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편, 우리의 코르바다쉬는 여전히 넒게 펼쳐진 전장을 내달리고 있었는데,
크레이터 구덩이가 나오면 그대로 뛰어 넘어가고,
지금은 다 도망친 크림슨 슬레터들의 총알투성이 전차 잔해들은 피해 지나가며 그 피의 질주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근처에서 돌아다니는 거대한 로드 오브 스컬들의 궤도 바퀴들이 땅을 갈아엎는 바람에 대지가 마구 뒤흔들리고 있었으나,
코르바다쉬는 초인 전사로써 그 돌격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다른 전사들 또한 그의 옆에서 함께 돌격하며,
보이는 모든 것들을 난도질하고 있었고
뒤로는 수백의 버져커들이 따라오고 있었으나
그의 앞에 있는 것은 단 한 명 뿐이였습니다.
그 한 명, 칸은 매연으로 덮힌 어뎁투스 메카니쿠스의 무너져버린 내부 요새들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는데,
거기에는 블러드 엔젤들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칸, 비트레이어,
코른의 총애를 받는 증오스러운 챔피언.
그런 그가 두 눈 바로 앞에 있었기에,
코르바다쉬는 온 힘을 다해 질주하였습니다.
그의 두 심장은 미친듯이 뛰었지만,
어뎁투스 아스타르테스의 놀라운 회복력에 힘입어 그의 돌진 속도는 조금도 줄지 않고 있었지요.
팔들과 다리들이 쿵쾅거리는 것을 느끼는,
그의 두 입술 사이에선 전투 함성들이 터져나왔습니다.
이제 곧, 놈들이 있을 폐허에 닿게 될 터였습니다.
그때 날카로운 엔진 소리들과 함께, 별안간 흩어지는 매연과 함께 3기의 검은색 스톰레이븐들이 모습을 드러내었습니다.
이윽고 날개들에서 무자비한 미사일들이 쏟아지더니,
딱 코르바다쉬의 머리 위를 아슬아슬하게 스쳐 지나가 뒤편의 코른의 폭도 무리들에게 폭우처럼 내려꽂히더니만
그 폭발들이 만들어내는 열기에 피부가 시릴 정도였으며
그 막강한 충격에 오토센스들조차도 잠시 멍해질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코르바다쉬는 그래도 돌진했습니다.
어차피 죽은 놈들은 약해빠진 것들인지라,
생각할 가치조차도 없었습니다.
살아남은 놈들이 라이벌들인 것이니까요.
과연 조립식 요새 끝단에 제일 먼저 도달한 것은 칸으로써,
그는 무너진 바리케이트들을 단 한 번의 도약으로 뛰어넘은 후 거대한 성벽 잔해들이 만들어내는 그림자 속으로 모습을 감추었습니다.
이에 흥분한 코르바다쉬는 그를 따라 온 힘을 다해 바리케이트를 뛰어넘고는 무너진 페로콘크리트 잔해들 위를 그대로 달렸습니다.
요새 안으로 들어오자 그의 두 눈에는 난잡해진 도로들과 그 주변에서 깜박이고 있는 표지판들,
그리고 마치 쓰러진 시체와 그 시체가 토해낸 내장들마냥 앞면이 무너져내린 건물들과 그 아래 가득히 쌓인 자갈 더미들이 널려 있었는데
칸의 모습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어서 와라!' 코르바다쉬가 으르렁거리며 허공에 볼트 피스톨을 난사했습니다.
'자칭 죽음의 천사들아! 시체 신의 천사들! 어디에 숨은거냐?'
이미 뒤편으로는 그를 따라 더 많은 버져커들이 성벽의 무너진 틈새에서 꾸역꾸역 빠져나와 그가 간 길을 따라 넒은 거리 위를 달리고 있었는데,
이 기세로는 마치 전 버저커들이 이 안으로 들어올 듯 하였습니다.
'진짜 전사들과 마주하자니 두려운거냐?' 코르바다쉬는 분노가 극에 달해 혈관 이곳 저곳을 통과하며,
시선까지도 핏기 가득한 붉은 색으로 채워가는 것을 느끼며 고함쳤습니다.
그때, 마치 그의 건방진 소리에 답변이라도 하듯, 일전의 스톰레이븐들이 방향을 돌려 다시 모습을 드러내더니 코른 숭배자들을 쭉 훝어 올라가면서 볼트탄 탄막을 쏟아내기를,
코른 버져커들을 그자리에서 걸래조각으로 만들어내면서 바닥을 피로 적셨으며
그와 동시에, 도로 양 측면의 폐허 건물들 위에서 검은 아머를 띈 형상들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우렁찬 바알의 전투 함성과 함께,
점프 팩들이 포효하며 그 불길을 토해내니,
마치 약탈자 짐승이 벌렸다 닫아내는 날선 아가리마냥 코른의 전사들을 향해 쏟아지는 그들은 바로 데스 컴퍼니 마린들이였습니다.
