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누스 전쟁기

크로누스 전쟁 시리즈 vol.2 : 영웅, 크로누스 시를 청소하다 -8-

지게쿠스 2016. 5. 8.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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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바나 시를 오크들에게서 구원한 스틸리 죤.

영웅으로써의 소문이 벌써부터 행성 전역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하고 있었다.

그런 그에게 행성 디파트먼트 대표부는 새로운 명령들을 하달하는데..

코제타 : 이 아무것도 없는 도시에서 진스틸러 따위나 제거하라니, 딱 너희들 수준에 알맞는 임무군?

그리고 이따위 임무나 선택하다니, 진작부터 알고 있었지만 참 한가한 성격이로구나?


스틸리 죤 : 아...하하;;


데콥 사령관 에널 : 그런 임무에 당신도 이렇게 자발적으로 나서주시니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그려. 그것도 스톰 트루퍼들까지 이렇게 대동해서 말입니다.


코제타 : 난 단지 저 놈에게 볼일 있을 뿐이다.


에널 : 아 물론 잘 알고 있습니다.


코제타 : 언행이 불손하군.


에널 : 언제 욕이라도 했는지 말입니다만? 그렇다면 용서해주시길, 제가 방사능 가득한 크리그 행성에서 나고 자란 덕에 말입니다.


코제타 : ....


스틸리 죤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싸우는 저 둘을 보고 질려했다.

이 도시는 크로누스 시.

한때 크로누스 행성의 수도였던 대도시였으나,

타이라니드가 침략한 이후로 지금까지 황폐화된 덕에 비인구 폐허로 몰락한 지역이였다.

물론 타이라니드 침공은 오래 전 어느 스페이스 마린 전사들의 희생으로 막아내었으나.

숨어있는 진스틸러들 때문에 복구는 아직 요원한 상태였다.

그때 코제타가 말했다.


코제타 : 뮤니토룸 놈들, 속셈이 뻔하군. 자신들이 하지 못하는 일들만 골라서 대충 네놈들에게 떠맡긴 거다. 되면 좋고 안되면 말고 식이로군.


스틸리 죤 : 그러게요..아니 말입니다.


어서 군대식 말투가 입에 붙어야 하는데..

스틸리 죤은 잠시 생각했다.         


이번 임무를 선택한 것은 바로 그였다.

뮤니토룸은 수 개의 임무를 그에게 하달해 주었는데,

그중 그나마 가장 생존 가능성이 높은 것이 바로 이것이였다.

지금까지 수 차례의 토벌이 있었음에도 진스틸러 오염이 계속해서 발견되는 것으로 보아, 분명 어렵고 위험할 수도 있는 임무였지만

다른 임무들이..

1. 돌아온 자 엘레파스가 이끄는 카오스의 성군 격파 2. 사막의 네크론 무덤 파괴 3. 오크 워로드 고르거츠 사살 등등..

이런 말도 안되는 임무들 뿐이였기에

그나마 울며 겨자먹기로 이번 임무를 선택한 것이였다.


수 차례의 토벌이 모두 실패하였지만,

전멸이나 이런 이유가 아닌, 토벌 이후에도 간간히 출현하였기 때문에 실패로 찍혔다는 사실은

어쩌면 그리 위험하지 않을 수도 있는 것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하며 위안삼는 스틸리 죤이였다.

사냥이 개시되었다.

그러나 생각보다 진스틸러의 수가 적어서

그 다음날 새벽날이 될 즈음엔 도시 구역 대다수가 청소될 수 있었다.

덕분에 사기가 오른 가드맨들은 더욱 열렬히 사냥을 개시하고 있었다.

스틸리 존만 빼고..

그는 어렸을 때 진스틸러에게 죽을 뻔한 경험 때문에 진스틸러 공포증이 조금 남아 있었다.

구역 청소가 끝난 후..


스틸리 죤 : 왜 진작에 안한 거지?


데콥 사령관 에널 : 무언가 이상하군. 이 지역은 수 번의 토벌이 다 실패했던 지역이야. 진스틸러의 수가 이렇게나 적다니?

                     이상해..


스틸리 죤 : 그러게나 말입니다. 어찌되었건..이제 다 끝난 거 맞지 않습니까?


코제타 : 일단은.


스틸리 죤 : 그러면 이제 다시 돌아가..


그때, 무전병이 다급한 보고를 올렸다.

"서쪽 5KM 지점에서 교전 발생중!

구조 신호 수신..

신호는 어뎁투스..아스타르테스! 분류 번호는..절대 기밀? 절대 기밀로 표시되었습니다."


