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상투스 리치 - 레드 와!

레드 와! : 상투스 리치 vol.1 : 최후의 성전.3 [38]

지게쿠스 2016. 2. 14. 13:29

 

 

귀족들의 반격

'3개의 건널목 지점이 문제로군,' 스테인이 암울한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그의 앞으로 한 반마일도 안되는 거리에선,

수백의 오크들이 끓어오르는 해자 강을 앞두고 주저하거나 혹은 무리하게 들어갔다가 삶아져 가라앉았으나

수백의 오크들이 정신나간 고집과 피에 대한 굶주림, 자살적인 난폭함을 앞세워 해자를 건너고 있었습니다.

급조된 2개의 다리들을 건너려는 오크 폭도들은

빠르게 위치에 도착한 타우록스 수송차량들과 내부의 템페스투스 사이온들이 토해내는 화망에 오는 족족 갈려갔으나,

그들은 이미 넘어오기 시작한 오크들에 한해서만 화력을 집중하는 것이 고작이였기 때문에 뒤편에서 견제되어야 할 나머지 대다수의 오크들에 대한 견제는 불가능했고,

결국 그들은 강을 건너오는데 성공하여 이곳 저곳으로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이 무슨 짓을 벌이기 전에 서둘러 반격 조치가 필요했지요.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총사령관만이 유일하게 같은 결론을 낸 지휘관인 것은 아니였습니다.

산맥의 동쪽 경사면들을 따라 알라릭 행성의 귀족 가문들에 소속된 기사들이 일제히 질주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들은 데갈리오 가문의 기사들로 이루어진 3갈래의 창날 진형을 앞세워 기세높게 내려오고 있었는데,

그들의 백색 갑주는 아군에게나 적들에게나 모두 뚜렷히 강렬하게 보이고 있었습니다.

동시에 서쪽 경사면에서는 테린 가문의 기사 슈트 4기가 밀집된 사각형 진형을 구성하여 서쪽에 상륙한 오크들에게로 진군하였죠.

기사들이 급조된 쓰레기 다리들을 향해 거진 도달하자 당연히 수많은 로킷들이 쏟아졌지만,

기사들은 이온 쉴드들을 일제히 가동하여 로킷들이 만들어내는 수많은 작은 폭발들을 떨쳐냈습니다.

이윽고 두 다리들에 도착한 기사들이 용맹히 돌진하여 오크들을 짓밟고 처단하며 외계인들을 해자의 끓어오르는 물로 몰아넣는 것을 지켜보았고,

그들이 쓰러지려면 아주 많은 오크들이 필요할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한편, 두 초중전차가 지키는 요새로 오르는 거대한 도개교를 향해 몰려드는 오크들을 향해

따로 분할 배치되었던 임페리얼 나이트들이 산개 대형을 이룬 다음 돌격했습니다.

그들 중에서도 사람들의 입을 통해 이제는 불탄 기사라 알려진 검은 기사가 가장 먼저 적들을 강타하였지요

오크들의 야포 탄환들이 그를 향해 쏟아지며 슈트의 좌측 부분을 강타하자

기사는 이온 쉴드를 가동하여 폭격으로부터 좌측을 보호하였지만,

이번에는 화염방사기로 무장한 오크들이 떼거지로 달려와 노출된 우측 부분을 향해 걸쭉한 화염을 토해냈습니다.

 

그러나 화염에 둘러싸이면서도,

기사는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싸움에 임하였습니다.

 

스테인은 싸움이 한창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을 때, 그슬린 기사로부터 멀지 않은 후방에 카마타 가문의 가문장인 히람의 문장을 단 기사를 향해 한 오크 전투기가 낮게 날아와 공격하려는 것을 발견하고는 서둘러 그에게 경고 음성을 전달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미 늦어버렸고,

전투기의 복면이 열리며 떨어진 녹슨 레킹 볼은 후방에서 그를 낚아 잡아채었습니다.

