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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인질링 단편 - 뿌려진 것은 훗날 거둬지리라

지게쿠스 2016. 9. 5. 16:09

BGM정보 : 브금저장소 - http://bgmstore.net/view/isjRm



Source : Warhammer 40.000 7th ed - Chaos Daemons - Daemonic Incursion Edition



뿌려진 것은 훗날 거둬지리라

수많은 필멸자들에게 이른바 체인질링이라 알려진 존재는 잠시 실망감을 느꼈으나, 

이 또한 이미 예견했던 것이였다.

왜냐하면 그의 미궁과도 같이 얽히고 섥힌 계략들이 완성에 다다랐을 때마다 항상 느껴왔으니까.

이번 계획은, 한편으로는 길고 애지해 마다않던 노동이 끝남에 달콤한 우울감이 그를 감쌌지만,

그와 동시에 그 결과가 만족하리만치 나오지 않아 실망감이 커져가고 있기도 했다.

애초에, 이 필멸자들의 세계에서 그만큼이나 지혜로워 계획의 그 정교한 디테일이나 

혹은 그만이 가능한 정밀한 계획들을 이해할만한 필멸자들은 존재하지 않는게 문제였지만.

체인질링은 일전에 그를 숭배하는 필멸자 신도들에게 이를 설명해주려 시도한 바 있었으나,

그들 중 대다수는 게임이 복잡해지려는 때에 목숨을 잃고 사라졌다.


방금 전에 자신 덕에 파멸된 한 행성에서 빠져나오려다가 그의 장난질 속에 죽음을 맞이했던,

한 이끌레시아키 신부의 껍데기를 빼앗아 뒤집어쓴 체인질링은 후드를 뒤집어쓴 육신의 껍데기가 지닌 두눈으로 그를 따르는 피난민들을 관찰하였다.

악마와 그들은 끔찍할 정도로 비좁은 화물칸 안에 모여 있었는데,

서로를 붙잡고 있거나 혹은 궤도권 이탈이 만들어내는 진동에 앞뒤로 흔들리거나 하며

피로에 마비되거나 혹은 공포에 떠는 표정을 지은 채로 서 있었다.

체인질링은 그들이 만들어내는 전율과 공포를 음미하며,

그 신선한 감정의 에너지가 잠깐이나마 흐릿해졌던, 싸이킥 껍데기를 유지시킬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을 느꼈다.

....


처음엔 그저 불안으로 시작되었던 것이 지금은 락소스라는 이름의 이 하이브 월드 전체를 휘감은 내전으로 고조되었다.

이 행성의 총독이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내렸던 움직임들과, 이를 수행하기 위해 행하였던 고위 공무원들의 선택들은

결국엔 폭도 집단들이 더욱 더 거세게 불타오르는 결과만을 낳았고

매번 새로운 불명예와 거짓이 나올 때마다 더욱 더 거센 선동과 웅변이 쏟아지며,

그리하여 얼마 안가 서로는 서로에게 칼을 겨누게 되었다.

....


우주선이 락소스의 궤도에서 벗어나기 시작하자,

체인질링은 형체의 유지에 부담감이 느껴지는 것을 감지했는데,

그 순간 카오스의 에너지가 부족해서일 수도 있고, 

어쩌면 원형 그 자체의 문제였는지도 모르지만

체인질링이 유지하고 있었던 신부의 얼굴이 갑자기 흘러 녹아내리며 매와 같이 날카로운 인상의 총독의 얼굴로 변해버렸다.

그 장면을 바로 옆에 있던 피난민이 발견하고는 경악 속에 눈을 믿지 못하겠다는 듯이 비볐고,

그제서야 체인질링은  무엇인가 잘못되었음을 깨달았다.

그 어린 인간은 다가오기를 후드 아래 있어야할 신부의 얼굴을 찾아 살폈고,

다시 신부의 얼굴이 보이자 그제서야 자신이 잘못 보았노라 안도하였다.

