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상투스 리치 - 늑대의 시간

레드 와! : 상투스 리치 vo.2 : 그럭의 최후 - 15 -

지게쿠스 2016. 3. 26.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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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모드레드의 산줄기에서는 요새까지 몰려버린 채 궁지에 빠진 최후의 카디안들과 스페이스 울프들이 난파된 요새 안에서 위태롭게 버티고 있었습니다.

광기어린 표효를 내지르며 거대한 요새의 강철 벽들을 난도질하고 찢어 발기는 흉폭한 그럭을 따라 수많은 오크 폭도들이 미친듯이 폭주하고 있었지요.

그럭의 무시무시한 기세 앞에 방어자들은 그저 죽음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였습니다.

 

그때 거대한 폭발음들이 그린스킨 무리들 중간 중간에서 터져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 예측 밖의 소리에 최후의 전투만을 기다리던 카디안들과 스페이스 울프들은 일제히 보루로 나와 바깥을 살폈지요.

장갑으로 덮힌 요새벽의 망루들 사이로 고개를 올린 그들은 거대한 크레이터들이 이곳 저곳에 생겨났다는 것과,

수많은 오크들이 죽어 나부러져 있고

나머지 오크들이 혼란 속에서 흔들리고 있는 것을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산등성이 아래에서부터 불그린들이 이쪽으로 진군하고 있는 것을 그들은 보았습니다.

불그린들은 검게 그슬린 외부 바리케이트들을 거점으로 하여 방패들을 앞세워 거대한 벽을 만들어냈고,

보병 소대들이 그들을 뒤따르고 있었습니다.

박격포 팀들이 반인들의 뒤편에 포들을 일제히 방렬시켰고, 우왕좌왕하며 후퇴하려는 적들에게 포격을 개시하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하우스 데갈리오의 기사들이 모습을 드러내며, 거대한 진격으로 지축을 울렸습니다.

 

워로드 그럭은 이 거대한 전쟁 기계들을 향해 무시무시한 기세로 돌진하였습니다.

다만, 그의 발 아래에 데몰리셔 대포탄이 내리꽂혀 터지기 전까지만 말이죠.

워보스는 비참하게 날아가 뒤로 내동댕이쳐졌고,

수많은 대포알 산탄에 갈갈히 찢긴 채로 강력한 폭발에 내동댕이쳐진 끝에 정신을 잃고 나부러졌습니다.

 

기사 하나가 놈에게 최후의 응보를 내리기 위해 다가가려던 그 순간,

갑자기 하늘에서 루티드 썬더호크 하나가 쏜살같이 내려오더니 거대한 대포를 발사하여 강력한 폭발로 초중워커를 잠시 휘청거리게 만들었습니다.

직후 다른 제국군들이 개입하려 하기도 전에, 건쉽의 램프문이 열리며 그럭의 마지막 놉들이 형편없이 쓰러진 그럭을 잡아끌어 썬더호크 안으로 집어올렸습니다.

직후 썬더호크는 전방 램프 문이 채 닫히기도 전에 순식간에 하늘로 사라져 버렸지요.

 

이로써 자신이 시작한 와!를 다시 탈환하려던 그럭의 최후의 시도는 모드레드의 산등성이에서 실패로 끝나 버렸습니다.

이제 그는 최소한 알라릭 프라임에서만큼은 다시는 영광의 기회를 다시 얻어낼 수 없을 것이였습니다.

그리고 모그락에 이어 그럭까지 이렇게 패망함으로써 와!가 다시 어느 오크의 손에 의해 통합될 일도 없어졌습니다.

 

'빨뤼, 그럭 뽀쓰를 잡아! 일이 안좋케 돌아갔따!

모그락눰이 와!를 제대루 망쳐놓았써!

그냥 여길 떠서 따른 눰들을 찾아야겠따!

글구...좀 정리될 때까진 뽀쓰를 깨우지 말짜. 응?'

-머리박살 스크락, 모드레드의 산등성이에서 후퇴하며

 

모그락의 계획은 실패했습니다.

오크들이 투입된 모든 전선에서, 제국의 연합군이 역으로 오크들을 밀어버리며 승리를 거두고 있었죠.

오크들의 전력은 수많은 워밴드들로 분열되었으며,

모그락의 야심찼던 와!는 산산조각나며 제국군의 복수를 피해 사방으로 흩어졌습니다.