스틸리 죤 : 기밀?


그때 코제타가 스틸리 죤을 날카롭게 노려보았다.

타 제국 기관에게 절대 기밀이라는 건, 분명 뒤에 인퀴지터가 배후로 있을 가능성이 높았다.

그들이 아니고서야 누가 이런 것을 한단 말인가?

'그걸 알고, 이놈은 이걸 선택한 것인가? 이번 마린 놈들과 이 커미샤르 놈이 모시는 인퀴지터는 같은 인물이 분명해..

역시..이놈은 다른 인퀴지터 놈의 간자였군!'


사실, 죤은 이번 임무가 그나마 가장 안전해보이고 편해보여서 선택한 것이였지만..

이미 그 이유를 멋대로 결정내어버린 인퀴지터였다..


코제타가 말했다.


코제타 : 그래서 이제 어쩔 거지?


스틸리 죤 : ..어...구해야되지 않을까 합니다.


에널 : 조심해야되네. 우린 구조 신호만 받은 것이네. 그게 누군지는 아직 몰라. 심지어 기밀이고"


스틸리 죤 : 그렇다고, 구조 신호를 보냈는데 무시할 수도 없지 않습니까?


에널 : 어...음...그렇긴 하네만..


스틸리 죤 : 그러면, 바로 갑시다!


스틸리 죤이 이렇게 강하게 추진한 이유는 사실 도시 전역에서 진스틸러들을 아무런 희생 없이 사냥하며 자신감이 간에 튀어나올 정도로 붙은 덕이기도 했지만, 그가 아직 지휘관으로써 잘 아는게 없었기 떄문이기도 했다.

40k 가 끝나고 41k 가 시작된 이후로, 13차 암흑 성전의 여파로

각 지휘관들은 구조 신호를 절대 바로 신임하지 않게 되었다.

같은 제국군 신호를 사용하여 함정에 빠트린 사례가 너무나도 많았기 때문이였다.

그러나 그런 것을 모르는 스틸리 죤이 당연히 의심이나 그런 것을 할 생각까지 할 리가 없었다.


현장에서는 과연 타이라니드들과 은색 갑주의 스페이스 마린들이 한데 뒤엉켜 싸우고 있었다.

벌써 싸움은 상당히 진행되었는지, 주변에는 타이라니드들의 시체가 가득했고

이 도시의 타이라니드들이 모두 몰려들기라도 했는지 무리의 크기가 제법 거대했다.

그제서야 타이라니드들이 이 도시에 사실 매우 많았음을 깨달은 스틸리 죤은 자신도 모르게 긴장했다.

한편 은색 갑주의 스페이스 마린들을 확인한 코제타는 더욱 더 확신에 찬 눈빛으로 스틸리 죤을 노려보았다.


코제타 : 데스 와치로군..역시..다른 인퀴지터가 개입된 것이로군.

그리고 네놈은..인퀴지터의 간자가 분명하다. 스틸리 죤! 다른 어떤 인퀴지터가 개입했는지 반드시 알아내어주마!  

쏟아지는 가드맨들의 공격에 시선이 분산된 타이라니드 무리들.

그러나 역으로 타이라니드들의 공격에 노출되며,

본격적인 전투가 시작되려는 찰나!

포디 엠퍼러!!!

갑자기 나타난 붉은 갑주의 스페이스 마린들!

그들은 타이라니드 세력과 치열하게 교전한다.

도중에 대장으로 보이는 가장 거대한 갑주를 착용한 마린이 전사하자

분노의 포효성과 함께 검은 갑주의 마린이 몽둥이 무기를 휘둘러

타이라니드의 지휘관 짐승을 죽인다.

그러자 타이라니드 세력은 혼란에 빠져 다시 도시로 사라졌고,

남은 것은 마린들과 스틸리 죤 일행들 뿐이였다.

어색한 침묵만이 흐르는 가운데..

코제타가 먼저 입을 열었다.


코제타 : 호오..데스 와치와 블러드 레이븐이라? 참으로 어색한 조합이군요.


채플린 아릭 : 지식은 힘일지어니..만나서 반갑소 인퀴지터.


코제타 : 솔직히 말하자면, 난 그대들이 왜 여기에 왔는지 모르겠군요. 악명이 자자하신 블러드 레이븐들이 말이죠.

돈이라도 벌려고 다른 인퀴지터의 명을 따르는 중인가?


채플린 아릭 : 우린 어떤 오명도 남기지 않았소! 다른 누구의 명령도 받지 않고 있고!


