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상투스 리치 - 늑대의 시간

레드 와! : 상투스 리치 vo.2 : 은밀히 다가가는 늑대-17 -

지게쿠스 2016. 3. 29.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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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밀히 다가가는 늑대

오크 침략 이후로 벌써 수 주가 흘렀습니다.

현재 알라릭 프라임의 하늘은 크게 요동치고 있었지요.

이때까지 폐함들, 유성들과 심지어 스페이스 울프들까지 쏟아졌었던 하늘 위로

이제는 중력에 이끌린 궤도 쓰레기들이 쏟아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하늘에서 우주 쓰레기들의 비가 그칠 때 쯤 되자,

이번에는 푸르딩딩한 색의 짙은 먹구름들이 알라릭 프라임 전역을 뒤덮기 시작했습니다.

천둥이 사방에서 내려치고,

번개가 하늘에서 번쩍였으며,

그러다가 유황과 하늘의 재가 한데 뒤섞인 폭우가 쏟아져 내렸습니다.

비록 남해의 섬지대에 수시로 불어닥치는 치명적인 산성 폭풍보다야 약했지만,

닿을 때마다 치이익거리는 이 약산성 호우 또한

살을 태우기에는 충분했으며,

그렇게 호우가 전국적으로 지속되자 부주의한 자들에게 충분히 위협적일 수 있는 회검빛 물웅덩이들과 부식성 강물들이 이곳 저곳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한편, 신성한 대륙의 평원 지대에서 로간 그림나르와 그의 전사들은 각 스페이스 울프들의 지휘관들을 따로 모아놓은 상태였습니다.

그들이 다 모이자, 그림나르가 그들 중앙에 나섰죠.

산성 비가 세차게 내리고 있었지만, 그림나르의 터미네이터 아머를 비롯한 스페이스 마린 지휘관들의 갑주에는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못했습니다.

 


스페이스 울프들 주변으로는 전차들이 원형의 진을 형성한 채 대기 중에 있었습니다.

전차들의 라이트 빛이 어둑어둑한 밤을 비추고 있었죠.

라이트가 전투 회의를 위해 모인 펜리스인들을 비추며 그들의 그림자를 더욱 진하고, 선명하게 만들고 있었습니다.

그들 외에도 자리에는 비록 홀로그래픽이기는 하나 로드 데갈리오와 총사령관 스테인도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크롬 드래곤게이즈 또한 가장 구석탱이의 어두운 부분에 위치하고 있었는데,

얼굴 위에 떨어져 지글거리는 빗방울은 조금도 신경쓰지 않으며 중앙을 노려보고 있었습니다.

그림나르와 크롬은 블랙메인의 구조 이후 그림나르가 보인 태도에 대해 서로간 짧고, 맹렬한 비난을 펼쳤습니다.

 

비난을 멈춘, 크롬은 대신 이번에는 그의 군주가 단언했던 자신의 실패와 '복수의 울부짖음'의 손실에 대한 복수가 자신의 능력 밖이라는 선고에 대해 부정하며 비판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만약 애초부터 1차 행성 공습시에 자신을 공습대에 포함시켰다면, 자신이 구태여 무리하면서까지 공을 위해 그럭을 잡아죽이려고 무단으로 뛰쳐나갔을 일도 없었을 것이라고 큰소리쳤죠.

 

참으로 기가 차고 적반하장격인 말을 눈까지 부려가며 말하고 있었으나,

그림나르는 그가 내심 자신의 실수들에 대해 인지하고 있으며 그것들을 만회하기 위해 무엇이든 최선을 다 할 것이라는걸 깨달았습니다.

이후 늙은 늑대는 앞으로의 전투 계획을 짜면서,

크롬과 그의 전사들이 그 누구보다도 노력할 것이며,

그 과정 속에서 오욕으로 손상받은 명예 또한 다시 씻겨낼 것임을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그림나르는 그의 부관들에게 오크들이 자신들의 손에 의해 박살나 분열되었으나,

아직 수천이 살아남아 알라릭 프라임을 오염시키고 있다며 입을 떼었습니다.

또한 위대한 늑대는 자신이 보기에 현 알라릭 프라임의 오크 전력이 보여준 희안한 기술력들은 특정 오크 기계공들의 우월함 덕분이라고 설명하였죠.

대부분의 오크들이 힘 자체를 가장 우선시하는데 반해, 이 그린스킨들은 교활함을 우선시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점 덕분에 이들은 제국 방어자들을 미친 계략들로 농락하고 온갖 희안한 기술들로 곤경에 처하게 만들었죠.

고로, 다른 무엇보다도 이 오크 기계공들을 가장 우선하여 처단하고 그 다음에 나머지 오크놈들을 새로운 오크 지도자가 나타나기 전에 처단해야 된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행성은 매연과, 먼지와 난폭한 폭풍에 시달리고 있었기에 궤도상 인공위성들이나 재래적인 공중 정찰대들로는 지상의 오크들을 관측하는게 많이 제한되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스페이스 울프들만이 지닌 초인적 감각들이 효과적으로 쓰일 수 있었죠.

따라서, 만약 뛰어난 울프 스카웃들이 나선다면 유황섞인 비 속일지라도 문제없을 것이 분명했습니다.