....


아래, 행성에 있었을 때

그는 정부와 폭도 세력 양 측을 거닐며 오염된 삿된 조언들을 속삭였고,

그리하여 총독은 평화적으로 갔었을 화해 협정 시도들을 죄다 폭력적인 방향으로 이끌었으며

결국 총독을 폭도들이 점거한 지방의 원자력 반응로 구역을 향해 데스스트라이크 미사일 포열들을 동원하여 무자비하게 파괴함으로써 학살을 일으켰는데,

그 여파는 행성 지층 안정성의 붕괴로 이어졌다.

말할 바 없이 수십억이 파멸당했으며 무너진 하이브 대도시들은 곧 거대한 지옥불의 향연을 만들어냈으니,

수많은 생명을 품고 타들어가는 그 거대한 장작들은 궤도에서조차 보일 정도였다.

그러나, 진정 끔찍한 것은 그때서야 오려 하기 시작했다...


재앙이 초래한 행성의 싸이킥 파동이 절정에 달하자, 체인질링이 곧 워프의 포탈들을 행성에 열어놓았다.

카오스의 순수한 에너지가 물결치며 하늘은 두 갈래로 찢어지기 시작하더니,

그 요동치는 지옥의 아가리들에서 쏟아지기를, 바로 악마들이였다.

오직 탐식과 파괴만을 아는 지옥의 짐승들.

그것만을 알기에 하나로써 같은 존재들.


그로써 빚어진, 모든 전쟁과 순교들조차도 결국엔 사슬의 고리 중 하나일 뿐일지어니,

악마 군단들이 락소스 행성을 휩쓸자

그에 따른 여파로 그레이 나이트의 기사들의 시선이 이곳을 향하게 되었고

마침내 그들이 찾아오자 체인질링은 수만 수천의 얼굴을 사용하기를,

그들로 하여금 락소스에 열린 워프 균열들을 찾아 닫도록 수 차례의 치열한 전투들로 제발로 걸어가게끔 인도했다.

계획대로, 악마들과 그들 간 균형을 맞추는 일은 까다로운 작업이였으나,

그레이 나이트들은 악마들의 끊임없는 압박 속에서 배후에 대한 의심을 피워낼 여지도 내지 못하였고,

그렇게 무지 속에서 하나 둘 씩 균열이 닫혀갔다.

무너진 하이브 도시들이 염화 속에 불타고 행성은 지각 자체가 흔들려 파멸로 떨어지는 아비규환 속에서도,

그레이 나이트들만은 오직 구마의식의 성사를 위해 그 모든 희생을 감내하였는데

그 와중에 남은 생존자들에게 남은 유일한 희망의 등대란 마지막 남은 우주 항구, 섹터 7 클라우드 선착장 뿐이였다.

이 마지막 희망을 향해 몰려들기를,

체인질링과 함께 행성의 파괴를 피해 몰려든 그 피난자들의 수는 가히 수백만에 달하였다.


일전에 체인질링은 이들과 두 번 직접 대면하기를,

목표를 향해 더욱 더 은밀하고 간교롭게 다가감으로 느껴지는 그 전율감은 그야말로 참기 어려웠다.

일전에는 제국 총독의 군대의 일개 조언자로써, 브라더 캡틴 스턴에게 직접 두 손으로 데이터스크롤을 건네다 주었고

그 다음에는 인퀴지터 카라마조브의 조언자들이 모인 회의에 참석하여 한목소리 내었으며

그리고 그 모든 복잡한 인과관계의 계략들이 하나의 정점에 모였던 순간은 체인질링이 피난민들의 일선 행렬에 파고들어,

그중 일개 신부의 몸을 빼았았던 바로 직전의 그 순간이였다.