코제타 : 물론 그렇겠죠.


코제타가 콧방귀 뀌며 말했다.

그러나 사실, 다른 누구의 명도 듣고 있지 않다는 건 사실이였다.


스틸리 죤은 무언가를 곰곰히 생각한다.

블러드 레이븐..분명 들어본 이름인데..뭔가 중요한 듯한 그런 이름..

그때 에널이 옆에서 속삭인다.


에널 : 블러드 레이븐..저들은 악명과 명성이 둘다 자자하네. 제국의 수많은 적들을 막아내었다고는 하지만, 그만큼 뒤가 구리다는 소문도 있지..

되도록이면 저들과는 엮이지 않는 것이 좋을 듯 하네.


스틸리 죤 : ...역시..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엔젤스 오브 엡솔루션의 폭압정치 때문에 마린들에 대한 선입견에 가득 차 있었는지라, 그는 블러드 레이븐까지도 선입견 속에 바라보고 있었다

되도록이면 엮이지 말자..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때 채플린 아릭이 입을 열었다.


채플린 아릭 : 우리와 데스와치 이빅투스 팀은 근방 성계의 진스틸러 오염이 이 행성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확인하고,

이 행성의 진스틸러 오염을 방제하기 위해 이렇게 나타났소.

방금전까지 이빅투스 팀은 진스틸러 오염 척도 조사 중이였지.


코제타 : 그래서, 알아낸게 뭐지요?


채플린 아릭 : 이 지역의 오염이 생각보다 더 심각하다는 것.


잠시동안의 침묵 후, 아릭이 입을 열었다.


채플린 아릭 : 그대가 총솔 지휘관인가?


그는 스틸리 죤을 가리키며 입을 열었고

그가 화들짝 놀라 고개를 끄덕이자 다시 말했다.


아릭 : 우리들 힘으로는 부족하네. 방금전까지만 해도 우린..존경하는 하이 채플린과 수 명의 존귀한 형제들을 잃었지.

이것은 우리들만의 일이 아니야. 행성의 평화를 위한 일이기도 하지.

이 행성을 구하기 위해선 자네들의 힘이 필요하네!

안타깝게도..오해 때문에 뮤니토룸 측에선 우리들에게 지원을 하고 있지 않은 상태이네.

(행성 뮤니토룸 측은 이들이 무언가 따른 불순한 목적이 있을 것이라 지레짐작하고 지원을 끊은 상태였다.)

하지만 자네는 지금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듯 보이니 하는 말이네.

우리들을 도와주게. 자네들 행성을 위해서이기도 하네!


스틸리 죤은 그런 위험한 일에는 전혀 엮이고 싶지도 않았거니와,

마린들을 믿고 싶지도 않았기에 단숨에 거절하려고 하였다.

그러나 그 순간, 머리 속에 기억의 단편이 스쳐 지나갔다.


"피의 까마귀들을 돕거라.."


그 순간, 그는 자신을 구해준 황제의 천사가 말한 순간이 바로 지금임을 깨달았다.

지금이 바로 선택의 순간이였다.

그리고 그의 대답은..


"적극 돕겠습니다!"

채플린은 커미샤르의 손을 단단히 잡아 악수하며 감사를 표했다.


"가장 올바른 판단이였네. 자네의 선택은 분명 수많은 사람들을 살릴 것이네!"


그리고 그런 그에게 에널과 인퀴지터가 다가와 말했다.


코제타 : 역시! 저놈들과 네놈은 인퀴지터의 간자다! 아니라면 도데체 뭘 믿고 바로 그러겠다고 말한 거냐?


에널 : 난..자네가 인퀴지터의 간자인지 뭔지라고는 생각하지 않네만..분명 경솔했어.

행성 뮤니토룸 자치부가 허락하지도 않았네! 물론 스페이스 마린들과 함께하겠다는 걸 그들이 뜯어말릴 권한은 없지만..

자네는 제대로 찍힐 걸세.

왜 그런건가?


마지막 질문에, 그는 잠시 생각했다.

악마들로부터 자신을 구해준 황제의 천사가 그러라고 시켜서..라고 대답할 수는 없겠지?

그래서 그는 이렇게 대답했다.


스틸리 죤 : 그냥..느낌이 좋아서?


다들 황당해하며 

코제타 같은 경우엔 의심의 눈초리로

에널은 한심하다는 눈길을 보냈지만 

누가 알았을까.

오늘 이 자리에서의 블러드 레이븐과 크로누스 해방군과의 동맹이

행성을 구원하는 첫걸음이 되었다는 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