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데스와치 : 데스 마스크
Source : Deathwatch : Death Masque
숨겨진 길
데미스누스 항구 행성은 본디 거대한 규모의 임페리얼 네이비 정거장들로 둘러싸인 행성이였던 고로,
어느 종족이건 간에 이 행성의 침략은 매우 힘들 수 밖에 없었습니다.
허나 엘다와 같이 교활하고 능수능란한 고대 종족에게, 미개한 인간의 재래적 함대 방어들은 그저 너무나도 손쉽게 지나칠 수 있는 장애물에 불과했으므로
행성에 엘다들의 침공이 시작된 이후 딱 1시간만에 행성 전역이 침략에 시달리게 되었습니다.
엘다 외계인들은 아무런 경고도, 징조도 없이 나타났습니다.
어느날 갑자기, 행성의 오래 전 잊혀진 깊은 협곡들과 지하 그늘의 심연들에서 크래프트월드 샤임-한과 울쓰웨의 침략 군세가 모습을 드러냈는데,
미궁 차원의 터널들을 건너 고대의 웹웨이 게이트들을 통해 나타났던 고로,
지금 행성을 둘러싸고 있던 임페리얼 네이비의 우주 차단선들은 그야말로 무용한 것이였습니다.
그들이 행성 거주자들을 까닭없이 덮쳐 공격하니,
그날은 포트 데메스누스에 가득했던 대규모 공업 복합단지의 공장 소음들 대신 영문도 모른 채 공포와 죽음 속에 비명을 지르는 무고한 인간들의 비명소리가 가득 울려 퍼졌습니다.
단 수 시간만에 행성 전역이 최고 등급의 전투 태세로 격상했고,
고대의 음성 프로토콜망들이 가동되며 항구의 아스트로패스들은 구원을 바라는 간절한 기도를 엠피리온에 띄워 흘려보내니,
심연의 우주 속에서 그 신호를 받은 이들이 행성의 구제를 위해 다시 모여들기 시작하였으나
그들은 너무 느리거나, 혹은 너무 멀었던고로
행성의 수도를 구원할 수 있는 희망은 없는 듯 보였습니다.
그렇게 첫날 밤이 흐르고,
데메스누스 항구 행성 방어의 핵심이던 수십여개의 중요 방어선들이 엘다 침략자들의 신묘한 공격 아래 무너졌는데,
그들은 일부는 흑옥색을 입은 자들이오,
일부는 핏빛 진홍색을 뒤집어 쓴 자들이였습니다.
섹터의 중요한 항구 행성이 하룻밤새 탈곡기마냥 탈탈 털리고 있다는 급보를 접수받은 섹터의 고위 의회는 그야말로 무자비한 방식으로 이 침략에 대응했습니다.
항상 외내부의 침략을 경계하는 제국의 코 끝은 피가 마를 날이 없었고,
이번에도 그들은 분노 속에 진정한 제국의 힘을 보여주고자 마음먹었으니,
이는 엘다들이 예측한 그대로이기도 했습니다.
얼마 안가 무자비한 폭격들이 행성의 주요 전장들에 쏟아짐과 동시에,
거대한 착륙선들이 궤도에서부터 내려와 쉴새없이 수많은 병사들을 토해내었으며
거친 전차들이 열과 오를 맞추어 전진하며 전장의 진창 수렁을 힘차게 뒤집어 엎기 시작했습니다.
정교함이라곤 전혀 없는 제국의 무력만인 대응은 처음엔 무의미한 것으로 보였고,
엘다들은 느리게 뒤쫓아오는 적들을 피해 언제 어디서든 목적만 이루고는 사라졌으나
제국이 그 진정한 힘을 본격적으로 쏟아내며 그 끝없는 지원군들로 행성 표면의 요충지들 어디 한군데 빠짐 없이 뒤덮기 시작하자,
엘다들도차도 더이상 그들의 총칼을 피해다닐 수만은 없게 되었고
그리하여 제국군이 궤도들과 군화들로 행성의 4개 대륙들을 모조리 점거한 시점부터
인간과 엘다간의 전면전의 불길이 피어오르기 시작했습니다.
허나 데메스누스 항구 행성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든 죽음과 파괴는 본질이 아니였고,
전쟁의 염화 너머에 숨은 진실은 제국군의 생각을 뛰어넘는 것이였으니
침공은 그저 엘다 전략가들 중에서도 가장 널리 내다보는 자가 쳐놓은 미끼일 뿐이고,
진실된 공습의 칼날은 아무도 모르는 곳을 향해 겨누어져 있었습니다.
진정한 목표는 너무나도 중요하고,
종족 전체의 운명을 책임질 회전축이 될 것이였기에
절대 대체 불가능한 소중한 엘다 동족들의 목숨을 수십 수천을 전면전의 포화 아래 가져다 바치면서도
모든 것을 계획한 흑막은 이를 그저 미끼로 사용하고 있을 뿐이였습니다.
허나 이들과 함께, 또 다른 제국 세력이 이미 도착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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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치 캡틴 아르테미스는 하룻밤새 완전히 폐허가 되어버린 데메스니아 하이브 프라임의 변두리 지역에 가득 깔린 잔해 더미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애초부터 이 메트로폴리스 도시의 빈민가들은 잊혀진 지 오래였기에,
엘다들의 공습이 시작된 날 그저 속절없이 그들의 폭력 아래 무너져야만 했다.
