들은 산의 경사 부분에 마련한 방어선들에 서둘러 자리잡기 시작했고,

같은 시간 로드 비쉬투와 브라미카 가문의 기사들은 거진 근처까지 행군하고 있었습니다.

그들 외에도 벨레메스트린 가문의 기사들과 가장 후방에, 여유롭게 천천히 이동중인 기사 슈트 하나가 있었는데

그 기사는 다른 어떤 기사들과도 다른, 홀로 녹빛으로 칠해진 기사 슈트였습니다.

그는 이른바 녹기사라 알려진, 방랑 기사 제란티우스였습니다.

그의 슈트는 다른 어느 기사들과도 다른 녹빛을 띄고 있었고,

슈트가 품은 세월의 정도는 어느 필멸자도 따라오지 못할 정도로 오래된 것이였습니다.

한참 방어선을 구축하던 와중에 저 멀리서부터 기사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자

그들을 확인하고 반기기 위해 나갔으나, 정작 아무런 말도 할 시간이 없었습니다.


'모든 포문을 열어라!' 스테인이 소리쳤습니다.

그의 목소리는 곧 수많은 통신병들에 의해 중계되어 효율적으로 각 제대별로 하달되었지요.

카디안들은 지정된 산 경사면의 진지들로 서둘러 투입하여 전투 준비를 마쳤고,

그 모습은 카스르의 사령관인 그로 하여금 마치 고향에 온 듯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옛날 이야기일 뿐, 스테인이 잠깐 생각했습니다.

아마 이제 곧 대규모 학살전이 펼쳐질 것이였습니다.


얼마 안가 각 소대들은 각 진지의 모든 중화기들을 가동시키기 시작했습니다.

아래의 오크들은 지치지도 않는건지 더욱 세차게 산을 타고오르기 시작했죠.

그러나 이번만큼은 임페리얼 가드도 정말 가진 모든 수를 총동원하였습니다.

지옥을 방불케 하는 화염과 폭음 소리 중에서도 똑똑히 들려오는 강렬한 천둥 번개 같은 폭발 소리와 함께

거대한 초중전차, 베인블레이드들과 스톰해머들이 화력 지원에 나섰고

때마침 올라온 브라미카와 벨레메스트린 가문의 팔라딘급 기사들이 대포 포문들을 일제히 열었습니다.


오크들은 조각조각 나누어 올라오고 있었고, 그린스킨 차량들 또한 덜컹거리며 산 경사면을 잘도 타오르고 있었지만

스테인의 중화기병들이 발사하는 정확한 라스캐논 광선들에 의해 관통당하여 격파되었습니다.

시간이 흐르자 급경사지들과 흉벽들 뒤에 안전히 엄폐한 가드맨들도 라스건들을 꺼내어 다시 한번 점검해보고 

올라오는 표적들에 하나둘씩 겨누기 시작했습니다.

다만 아직까지는 거리가 있어서 사격까지는 하지 않은 상태였지요.

그보다 좀더 사거리가 긴 중화기들은 계속해서 포탄을 쏟아내며 단 한마리의 오크조차도 소총 사거리 내에 진입하지 못하게 막아내고 있었습니다.


순간 지난번 전투때와 비슷한 기이하고 오싹한 에너지 기운이 스테인의 이마를 타고 오르기 시작했고,

뒤이어 스테인의 뒤편으로 지난번처럼 녹빛 화염 거품들이 다발적으로 경사면에서 터져나왔습니다.

그 화염과 녹색 빛 속에서 수십 오크들이 모습을 드러내었으나,

지난번과는 달리 이번엔 이미 세심히 지정된 진지들을 통해 대비가 되어있는 상태였습니다.

그들이 채 모두 형성화되기도 전에 이미 라스건들은 그들을 향해 겨누어져 있는 상태였고,

곧 라스건들이 일제 사격을 개시하자 텔레포트한 오크들은 우후죽순 쓰러져갔습니다.


스테인의 눈 앞에서 고대의 기사 제랑티우스는 저 위에서부터 경사면을 천천히 내려오다가

어느 순간부터는 세차게 뛰더니 가볍게 도약하여 허공을 가른 다음

그대로 강하게 바닥을 내려찍어 마침 텔레포트에 성공한 수 무리의 메가놉들을 그대로 짓밟아 떡갈비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그는 대부분의 오크들을 떡으로 짓밟아 버리며 사방에 돌 파편들을 흩뿌린다음

충격에 휩싸여 비틀거리는 나머지 오크들은 테르멀 캐논으로 모조리 녹여버렸습니다.


거대한 기사 슈트로는 절대 볼 수 없을거라 생각했던 놀라운 무용을 그가 내보이자

음성망 사방으로 그에 감탄한 다른 알라릭 기사들의 칭송과 환호성이 계속해서 터져 나왔습니다.

스테인은 그냥 그러려니 하였으나, 그게 너무 오래가서 작전에 방해가 될 정도로 지속되자


'이제 그만 좀 하고 사격에나 집중하시오!' 라고 소리쳤습니다.


비록 기사들이란 작자들이 이전부터 예측하기 불가능한 영웅심을 발휘하여 곤란한 상황을 많이 만들긴 하였지만,

일단 지금까지는 전투 전략이 딱딱 정확하게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오크 젯 전투기들이 하늘에서 쏟아져 이 산을 향해 쏟아지고 있었으나,

'강철 군단' 연대의 히드라들이 속사 대포들을 쏟아내며 하늘을 대공 사격으로 가득 채워 그들을 한무더기로 격추시켜 불길과 함께 추락하게끔 만들었습니다.

뚱뚱한 형태의 오크 버기차량들이 산의 여러 도로들을 향해 올라오고 있었지만,

사전에 낮은 경사면들에 사격선 형태로 배치된 타우록스 수송차량들에서 쏟아진 포 탄알들에 의해 파괴되어 산산조각났습니다.


한창 싸우던 제랑티우스를 향해 오크들이 척후병 용도로 사용하는 칼날이 가득 달린 작은 콥터들이 하강하여 

가진 총기들을 모두 쏘아대기 시작했습니다.

제랑티우스는 곧바로 크게 도약하여 그들 중 2기를 하늘에서 몸통으로 박살내버렸고

회전 가능한 중기관총을 사용하여 마지막 3번째 콥터까지 깔끔하게 격추시켰습니다.

스테인은 저 기사 슈트로 저런게 가능한가 하고 고대의 워커를 경이 속에 지켜보았습니다.


한편 산 아래쪽의 먼지 구름은 더욱 거세지며 더 많은 오크들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렸습니다.

그러나 거친 산맥의 지형 덕에 그린스킨 무리들의 공격은 조각조각 분열되어 올라올 수 밖에 없었죠.

히드라 대공차량들에 의해 또다시 두 기의 오크 폭격기들이 격추되어 추락했습니다.

와이번 전차들이 토해내는 야포 탄환들은 계속해서 쏟아지며 아래 땅을 폭발로 뒤엎었습니다.

오크 종족의 근접전을 향한 충동은 아마 충족되지 못하고 끝날 것이 분명했습니다.

최소한 스테인 생각으로는, 자신이 그렇게 하지 못하게 만들 것이였죠.



ps. 초중전차들도 튀어나오고 하여간 하이라이트에 해당하는 파트일듯하네요.

아니 막판이 진짜 하이라이트겠지만 어쩄든..

쉴오바 때보다는 유리한 상황이긴 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