데스 컴퍼니 마린들이 각 건물들 위에서 그들을 덮치니,
앞만 보고 질주하던 코른의 전사들의 행렬 측면을 무시무시한 기세로 덮쳤습니다.
'좋았어,' 그 혼란한 상황에서 코르바다쉬가 주변을 둘러보니,
마침 근처에 검은 갑주의 전사가 있기에 그를 향해 몸을 돌리고는 내던지듯이 달려들었습니다.
그가 체인엑스를 길게 휘두르니,
제대로 맞는다면 그의 가치있는 적은 마지막으로 목이 날아가기 전에 사지부터 찢길 참이였으나
블러드 엔젤은 너무나도 빨랐고,
이에 대적하여 충성파는 음성 그릴망을 통해 으르렁거림과 동시에 체인소드를 휘둘렀습니다.
두 무기가 서로 맞부딛히자 강렬한 스파크가 사방으로 번지며,
서로의 체인 칼날을 견주었으나
이때 코르바다쉬가 온 힘과 무게를 더해 누르면서 곧바로 블러드 엔젤의 방어를 짓이겨버리려 하였습니다.
허나 이긴 것은 그의 야만스러운 힘이 아니였으니,
버져커의 헬멧 너머 두 눈이 휘둥그레지길 힘의 대결에서 밀려난 것은 저 나약한 놈이 아니오,
대신 바로 자신이였기 때문이였습니다.
'여긴 네놈들 땅이 아니다, 반역자!'
그때 검은 갑주의 스페이스 마린이 우렁차게 포효하니, 코르바다쉬는 그의 몸이 분노로 진동하는 것을 똑똑히 목격하였습니다.
'호루스는 무너질 것이다!'
맥 빠지는 꽤나 황당한 그 대답에 대한 답례로,
코르바다쉬는 무릎이 가능한 한 온 힘을 다해 놈을 차버렸습니다.
세라밋끼리 부딛히자, 뼈 부셔지는 소리와 함께 충성파는 땅바닥에 나가떨어졌고,
바로 그 순간만이 코르바다쉬에게 필요한 전부였습니다.
블러드 엔젤의 체인소드가 땅에 떨어지는 그 순간에 이미 코르바다쉬는 몸을 날리고 있었고,
높히 들어올려졌다 떨어지는 날선 체인엑스는 그 날카롭게 돌아가는 칼날들을 적의 목에 가져다 대고 있었습니다.
결국 그는 데스 컴퍼니 마린의 목을 갑주에서 분리시키는데 성공하였지요.
몸을 숙인, 코르바다쉬는 헬멧이 채 벗겨지지 않은 그 머리통을 땅에서 주워올려,
피 뚝뚝 떨어지는 그것을 높게 들어올려 코른을 향해 소리높여 포효했습니다.
여기 당신을 위한 제물이 있소,
이 자리 만 전사들 중 가장 첫번째라!
여기가 바로 피의 용광로이니, 피의 신의 총애가 여기서 거둬지리라!
그러나, 그 순간 딱 생각나기를,
코르바다쉬는 생각했는데
'칸은 어디에 있는거지?'
직후 으르렁거림과 함께, 버져커는 그가 막 따내어 따끈따끈한 적의 머리통이 담긴 헬멧을 허리춤의 전자기 벨트에 걸어놓고는,
다시 앞의 폐허들을 향해 달려나갔습니다.
어디에 그가 있든,
그가 맹렬하게 생각하기를,
분명 그곳에 진짜베기 코른 신의 영광이 있을 터였습니다.
그리고 만약 운 좋게 칸의 모가지를 그의 검으로 따버릴 수만 있다면,
그땐 자신 코르바다쉬야말로,
진정한 코른 신의 쵸즌으로 거듭날 것이 분명했습니다.
'카오스 > 암흑 성전 : 트레이터스 헤이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트레이터스 헤이트 : 두번째 장 -7- (0) | 2016.09.27 |
---|---|
트레이터스 헤이트 : 두번째 장 -6- (0) | 2016.09.26 |
트레이터스 헤이트 : 두번째 장 -4- (0) | 2016.09.24 |
트레이터스 헤이트 : 두번째 장 -3- (0) | 2016.09.23 |
트레이터스 헤이트 : 두번째 장 -2- (0) | 2016.09.22 |