그들은 피가 얼어붙는 펜리스의 눈폭풍 속에서조차도 먹잇감들을 쫓는 젊은 피들이였으니까요.

 

현재 그린스킨의 기계공들은 연료 기름들, 불타버린 잔해들과 자신들이 공작한 기괴한 무기들에서 내뿜는 역한 오존 냄새 등으로 흔적을 계속해서 남기고 있었습니다.

또한 특정한 발자국 흔적들과 타이어 자국들을 통해서도 내부 오크 탑승자들을 구분해낼 수 있었죠.

게다가 그린스킨 놈들은 어딜 가든 시끄럽게 떠들고 싸우기에 술에 취한 블러드 클로 전사조차도 그들을 분간하고 사냥할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그림나르는 이제부터 전사들을 수십 개의 사냥꾼 무리들로 재편성하여, 평원 지대를 돌아다니는 오크 워밴드들을 하나 둘씩 박멸시킬 것이라 선언했습니다.

산성 비 따위는 스페이스 울프 마린의 강화된 신진대사와 파워 아머에 조금의 위해도 가할 수 없을테니, 오히려 좋은 엄폐물로써 작용할 것이였지요.

 

기사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강력한 기사 슈트들이라면 어떠한 위험한 환경 속에서도 끄덕없을 것이였지요.

로드 데갈리오는 아직 남아있는 알라릭 프라임의 귀족들을 대표하여, 이 사냥에 모든 힘을 지원해줄 것을 적극 다짐했습니다.

데갈리오, 벨레메스트린, 브라미카와 나머지 군소 가문들로 이루어진 마지막 기사 분견대들이 파견되어 스페이스 울프들을 지원하기로 하였지요.

그들은 강력한 예비 병력들로써 스페이스 울프들이 자신들만으론 상대 불가능한 오크 전쟁 우상들과 마주하게 될 시 그들을 상대하게 될 것이였습니다.

 

남은 것은 카디안들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림나르는 애초부터 이번 작전에 일반 인간들로 이루어진 아스트라 밀리타룸의 병사들은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일단 그들의 전차는 너무 시끄럽고, 진군은 요란했으며

무엇보다도 강화되지 않은 '보통 인간'인 그들은 이 산성 비 속에서 끔찍하게 고통받을 것이 분명했습니다.

대신, 그림나르는 홀로그래픽으로 띄워진 총사령관 스테인을 덤덤히 응시하며,

카디안 장교들은 지난번 일과 관련하여 만회하고 싶거든 그저 본인들이 가능한 정도까지만 제공해주면 된다고 말하였습니다.

예를 들면, 카디안의 기계화 병력들과 뮤니토룸 보급식 방수복들을 보급받은 병사들 정도만 후방 지원하는 식으로 말이죠.

또한 이들은 중간 중간에 스페이스 울프들이 재수복할 요새 지점들을 점령하고, 필요한 보급선들을 유지시켜줄 것이였습니다.

그리고 혹독한 날씨를 버티지 못할 나머지 병력들은 신성한 산맥에 남아, 주둔지 수비와 알라릭 요새의 정비에 집중하기로 하였죠.

 

지시를 모두 접수하고 나서 홀로그래밍 영상기를 종료시킨, 스테인은 자신이 크게 구제받았음을 다행으로 여겼습니다.

베인블레이드 '게이트키퍼'의 포탑 좌석에 앉아 출동 대기 중이던 스테인은 상황이 훨씬 심각해졌을 수도 있었다는 걸 잘 알고 있었습니다.

블랙메인의 구출을 지원하는 것을 거절한 이후부터, 스테인은 내심 지휘권 박탈이나 어떤 무시무시한 형벌을 받을 지도 모른다는 예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대신 그와 그의 용사들은 언제나 그러했듯 자신들의 의무를 다하도록 허락받았으며, 불평 없이 명령들을 따름으로써 황제 폐하께 헌신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사실, 그림나르의 미친 전사들과 자신들이 근접전을 펼쳐야 된다던가,

아니면 오직 초인 전사들만이 가능한 목표물들을 추적해야 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이미 구원에 가까웠죠.

 

카디안들은 알라릭 프라임에 최초로 상륙하여 지금까지 수십일 동안 싸워왔습니다.

영광과, 피와 불로써 쓰이는 대서사시들은 스페이스 울프들에게 맡겨도 그만이였습니다.

스페이스 울프들이 각 목표물들을 획득하면 그때부터 카디안들은 신성한 산맥에서 굳건히 나가면 되는 것이였죠.

카디안들은 펜리스인들의 무자비한 돌격 뒤에 따라오는 빙하가 될 것이였으며,

자신들의 진격은 느릴지언정 단단할 것이였습니다.

그렇게 알라릭 프라임에서 모든 그린스킨 오염이 제거될 것이 분명했죠.

 

묵직하고 확고한 끄덕임과 함께, 스테인은 게이트키퍼의 포탑에서 음성 마이크를 잡아 빼내었습니다.

갑판을 두들기는 폭우의 빗소리 속에서 그가 마침내 명령들을 쏟아내기 시작할 때 쯤,

태양 빛은 저물어가기 시작했습니다.


ps. 닼엔이라던가, 마린즈 말레볼런트 같이

지들 말 안따랐다고 궁지에 처몰거나, 팀킬하는 찌질한 챕터들보다는 낫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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