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상투스 리치 - 늑대의 시간

레드 와! : 상투스 리치 vo.2 : 악신들의 수확 -27 -

지게쿠스 2016. 4. 10.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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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신들의 수확

펜리시안들과 기사들은 그들 아래의 칼데라 중심지에서 악이 넘실거리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비유하자면 마치 고대의 화산이 용암을 분출하며 다시 생명을 얻은 것과 같이 느껴졌고,

다만 용암 대신 피와 악마들이 사악한 분노를 피워내고 있다는 것이 달랐습니다.

제국의 전사들은 각자 가장 근처의 바리케리트들 뒤편으로 엄폐하여 긴장 속에 무기를 강하게 쥐어들었고,

오직 적들이 다가올 때만을 기다리며 침묵하였습니다.

그리고 얼마 안가, 그림나르가 예견한 대로 전투의 파도가 그들을 덮쳤습니다.

 

정신을 뒤흔들법한 광기의 포효성과 함께,

오크들을 거진 다 처리한 악마들은 제국 쪽으로 시선을 돌리고는 무기를 들어올리며 달려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들은 칼데라 바깥쪽을 둘러싸고 물러나 방어진을 짠 스페이스 울프 측의 차단선을 향해 마치 역으로 흐르는 파도처럼 올라왔고,

인류의 가장 어두운 악몽들에서 비롯된 존재들은 필멸자들의 피와 살에 대한 기대로 서로를 밀쳐가며 달려들어왔습니다.

-그들의 선두에는 다른 악마들보다도 월등히 수가 많은

피로 몸을 도배한 코른의 악마들이 살육에 대한 갈망으로 두 눈을 불태우며 선두를 담당하고 있었죠.

 

사거리 내에 들어서자 스페이스 울프들은 가진 모든 무기들로 사격을 개시하였습니다.

쏟아지는 반작용 볼트탄들의 비가 악마들의 물결을 강타하며,

악마들의 살과 해골을 관통하고 뼈가 후리는듯한 진동과 함께 폭발하였습니다.

악마들은 이세계의 에너지로 이루어진 피와 살점을 흩뿌리며 터져나갔고,

사지가 부러지며 쓰러지거나 비현실적인 몸뚱아리들을 날리며 쓰러졌습니다.

플라즈마 구들과 헬프로스트 광선들은 다가오는 악마 무리들을 확 쓸어넘기며 악마들의 물결 가운데에 큰 구멍을 만들어냈고,

거대한 데몬 엔진들은 빈디케이터 대포들과 라스캐논 광선들이 굴복시켰습니다.

 

그러나 타차원의 대적들은 계속해서 쏟아지고 있었고,

미증유의 수로 차원을 건너와 매 순간마다 점점 늑대들을 밀어내기 시작했습니다.

울부짖는 황동의 저거넷들이 모든 것을 파괴해가며 돌진하여 스페이스 울프들의 화망을 뚫고 그들이 자리잡은 바리케이트들을 박살내며 방어선을 와해시켰고

어깨가 축 쳐진 플레이그베어러들은 볼트탄들조차도 무시하며 폭발과 부패로 다 썩어들어간 살덩어리를 질질 끌며 느리지만 묵묵히 걸어나갔습니다.

 

후방에서 기사들은 적들에게 무자비한 포격을 가하며,

긴장 속에 이빨을 갈며 눈을 부릅뜨고 있었습니다.

사실 조종사들은 모르겠지만 기사 슈트의 기계 옥좌에 깃든 기계령들은 이 적들을 기억하고 있었고,

살아있는 조종사들에 열성적인 기도와 함께 경고와 독려의 조언을 속삭여줬죠.

 

그러나 무한으로 쏟아지는 악마 군단들을 상대하기에는 역부족이였습니다.

코른으 스컬캐논들이 불을 뿜자 스페이스 울프 마린들의 진형 곳곳이 다른 세계의 맹렬한 화염 속에 터져나갔고

소울 그라인더들은 끓어오르는 액토플라즘을 토해내어 마린들을 갑옷째로 녹여버리거나,

지옥 장인들이 만든 탄환들을 쏟아내어 칼데라 경사면 방어선의 바리케이트와 그 뒤 마린들까지도 통째로 걸래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화려하게 불타는 젠취의 마차들은 하늘 높히 질주하며 스페이스 울프 측의 전투기들을 불길로 뒤덮어 버리거나 지상의 제국군들에게 다광색 워프 플레임을 쏟아 부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모든 악몽을 감수해내면서, 스페이스 울프와 기사들은 싸움을 이어나갔습니다.