현재 외계인들른 데메스누스 항구 행성의 표면을 무자비하고 광역적으로 약탈하고 있었는데,
이들의 광역적이고 동시다발적인 공격 아래 제국은 힘을 집중시킬 도리가 전무했다.
엘다 침공군들이라면 가장 먼저 노릴 법도 한데, 천운인지 '스콜라스티카 사이카나' 통신국에선 아무런 보고가 없는 상태이다.
경험에 비쳐보자면, 엘다들에겐 영토나 속세의 물질적인 부의 개념이 전무하므로
그들의 이 공습에는 무언가 더 심오한 이유가 있을 것이오,
고로 외계인들보다 한걸음 더 빨리 사이카나 통신국에 도착하기 위해 그는 '코르부스 블랙스타' 공습선의 조종사를 재촉했다.
죽은 원령들의 울부짖음과 같이 느껴지는 먼지와 재의 폭풍을 가르며, 아르테미스가 이끄는 데스 와치 공습군 '아르테미스'가 목표 지점을 향해 접근하기 시작했다.
앞장서서 전진하던 와치 캡틴의 날카로운 눈은 숨막히는 먼지 바람 속에서도 혹여 모를 적들을 찾아 스캔하였고,
그의 인공 센서리움 기관들은 작위적인 어둠 속에 산발적으로 움직이는 수 개의 물체들을 포착하였는데
세찬 바람 속에서 그것들 중 일부는 우아하게 도약하고 일부는 텀블링하며 가볍게 움직이기를,
마치 그를 현혹시키려 드는 듯 보였다.
이윽고,눈 앞에서 외계인의 무용가 전사, 이른바 할리퀸이라 알려진 존재가 나타나기를
어느새 다른 놈들이 나타났는데
그들의 모습을 보노라면 마치 쏟아지는 비 속에 비추는 태양빛과 같이 어지럽고 현란했다.
'접촉했다.' 아르테미스가 말했다.
'할리퀸 외계인들이다. 데스와치, 내 마크에 따라 이동하도록. 그리고 오감에 주의해라.
이것들은 오로지 남을 속이기 위해 존재하는 마녀들이니까.'
아르테미스의 작전 기기들이 확인 신호들을 보내며, 마침내 그의 팀이 폭풍 속에 전진하기 시작했음을 알렸다.
때마침 그들의 굳센 결의 아래 사그라들기라도 한 듯, 모래 폭풍의 기세도 많이 누그라들기 시작했고
그 폭풍을 헤치며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낸 데스 와치의 베너러븣 드레드노트 '니힐루스'가 무자비한 플라즈마 구탄을 적에게 토해내며 전투의 시작을 알렸으니,
뒤이어 직후방에서 무자비한 볼트건 사격이 적들에게 쏟아지기 시작했다.
플라즈마 폭발이 만들어낸 변화무쌍한 빛의 폭발을 확인한, 아르테미스 또한 볼트 피스톨을 쏟아내며 전진했고
모래 폭풍 속을 건너던 그는 앞에서 새빨간 피가 솟구치는 것을 발견하고는,
혹 언제라도 찾아올 지 모르는 교활한 외계인의 기습에 대비했다.
허나 그것은 함정이 아니였다.
그가 발견한 것은 호리호리한 광대 복장의 엘다 외계인이였는데,
그 가슴팍엔 대포탄만한 구멍이 뚫려 있어 죽음이 머지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
죽어가는 외계인의 얼굴은 피묻은 마스크에 가려져 있었으나,
그 아몬드색의 두 눈만은 드러나 데메스누스의 달을 뚫어져라 응시하고 있었다.
죽어가는 엘다를 보며 아르테미스는 얼굴을 찌그러트리면서 최대한 깊게 숙고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특히 엘다 같이 표리부동한 외계인 종족들은 죽음과 직면했을때 마지막 행동 속에 언제라도 취약한 비밀을 드러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였다.
어쩌면 그 마지막 시선 속에, 무언가 큰 비밀이 있을지도 모르는 것이였다.
그는 깊게 숙고했다.
'별다른 저항 없이, 놈들은 사라졌습니다.'
전투가 마무리되자, 그의 근처에 있던 베테랑 쵸다에노스가 보고했다.
'우리는 주 전선에 힘을 보 태 야 한다.' 드레드노트 니힐루스 형제가 입을 열었는데,
드레드노트의 음성은 마치 굴러가는 톱니바퀴 소리만큼이나 거칠었다.
'와치 커맨더 모데라티의 명 령 은 외계인의 수뇌부를 처 단 하 라 는 것이였다.'
아르테미스는 망설였고,
그 순간은 겨우 수 초에 불과했으나
앞으로 내려올 결정을 간파하여 그의 동료들이 의야해하기에는 충분한 시간이였다.
'아니,' 그가 단호하게 말했다.
'진짜 전투는 여기에서가 아니네. 철수 준비를 시작하게.
할리퀸 놈들은 이 행성을 노리는게 아냐,
대신 그 달을 노리는 것이네.'
ps. 과연 엘다는 무엇을 위해 왔을까요?
읽댓글
번역이 가능하게 해주신 정상인 님에게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