이때 그의 파멸조차도 이미 사전에 선택된 것이였으니,

이는 일년 전 그가 감히 젠취의 이름을 소리높여 부르며 모독하기를,

황제의 가호가 자신에게 깃듬으로 자신은 그깟 신이 두렵지 않다라 외쳤기 때문이였는데

이조차도 그저 9천에 9천을 곱한 이유들 중 하나로써,

다른 자들도 인류가 '투쟁의 시대'라 불렀던 시대에 그들 조상들이 행한 죄들에 대한 대가로 기상천외한 복수를 맞이할 예정이였다.


지상에서 마지막 균열이 닫힌 그 때, 그레이 나이트들은 무엇인가를 놓쳤음을 깨닫았다.

물론 체인질링으로써는 기계들과 스캐너들, 워프 추적기기들과 에너지 장막들을 속일 수 있었으나

직관은 필요한 논리들을 뛰어넘을 수 있는 수단이였으며,

그리하여 그레이 나이트들은 모자이크를 맞추어 어떤 거대한 그림의 형체를 만들어내었다.


그리고 체인질링은 자신을 따라잡으려는 자신의 적들을 혐오하면서도, 그들이 앞으로 곧 행할 일을 완전히 계산하고는 기대하고 있기를,

그레이 나이트의 스턴이 체인질링의 발자취를 찾아내어, 악마를 제국 총독의 자리까지 추적하고

마침내 그 끝에, 마지막으로 피난민 셔틀선들까지 흔적을 이어붙이는데 성공하였다.

....


물리적 육신이 마침내 힘이 다하여, 녹아내리는 그 와중에도 체인질링은 웃고 있었다.

지금 이 순간,

이 셔틀선이 락소스의 고궤도에 오르는 순간에,

배틀 바지 '빛나는 검'에서 스턴이 내리는 명령들이 그에게 들려오기를,

그레이 나이트들 또한 자신이 이 수천의 셔틀선들 중 하나에 타고 있을 수 있음을 잘 알지만

그러나 그 중 어느 것인지는 알 수 없다 하였고...

그리하여 그레이 나이트들이 결단을 내리기를,

단 하나의 셔틀도 용납없이 모든 셔틀선들을 파괴하라 이르렀고,

그렇게 수백에 수천의 죄없는 목숨이 그 순간 죽음을 선고받았다.

단 하나의 실패도 용납 않기 위해서.

자신이 행한 작업들의 정교함에 감탄하며, 다시 카오스의 세계로 돌아가는 순간에도

그는 그들이 부르짖는 정의와 정당화를 들을 수 있었고

마침내 랜스 광선들과 어뢰들이 첫 피난민 셔틀선들의 행렬을 파괴해갈 때,

그는 온전히 다시 사라져

죽임당한 신부의 껍데기와 후드만을 남겨놓고는 비웃음속에 완전히 모습을 감추었다.


그러나 이 모든 파괴는, 심지어 락소스의 모든 생명의 멸살이라는 결과조차도

그저 작은 계획들로써 그저 깃털로 묶인 매듭에 불과한 것이였는데

지금까지의 이 모든 결과는 계산된 것으로, 정확히 이 순간, 어느 단 '한 명'을 위한 것이였다.

....


'빛나는 검'의 함교 위에서, 자신들의 손에 의해 행해지는 무자비한 심판을 지켜보는 자는

새롭게 임명된 어느 그레이 나이트였다.

이 그레이 나이트, 브루투스 형제는 그 학살에 비통해지기를,

잠시나마 혐오의 기도들과 순결의 의식조차도 잊을 정도였기에..

그 순간, 단단하던 그의 정신의 보루 안으로 '의심'이 침투하였다.


챕터의 긴 역사 속에서, 단 한 명의 그레이 나이트도 카오스의 유혹에 넘어간 적은 없었다.

그리고 이 그레이 나이트, 브루투스 형제가 예외가 될지 아닐지는, 오직 시간만이 말해주리라.


허나, 빛나는 검의 함교 위에서

씨앗은 심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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