하늘에서 떨어지는 지옥의 피비는 이미 그들의 갑주를 흠뻑 적시고 살에 닿아 타오르고 있었으며,

총구가 백열로 달아오를 때까지 사격을 계속한 덕에 남은 탄약이 바닥나기 직전이였죠

마침내 일부 롱 팽 마린들을 중심으로 탄약들이 모두 소진되는 최악의 상황이 찾아왔으나,

그들은 물러나는 대신 오히려 묵직한 자신의 중화기를 들어올린 다음 휘두르며 거대한 호를 그리며 악마들의 몸뚱아리를 분질러버렸습니다.

악마들은 계속해서 쏟아졌고,

계속해서 더 많고 새로운 악마들이 출현하며 경사면을 채워나갔습니다.

 

줄어드는 탄막을 뚫고 근접한 악마들을 맞이하여,

스페이스 울프 마린들은 화기를 내려놓고 대신 세차게 돌아가는 체인소드를 들고 바리케이트들을 넘어 악마들을 향해 달려들었습니다.

매서운 눈빛의 크롬은 무시무시한 포효성과 함께 살아남은 블러드 클로 마린들을 이끌며 경사면을 따라 쏜살같이 질주하였고

수많은 블러드레터들을 맞이하여 용맹히 대검을 휘둘렀습니다.

그들 뒤로는 묵직한 울프 가드 터미네이터 마린들이 따라오며 중화기 화력으로 악마들을 퇴출시키거나,

빛나는 프로스트 검들을 휘둘러 악마들을 베어넘겼죠.

그러나 칼데라 중앙을 중심으로 악마들은 여전히 끓어오르며,

그 막대한 악의의 파도 속에 자신들과 맞붙은 그레이 헌터, 블러드 클로와 울프 가드 마린들을 모두 파묻어 버렸습니다.

드레드노트들조차도 수없이 쏟아지는 악마들의 검 속에 찢겨졌고,

전차들 또한 난도질당해 결국 폭발했으며

기사 슈트들의 다리 또한 뜯겨져 무릎 꿇게 만들었습니다.

이제 제국군 측은 악마들에 의해 압도당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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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육마에게서 태어난

쓰레기 정상 하늘의 균열에서부터 현세로 건너온 첫 악마는 슬레터본이라 알려진 코른의 사자였는데,

그는 살아있을적에 특히 잔인했던 어느 암살자의 정신에서 잉태된 악마였습니다.

당시 그를 아는 자들에겐 '황동검'이라고도 불리던 이 암살자는 론리치 성계에서 활동하며 여러 컬트 지도자들과 사제들을 위해 봉사해왔는데, 그가 요구한 유일한 대가는 암살 대상의 해골 뿐이였었습니다.

그는 매 살육을 피의 신에게 바쳤고,

은밀하고 조용히 접근하여 무자비하고 난폭하게 희생자를 도살하는 방식을 선호했습니다.

매 살인을 저지를 때마다 그의 해골 신당은 더욱 커져갔고,

결국 최후엔 마지막으로 자기 자신의 목에 스스로 대검을 찔러 넣음으로써 피로 신당을 씻어내었습니다.

그 순간, 워프 차원 어딘가는 그의 행위에 의해 요동쳤고

그가 이때껏 쌓아온 광기어린 공포가 그와 그의 희생자들의 원념들이 뭉쳐져 만들어진 하나의 존재로써 잉태되었습니다.

이 원념들 덕에 새로 태어난 악마 슬래터본의 마음 속은 방향 없는 혐오와, 채울 수 없는 살육에 대한 욕망으로 가득차게 되었지요.

그는 다른 형제 악마들을 무참히 도살하며 코른의사자로써 자리잡아갔고,

그만의 해골 옥좌를 차지할 수 있었습니다.

쓰레기산 정상에 강림하였을 때,

그는 코른의 군단을 이끌며 워프에서 나와 자신의 신의 뜻에 따라 모든 필멸자들을 죽이고자 하였습니다.

 

'인간의 행성 하나, 허망한 옥좌들 아래 보호받었던.

불타는 심장을 노린 아가리 하나, 검은 숯들로 변했고

헛된 자존심에 입은 상처, 개들은 주인을 분노케했다.

이제 검들의 무리가 세를 받고자 왔으니, 다음은 우리 차례이다.'

-쓰레기산 정상에서 악마들에게 죽은 시레 타니엘 데갈리오의 얼굴에 새겨져 있던 문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