제국 방어자들은 오크 침략자들에게 유혈낭자한 투쟁 끝에 승리를 거두었고,

외계인 무리들은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쪼개졌습니다.

 

그러나 오크들이 후퇴하는 와중에도 전투는 계속해서 이어졌습니다.

수천의 외계인들이 여전히 행성에 남아있었고,

그들의 함대 또한 여전히 궤도에 정박 중이였지요.

제국군 또한 많이 지친 상태였습니다.

결국 모든 그린스킨들을 추적 제거하여 행성의 오크 오염을 박멸하기 전까지는 끝나도 끝난 것이 아니게 되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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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은 늑대

500년 이상, 로간 그림나르는 스페이스 울프들을 이끌어 왔습니다.

그러나 그의 심장에서 타오르는 열의는 아직도 식지 않았으며, 다만 지혜로써 버려졌을 뿐 여전히 맹렬히 타오르고 있었습니다.

 

챕터 군기

위대한 스페이스 울프 전사자들의 업적은 챕터의 군기에 새겨져 있으며,

알라릭 프라임에서의 불길에서 태어난 역사와 영광으로 묵직한 군기는 스페이스 울프들의 돌진을 앞에서 이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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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르발드는 마침내 망치를 내려놓았고,

그의 무기는 아직도 떨리는 그의 손아귀에서 내려와,

둔탁한 소리와 함께 난도질당하여 카펫처럼 깔린 오크들의 시체 위에 떨어졌다.

그의 주변으로는 살아남은 블러드 클로 마린들과 스카이클로 마린들이 부상자들을 수습하고 있었는데

아마, 원래 수에서 절반 정도 밖에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 분명했다.

쓰러진 자들 대부분은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겠지.

분명 이번 전투는 대대손손히 남겨질 위대한 서사였으나, 대가는 너무나도 참혹했다.

 

토르발드는 시선을 로드 그림나르 쪽으로 돌렸다.

그는 죽은 오크들의 언덕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는데, 그의 장갑 군화는 매 걸음마다 오크 사체들을 짓눌러 으깨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그를 향해 라그나르가 다가가는 것이 보였다.

 

젊은 늑대의 갑주는 아직도 피가 번득이고 있었으며,

불에 그슬리고 찌그러져 형편없이 망가진 상태였으나,

그의 얼굴만큼은 자부심으로 가득했다.

그러나 그의 자부심 가득한 얼굴은 그림나르의 강철 주먹이 그의 콧대를 으깨버릴 때까지만 유지될 수 있었다.

 

피웅덩이에 나자빠진채로 충격에 빠져 당혹감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는 블랙메인은 당장 일어서려 하였으나,

로간 그림나르가 더 빠르게 달려들어 군화로 그의 흉갑을 짓밟고는 그의 얼굴에 대고 분노로 일갈하기 시작했다.

 

'단 한마디만 하마 라그나르. 명예 혹은 승리 혹은 서사시든 뭐든 담긴 단 한마디로 말하지.

이제부터 난 네놈이 죽기 직전까지 갈 때까지 개패듯이 패 주겠다!

네놈은 이번 일로 지난 업적들을 모두 완전히 말아먹었으며 네놈 스스로를 더러운 피 진창 속에 처박아놓아 버렸다.

네놈이 이번 전투에서 행한 것들이 무슨 시나락 까먹는 명예 때문이였다고 말하기만 해봐라!

네놈을 여기 이자리에 처박히게 만든 건 모두 네놈의 경박한 성질 때문이며, 네놈의 참을성 없는 조급함 때문이자 네놈을 따르는 블러드 클로 애송이들의 어린 혈기 때문이다!

이 애송이 자식아, 주변을 둘러봐라.

오크들에게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식으로 이 불쌍한 자들을 한놈 당 한명 씩으로 처박아서 이렇게나 많이 뒤지게 만들기라도 한 것이냐?

부끄러운줄 알아라, 라그나르 블랙메인!

알았으면 당장 일어서라.

그리고 더 가치있는 일을 해라!'

 

말을 마친 직후, 그림나르는 발을 치우고는 블랙메인을 잡아 끌어올리기 위해 손을 내밀었다.

그러나 분노에 찬 젊은 늑대는 손을 툭 치워버리고는 스스로 일어나 등을 돌리고 반대편으로 걸어나갔다.

 

토르발드는 그의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는 아직 숨이 붙어있는 다른 형제들을 찾아 떠났다.

여기에 충분한 적들은 더이상 없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