그러나 너무 늦게 날아오른 전투기는 날아오르는 대신 앞부분부터 고꾸라지며 기사 슈트와 충돌하였고

그 둘은 화염 속에 휩싸여 진창에 나자빠져버렸죠.

 

그리고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그 장면을 가장 먼저 목격한 것은 방랑 기사인 불탄 기사,

아니 히람의 둘째 아들이였습니다.

아직도 붙은 불이 채로 오크들과 싸우던 불탄 기사는 후방을 이온 쉴드로 감싼 채로, 진창에 빠져 옴싹달싹 못하는 히람의 기사 슈트를 향해 내려왔습니다.

그리고 단 일말의 주저도 없이 그의 테르멀 캐논을 내려 겨눈 다음 자신의 아버지가 탄 슈트를 향해 정확히 조준하였고,

한 일격으로 내부까지 모두 녹여버렸습니다.

(*주석 1 참조)

 

당연히 구하리라 생각했던 스테인은 영문을 모른 채 그저 어안벙벙히 그것을 바라볼 수 밖에 없었죠.

 

그러나 운명의 장난은 다른 곳에서도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멀리 떨어지지 않은 근처에서, 시보스트 벨레메스트린의 문장을 단 기사 슈트가 수많은 오크들에 둘러 싸여 그만 무릎을 꿇고 말았고

기회를 잡자 수많은 그린스킨 패거리들이 몰려와 조잡한 로캣을 단 슬랫지해머들을 내려찍으며 시보스트의 기사 슈트의 가장 약한 부분들을 공격하기 시작했습니다.

 

죽음의 위기에 놓이자,

시보스트는 발악적으로 슈트의 팔들을 휘두르며 마치 일전에 로드 굴모트 케스트렌이 그러했던 것처럼 간절히 구조 요청 나팔들을 불었습니다.

그러나 기사들은 그를 철저히 외면하였고,

시보스트는 굴모트가 그러했듯 그들의 차가운 시선 아래 사지째로 찢겨져 나갔습니다.(*주석2 참조)

 

그의 비참한 최후 후에, 데갈리오가 음성망으로 짧막하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젠 굴모트 케스트렌의 혼이 성불할 수 있을 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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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참고로 이미 초반부와 소개글로 니온 내용이라 내용을 깊게 읽어본 사람이라면 이미 알았을 것임.

 

주석 1 : 카마타 가문의 가문장은 히람이라는 인물인데, 이 인물은 무자비한 폭정에 맞아들까지 죽이는 죄를 저지름.

불탄 기사는 이 인물의 둘째 아들인데,

형이 죽은 사실과 가문장의 폭정을 조금도 모르고 있다가 형이 탔어야 할 기사 슈트를 물려받게 됨.

우연의 일치로 기사 슈트 내에 저장되어 있던 형의 기억들을 통해 아버지의 죄악에 대해 깨닫게 된 그는 바로 가문에서 탈출하여 방랑 기사가 되었고, 자신의 가문 상징들도 모두 태워 불탄 기사로 거듭나게 됨.

그리고 복수에 성공한 것임.

 

주석 2 : 최초 폐함이 행성에 상륙했을 때, 가장 먼저 나서서 오크들을 상대했던 것이 가문장 굴모트가 속한 케스트렌 가문이였음.

이들은 용맹히 싸웠지만, 굴모트가 그럭과의 싸움 도중 공적에 눈이 먼 시보스트의 팀킬에 의해 이온 캐논이 터지며 그럭에 의해 무참히 살해되었고, 아버지의 원수를 위해 그럭을 죽이려던 아들까지 결국 실패하고 죽게 되어 케스트렌 가문은 완전히 망해버리게 됨.

기사들은 당연히 이 사실을 알고 있었고.

(참고로 모두 전편들에 나오는 내용이니, 가물가물하면 전편 다시 참고하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